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셋째 주 개봉작 <추천> ‘계춘할망’ ‘싱 스트리트’ ‘앵그리버드 더 무비’ ‘제3의 사랑’ :VIDEOS


    극장가를 찾은 관객들을 모조리 현혹시키고 있는 <곡성>의 마법이 가히 신드롬에 가깝다. 개봉 2주차에도 <곡성>의 흥행 파워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곡성>과는 또 다른 결을 가진 영화들이 여럿 개봉한다. 


따뜻한 드라마와 로맨스부터 음악영화, 애니메이션 등 ‘눈호강’, ‘귀호강’, 그리고 관객들의 마음까지 호강할 수 있는 각양각색의 장르 영화 네 편을 소개한다.

 

#1. <계춘할망>


감독: 창감독

출연: 윤여정, 김고은, 김희원, 신은정, 양익준, 최민호, 류준열


어느덧 훈훈하게 자라 자랑스러운(?) ‘예비군’이 된 지금의 유승호를 스타로 만든 작품이 있었다. 2002년 개봉해 온 국민을 울리고 웃겼던 아낌없이 주는 할머니와 철없는 손자의 이야기 <집으로…>. 이 영화를 잇는 할머니와 손녀의 따뜻한 이야기가 찾아온다. <계춘할망>은 12년의 과거를 숨긴 채 고향으로 돌아온 수상한 손녀 ‘혜지’와 오매불망 손녀바보 ‘계춘’의 이야기를 그린 감동 드라마. 영화의 제목인 ‘계춘할망’은 윤여정이 연기한 주인공 할머니의 극중 이름인 ‘계춘’과 할머니를 지칭하는 제주 사투리인 ‘할망’을 합친 말이다. 배우 윤여정이 등장한다는 얘기만으로도 ‘헬머니’ 김수미를 잇는 또 한 명의 ‘쎈’ 할머니 출현을 예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예상을 깨고 순박한 할머니 역할을 맡았다. 연기 경력 50년에 독보적인 아우라를 가진 ‘연기백단’ 윤여정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할 만하다. “할머니께 영화를 바치는 마음”으로 촬영해 임했다는 윤여정은 할머니와의 추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깊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그려낸다.


‘계춘할망’의 금지옥엽 손녀딸 ‘혜지’ 역할은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 김고은이 맡았다. 안타깝게도 <은교> 이후 대중에게 자신의 인장을 확실히 각인시킨 작품은 없었지만 그래도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중인데,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신뢰를 주는 배우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미생]의 ‘박과장’ 김희원, ‘선차장’ 신은정, <똥파리>의 양익준, 그리고 샤이니의 최민호, 잘생김을 연기하는 류준열까지 쟁쟁한 조연 군단이 총출동해 관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예정이다.


*영.혼.남의 기대평: 제주도 로케이션을 통해 유채꽃밭의 아름다운 색감과 제주 바다의 생경한 풍광을 즐길 수 있는 덤이 주어진다고 하니, <계춘할망> 보러 극장으로 ‘혼저옵서예’.

 

 


#2. <싱 스트리트>

 


감독: 존 카니

출연: 페리다 월시-필로, 루시 보인턴


유명 남성 뮤지션들의 인터뷰를 읽다 보면 꽤 흔하게 등장하는 답변 중 하나는 ‘좋아하는 여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음악을 시작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영화가 되었다. 영화 <싱 스트리트>는 첫눈에 반한 ‘그녀’를 위해 인생 첫 번째 노래를 만든 소년의 첫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 좋아하는 그녀와의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 밴드를 결성하고 음악을 만들게 된 소년의 풋풋하고 꾸밈없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014년 박스오피스 ‘역대급’ 역주행의 신화를 쓴 <비긴 어게인>의 존 카니 감독의 복귀작으로 음악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우리나라 관객들의 열광적인 호응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성별과 세대를 불문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과, 순수한 소년소녀의 귀여운 첫사랑 이야기로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쟁쟁한 경쟁작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정도의 폭발적인 입소문을 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음악영화답게, 당시 인기를 끌었던 듀란듀란, 더 클래쉬, 더 큐어 등 유명 브리티쉬 팝 뮤지션들의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비긴 어게인>으로 존 카니 감독과 인연을 맺은 ‘Maroon 5’의 애덤 리바인이 참여한 OST도 등장한다고 하니 사운드 좋은 극장에서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영.혼.남의 기대평: 영화 수입사의 자신감이 대단하다. 전국 규모의 시사회는 물론, 일부 극장에서는 ‘전액환불’ 컨셉의 전례 없는 이벤트를 진행할 정도. 영화비평 전문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97%의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영화를 계기로 존 카니 감독이 ‘믿고 보는’ 감독으로 등극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3. <앵그리버드 더 무비>

