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카타르 도하 메트로 역사' 계약 해지건 '국제 소송' 추진

일방적 계약해지와 공사 지연 보상금 요구에 대응

국제소송에 약한 종전 관행 타파해야

   삼성물산이 카타르 발주처의 일방적인 계약해지와 공사 지연 보상금 요구에 결국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도하 메트로 므쉐이브렙역과 교육도시역사 위치도 source samsungcntblog.com/ source arbitration.usleg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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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카타르 시장에서 수주를 진행할 때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계약 해지에 따른 손실을 일방적으로 떠안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지난 18일 카타르 철도공사(QRC)로부터 7934억5526만원 규모의 카타르 도하 메트로 프로젝트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3년 스페인 건설사 오브라스콘 후아레테 라인(OHL), 카타르빌딩컴퍼니와 컨소시엄을 이뤄 이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계약기간은 2018년 6월 30일까지였다. 

이미 QRC 측은 계약해지 통보 후 그리스 업체 등 타 건설사와 접촉해 새로운 시공사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재 어떤 방식으로 법적 대응을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법무팀에서 계약 및 현지 법률에 따라 분쟁해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회사 입장에서도 손해를 일방적으로 감수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의 공정률은 35%~40% 수준이다. 이에 법정 소송을 통해 계약해지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와 미공구공사 금액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QRC에서 추가로 요구한 공사 지연 배상금 2450만8000달러에 대한 협상도 동시에 진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물산 측은 구체적인 분쟁 이유나 계약 해지 과정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향후 카타르 시장에서 수주를 계속 이어나가야하는 상황이라 현지 발주처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법적 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관련 내용을 함부로 대외에 알리기도 부담스럽다. 

다만 이번 계약 해지는 사우디아라비아 사례와 같은 저유가로 인한 발주처의 자금 부족이 이유라기 보다는 카타르 철도공사에서 계약 내용 이외에 무리한 내용을 요구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도 카타르가 쿠웨이트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타 중동국가와는 달리 발주처의 횡포가 심하고 터무니없는 요구를 시공사에게 강요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은 4일 공시를 통해 "공사 진행 과정에서 발주처가 계약 범위를 벗어난 업무 지시를 함에 따라 분쟁이 발생했다"며 "계약상 규정된 분쟁 해결절차가 진행되던 중 발주처가 계약 해지 공문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 측은 국제 중재에 돌입하더라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 내부적으로 소송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카타르 시장에서 신규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삼성물산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최근 저유가로 인해 중동 국가들이 자금 압박을 느끼면서 시공사에게 손실을 전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소송을 통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도 삼성엔지니어링이 사우디아라비아 플랜트 프로젝트의 발주처를 상대로 2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발주처가 맡았던 감리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횡포를 부려 공사가 지연돼 지체 보상금으로 1400억원을 지불했기 때문이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국내 기업들이 발주처의 무리한 요구도 감당해 내기도 했지만 최근엔 국내 기업 역시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무작정 손실을 키울 순 없다"면서 "카타르 입장에서도 정당한 절차를 통해 선정된 시공사와 국제 중재를 벌인다면 향후 공사 수주에 있어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km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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