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용산 개발..."아파트 매물 자취 감춰"
"공원·면세점·호텔 개발"
글로벌 금융위기와 용산 참사,
그리고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렸던
용산역세권개발사업 무산까지….
시장 침체와 잇단 사업 무산 여파로 몸살을 앓았던 용산에 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멈춰 섰던 개발이 속속 재개되면서 용산 개발의 청사진이 하나둘 그려지고 있다.
용산공원 시설 및 프로그램 선정안. /조선일보DB
정부부터 용산 개발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7일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한 뒤 조성될 용산공원에 국립과학문화관과 용산공원스포테인먼트센터, 국립여성사박물관, 아리랑무형유산센터, 호국보훈 상징 조형광장 등 총 8개의 문화시설이 들어선다는 내용의 용산공원 시설과 프로그램 선정안을 공개했다.
개발이 진행되면 용산은 월가(街)와, 센트럴파크, 자연사박물관, 현대미술관(MoMA) 등이 밀집한 미국 뉴욕의 맨해튼처럼 문화·공원·오피스가 어우러진 ‘한국판 맨해튼’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서울시와 용산구도 용산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용산4구역(용산구 한강로3가 63-70번지 일대 국제빌딩 주변 5만3066㎡) 정비계획 변경안은 지난달 7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용산4구역은 2009년 재개발을 반대하던 세입자 5명과 경찰 1명이 목숨을 잃은 용산참사가 일어났던 곳이다.
개발안에 따르면 5만3066㎡면적의 부지에는 공공시설과, 문화공원 외에 최대 43층 높이의 주상복합 4개동(1155가구)과 34층짜리 업무시설 1개동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공을 맡은 효성 (116,000원▲ 0 0.00%)은 오는 9월 착공에 들어가 2020년 6월 준공할 계획이다.
용산구도 용산역 전면 지하공간(리틀링크)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리틀링크 개발 사업은 대우건설 (5,840원▲ 110 1.92%)이 시공하는 ‘용산 푸르지오 써밋’과 삼성물산 (120,000원▲ 3,000 2.56%)의 ‘래미안 용산’이 들어서는 용산역 전면 2·3구역 사이의 근린공원 예정부지(한강로2가 404번지 일원 1만2000㎡)에 지상공원(또는 광장)과 도로를 조성하고 땅 밑으로는 지하 광장과 공용주차장,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것이다. 리틀링크 개발 사업 역시 2020년 준공이 예정돼있다.
용산역 앞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래미안 용산(왼쪽)과 대우 푸르지오 써밋 건설 현장. /이승주 기자
대기업들의 용산 입주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1년 강남에서 용산으로 이전한 현대산업개발 (44,250원▲ 1,250 2.91%)을 시작으로 LG유플러스 (11,800원▲ 250 2.16%)가 지난 2015년 용산으로 본사를 옮겼고, 아모레퍼시픽 (413,000원▲ 2,500 0.61%)도 을지로를 떠나 2017년부터는 용산 시대를 맞이한다.
호텔과 면세점 등 관광시설도 잇따라 들어선다. 옛 용산 관광터미널 부지엔 대우건설이 1730실 규모의 앰버서더호텔을 짓고 있으며, 국제빌딩 주변 5구역에는 지하 7층, 지상 34층 규모의 의료관광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용산역 HDC신라면세점 전경. /이승주 기자
또, 지난해 말 부분 개장 후 영업 중인 용산역 HDC신라면세점도 연내 완전 개장을 목표로 내부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용산전자랜드 건물 1~3층에도 1만6528㎡ 규모의 사후 면세점이 올 2분기 개점을 앞두고 있는 등 관광객을 맞을 채비가 한창이다.
주변 아파트 단지 가격도 오름세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자료에 따르면 2010년 정점을 찍었던 용산구 주택 매매가격은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유지하다 지난해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아파트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용산구 신계동 용산e-편한세상 전용 59㎡는 지난달 6억3800만원에 거래됐다. 2013년 2분기 4억8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년 새 1억5000만원 이상 오른 셈이다. 한강로1가 용산파크자이 아파트 전용 99㎡의 경우 2013년 1분기 7억5500만원과 7억8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 1분기에는 8억7800만원에 거래돼 1억원 가량 올랐다.
개발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매물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용산역 주변 공인중개업소 얘기를 종합해보면 개발 사업이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집값 상승을 기대한 집주인들이 내놓았던 물건을 거둬들이는 경우가 많아 매물 찾기가 어려워졌다.
용산역 인근 Y공인 관계자는 “신계동 용산e-편한세상 전용면적 59㎡짜리 아파트는 6억3000만~6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지만 물건 찾기가 쉽지 않다”며 “소형 아파트를 투자 목적으로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조선비즈
kcont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