 


감독: 퍼갈 레일리, 클레이 케이티스

목소리 출연: 신동엽


2월 중순에 개봉한 뒤 불과 몇 주 전까지도 박스오피스를 호령하며 관객들 사이에서 ‘좀비’로 불렸던 디즈니의 <주토피아>가 ‘드디어’ 잠잠해진 가운데, 또 다른 야심찬 애니메이션 영화가 개봉한다. 출시 이후 누적 다운로드 수 30억 회를 넘기며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를 영화화한 <앵그리버드 더 무비>가 그 주인공. 이 영화는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찾아오면서 위기에 처한 ‘버드 아일랜드’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앵그리버드 삼총사의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으로 다음 작품에서 소개할 배우 송승헌 뺨치는 눈썹의 소유자 ‘레드’와 거친 입담을 과시하는 ‘척’,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 ‘밤’ 등 친숙한 캐릭터들의 ‘새판’이 펼쳐진다. 특히 국내 더빙 버전에서는 국보급 코미디언 신동엽이 쉴 새 없이 수다를 떠는 깐족새 ‘척’ 역으로 참여해 특유의 능글능글함을 과시하며 깨알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영.혼.남의 기대평: 작년에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미니언즈>, 그리고 올해 <주토피아>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애니메이션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친숙한 캐릭터로 승부하는 이 작품이 극장가에서 새처럼 날아오르게 될지, 그냥 ‘새’가 되어버릴지는 얼마나 탄탄한 이야기와 만듦새를 갖췄느냐에 달렸다.


 


#4. <제3의 사랑>

 


감독: 이재한

출연: 송승헌, 유역비, 지아


실제 커플이 연인으로 등장하는 로맨스 영화가 지속적으로 출현하고 있다. 지난번 소개한 바 있는 브란젤리나 커플의 <바이 더 씨>에 이어, ‘반도’와 ‘대륙’을 잇는 세기의 커플로 등극한 송승헌-유역비의 <제3의 사랑>이 개봉한다. <제3의 사랑>은 사랑을 원하는 남자와 사랑은 필요 없다고 믿는 여자의 비밀스럽고 애틋한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한중 합작 영화다.


캐스팅 당시부터 <만추>의 현빈-탕웨이를 뛰어넘는 ‘극강 비주얼 커플’로 눈길을 끈 송승헌-유역비는 이 영화를 통해 실제 연인으로 발전해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실제로 사랑에 빠질 만큼 배역에 깊이 몰입한 두 사람의 감정 연기 역시 관람포인트 되겠다. 그리고 Miss A의 멤버로 유명한 ‘지아’도 출연한다. (‘수지’는 아니다) 연기 경험은 없지만 양국에서의 인지도와, 양국의 언어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한 제작진의 전략적인 캐스팅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최고의 명대사로 꼽히는 “치…치지직… 이재한 형사님”의 그 ‘이재한’ 형사와 공교롭게도 동명이인인 이재한 감독은(…)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서도 정우성-손예진을 캐스팅해 멜로 영화의 대중적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어, 이번 작품에서도 완성도 있는 연출력을 기대하게 만든다. 작년 가을, 중국에서 먼저 개봉해 1,100만 달러(한화 약 130억 원)의 인상적인 흥행 기록을 세워 국내 흥행 성적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영.혼.남의 기대평: 멜로-로맨스 영화라면 일단 예매부터 하고 보는 필자에게는 포스터만으로도 취향을 저격하는 영화다. 게다가 화려한 야경이 인상적인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라 여러모로 ‘눈호강’ 하기 좋은 작품이 될 듯.


 


※ 필자 소개

이상헌. 영화 업계 종사자. 영화를 혼자 보는 게 전혀 부끄럽지 않은 사람. 당신의 소중한 시간을 위해 3분 안에 볼 수 있는 이번 주 개봉작 소식을 준비했다. 출근길 지하철 안이든, 벗어나기 싫은 이불 속에서든, 이번 주 개봉 영화가 궁금하다면 매주 목요일 오전에 딱 3분만 투자하시라! 당신의 영화 선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인생은 짧고 볼 만한 영화는 너무나 많다.

이상헌 영화 칼럼니스트 2sanghacc@naver.com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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