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5·6호기 핵심설비, 설계수명 절반도 안돼 교체


증기발생기 결함 증가

5000억 들여 신형으로 2020년 10월까지 교체

설계수명은 2041년까지

한빛 작년 147회나 고장.. 원전 안전성 우려 커져


     설계수명의 절반도 안 된 영광 한빛원전 5.6호기의 핵심설비인 증기발생기(Steam Generator)가 결국 교체된다. 


잦은 고장에 따른 사고 가능성 등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결정이다.


증기발생기는 원전과 운명을 함께하도록 설계되며, 원자로 헤드와 함께 120㎝ 철근콘크리트와 6~7㎝ 강철판 등 5중 방호벽 내부에 설치된 원전설비의 핵심계통 중 하나다.


특히 원전과 수명을 함께하는 주요 부품과 설비가 설계수명의 절반 수준에서 잇따라 교체되면서 예산낭비 지적과 함께 원전당국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29일 한수원 등에 따르면 한수원은 한빛원전 5.6호기 증기발생기 결함이 증가함에 따라 최신 재질로 교체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기간은 오는 2020년 10월까지이며, 예산은 4000억~5000억원이 소요된다.


이를 위해 한수원은 호기당 2대씩 총 4대의 증기발생기를 설계.제작하는 한편 교체 시공도 실시한다.


아울러 한수원은 안전성평가와 계통별 안전해석을 하는 한편 증기발생기 최종 설계에 대해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FSAR) 등을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승인받는 절차도 밟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기존 증기발생기는 방사선이 나오는 중준위방사성폐기물인 만큼 이를 위한 별도 저장고(원전 내 방폐장)도 지을 계획이다.


문제는 원전과 수명을 함께하는 주요 부품과 설비가 절반 수준에서 잇따라 교체되고 있다는 것.


원전사업자인 한수원은 증기발생기, 원자로 헤드 등 원전의 주요 설비나 부품은 설계수명이 40년이라고 밝혔지만 국내 원전 상당수에서 조기교체된 설비와 부품이 허다했다.


이번에 교체가 결정된 한빛원전 5.6호기의 가동연도는 각각 2001년과 2002년이며, 설계수명은 각각 오는 2041년과 2042년이다. 설계수명의 절반도 가동하지 못한 채 교체되는 셈이다.


앞서 지난 2013년 한수원은 1994년과 1995년 가동에 들어간 한빛원전 3.4호기의 증기발생기를 교체하기로 결정, 현재 교체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빛원전 5.6호기 증기발생기도 한빛원전 3.4호기의 교체 원인처럼 부품(세관) 파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원전 불시정지가 이어지면서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지난 1986년 8월 한빛 1호기부터 한빛 6호기까지 순차적으로 가동에 들어간 한빛원전에서는 지난 2015년 현재 총 147차례 불시고장이 일어났다. 호기별로는 한빛 1호기 42회, 2호기 52회, 3호기 23회, 4호기 20회, 5호기 19회, 6회 10회였다.


또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해 한빛원전 증기발생기 관막음(균열이나 조짐이 발생하면 이를 막는 조치) 허용기준치를 8%에서 18%로 상향했으나 이는 근본적 대책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준치를 넘어서면 원전 가동을 멈춰야 한다.


따라서 한수원 요청에 따른 원안위의 허용기준치 상향 조정이 안전성보다 전체 전력수급을 고려한 결정 아니냐는 논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한수원 관계자는 "한빛원전 5.6호기 증기발생기 결함이 증가함에 따라 최신 재질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며 "교체계획안에 따라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yoon@fnnews.com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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