동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용역, 밀양 후보입지 '고정 장애물' 평가항목 누락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 용역 항목에 미포함"
밀양 입지의 최대 단점 '주변 산으로 둘러싸인 부분' 제외
경북지역 '밀양' 편들기 의구심
가덕도 추진 부산지역 '불복 선언' 검토
동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용역의 평가항목에서 '고정장애물'이 제외된 사실이 국토교통부를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고정장애물은 공항 안전을 위한 필수적인 평가 항목으로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인 밀양의 최대 단점이자 해상에 위치한 가덕 입지의 최대 장점이다.
이를 평가에서 뺐다는 것은 'TK 정권'의 노골적인 밀양 편들기가 용역기관에 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부산에서는 '불공정 용역'의 중단 촉구나 볼복 선언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의 한 간부는 6일 본보 기자와 만나 "고정장애물과 항공학적 검토를 평가기준에 포함할지 안 할지는 용역사인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가 알아서 할 문제이지, 우리가 개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산·건축물 등과 같은 고정장애물이 평가기준에 별도의 항목으로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지난달 25~27일 열린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부산시는 ADPi 측에 강력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ADPi는 고정장애물을 평가항목에서 제외하고 '공역'이라는 평가항목에 포함시켜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정한 공항입지 평가기준과 미국연방항공국(FAA)의 매뉴얼상에는 고정장애물이 공항 입지요소의 독립 항목으로 명시돼 있다.
반면 TK가 주장해 온 '항공학적 검토'는 용역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TK는 항공학적 검토를 적용하면 밀양 주변의 절단해야 할 산봉우리 수를 27개에서 4개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토부 규정에도 공항 실시설계 이후에야 검토하도록 명시하고 있는 이 항공학적 검토를 공항 입지결정 과정에 도입한다는 것은 산과 건축물 등 장애물이 산재한 지역에 꼭 공항을 짓겠다는 의지를 관철시키겠다는 의미다.
'고정장애물'의 누락이 확인되면서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7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용역 중단 촉구와 불복 선언 등을 포함한 '중대 발표'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국토부는 '용역사가 알아서 할 뿐'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는데 '발주처'인 TK정권이 주문하지 않고서는 ADPi가 이렇게 비상식적인 용역을 진행할 리 없다"고 말했다.
김덕준·이상윤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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