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바이오신약 'SK 혈우병약', 최초 미 FDA 허가


바이오시밀러 아닌 국산 바이오신약 

FDA 시판 허가 이번이 처음


     국산 바이오신약이 미국 시장의 문을 열었다. 


SK케미칼 혈우병약 ‘NBP601'


SK케미칼은 혈우병약 ‘NBP601'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27일 밝혔다.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국산 바이오신약이 FDA 시판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BP601은 미국에서 ‘앱스틸라(AFSTYLA)’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앱스틸라는 ‘Affinity Style Long Acting’의 줄임말로, 생체 내에서 결합력이 높아 안정적이고, 약효가 장기간 지속되는 혈우병약이라는 뜻이다.


NBP601은 세계 최초로 단일 사슬형 분자구조로 개발된 혈우병약이다. 기존 약이 분리된 두 개의 단백질을 연합한 형태라면, NBP601은 두 단백질을 완전히 결합시켜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효능과 약효의 지속시간을 향상시킨 새로운 분자구조이다.


글로벌 임상결과에 따르면 NBP601로 예방적 치료를 받은 성인과 청소년 환자들의 연간출혈빈도 수치는 평균 1.14를 기록해 기존 약물보다 40% 개선된 효과를 보였다. 12세 미만 어린이의 이 수치는 평균 3.69였다. 자연적 또는 자발적 출혈 횟수를 뜻하는 연간자연출혈빈도 수치는 소아, 청소년, 성인 모두 평균 0을 기록했다.


NBP601은 투약 편의성도 크게 개선했다. 성인과 청소년 환자 848명과 소아 환자 347명의 출혈 중 성인과 청소년은 94%, 소아는 96%가 2회 이하 투여, 성인과 청소년 81%, 소아 86%는 1회 투여만으로 출혈이 효과적으로 조절됐다. 기존 약은 주 3~4회 투여해야 했다.


지혈 관리도 성인과 청소년은 94%, 소아는 96%에서 우수하거나 매우 우수했다. 특히 A형 혈우병의 인자를 대체하는 치료법에서 가장 심각한 부작용인 중화항체반응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중화항체는 약물의 효과를 저해하는 항체를 가리킨다.


NBP601 임상에 참여했던 미국 시카고 러시대학 병원의 리사 보기오 교수는 “분자 안정성과 효능의 지속성이 명확히 개선됐다”며 “세계 최초 단일 사슬형 치료법의 FDA 시판 허가를 통해 환자와 의료진은 새로운 치료 대안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효능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NBP601이 미국의 A형 혈우병약 시장에서 기존 제품을 빠른 속도로 대체할지 주목된다. NBP601은 혈액응고에 관여하는 13가지 인자 중 8번째 인자가 부족해 발생하는 A형 혈우병 치료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A형 혈우병 환자들은 주로 근육과 관절, 내부 장기에서 출혈이 생기거나 지속되는데, 미국 질병통제예방관리센터(CDC)에 따르면 선천적 혈우병 환자는 남성 6천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글로벌리서치업체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미국 내 A형 혈우병약 시장은 지난 2014년을 기준으로 30억달러, 우리 돈으로 3조6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71억 달러(8조4000억원) 규모인 글로벌 시장 중 미국이 가장 크며, 오는 2023년에는 33% 정도 증가한 4조9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에 이은 세계 선진 시장 진출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NBP601은 현재 유럽과 호주에서 최종 시판 승인 단계에 있다. SK케미칼은 지난 2009년 호주 CSL사에 NBP601을 기술 수출했다. CSL사는 혈우병약과 면역결핍질환약, 인플루엔자 백신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전 세계 30여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기업이다. SK케미칼 박만훈 사장은 “R&D에 대한 오랜 투자가 결실로 맺어졌다”며 “뛰어난 효능과 환자 편의성이 성공적인 글로벌 상업화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코메디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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