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철도 영종도역 이용 안하는 이유
독립요금제 적용해 요금 비싸져
"우면산터널 MRG 폐지, 영종대교부터 적용해야"
인천시와 국토교통부가 인천국제공항철도의 비정상적인 운임과 제3연륙교 개통 지연 이면에 감춰져있는 최소운영수입보장(이하 MRG) 문제를 외면하고 있어, 영종도 주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공항철도 공항철도는 청라국제도시역까지만 환승할인이 적용된다
출처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digmon2001&logNo=220671895132
인천 영종역 요금현황
영종도 주민들은 비싼 공항철도 운임에 한 번 울고, 제3연륙교 건설비(5000억원)까지 지불했지만(공동주택 분양가에 포함) 개통이 수년째 지연되면서 인천대교와 영종대교를 비싸게 이용해야 하는 데 또 한 번 운다. 이는 비싼 통행료와 세금 낭비로 비판을 받아온 서울 우면산터널의 MRG를 서울시가 올해 1월 폐지하고 시민 부담과 재정 부담을 낮춘 것과 극명하게 비교되는 일이다.
공항철도는 지난 2007년에 1차 개통했다. 인천국제공항철도주식회사(현 공항철도주식회사)는 공항철도 1차 구간인 '김포공항역~인천국제공항역'을 운영하면서 적자가 누적됐다. 수요를 잘못 예측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토부는 2009년에 한국철도공사가 인수(지분 88.8%)하게 했다. 2010년 말 서울역까지 전체 구간이 개통하면서 경영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해 6월 지분을 매각해, 현재 중소기업은행(KB공항철도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이 65.85%, 국토부가 34.1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공항철도 역시 민간사업자의 MRG 방식으로 건설됐다. 지난해 6월에 표준비용보전(SCS) 방식으로 바뀌었다. 정부가 그동안 공항철도에 쏟아 부은 MRG는 무려 1조 7316억원이다. 2014년에만 3236억원을 쏟아 부었다. 총사업비 3조 2956억원(국비 7631억원, 민자 2조 5325억원)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MRG로 지원했다.
영종역 생겨도 이용 안 하는 이유
잘못된 수요 예측에 의한 세금낭비도 문제지만, 시민들은 대중교통인 철도를 이용하는 데 비싼 요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이중으로 주머니를 털리고 있는 셈이다. 특히, 영종도 주민들은 공항철도 이용 시 더 큰 차별을 받고 있다.
공항철도는 서울역부터 청라국제도시역까지 수도권통합요금제로 운영되고, 영종대교를 건너 영종역부터 인천국제공항역까지는 독립요금제를 적용했다. 즉, 서울역을 출발해 청라국제도시역에 도착하면 요금은 1850원인데, 다리 하나만 건너면 영종역 2750원, 운서역 3250원, 공항화물청사역 3850원, 인천국제공항 4150원으로 껑충 뛴다. 다리 하나 건너는 값이 900원인 셈이다.(표 참고)
이에 영종도 주민단체들은 숱하게 개선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다. 지난 3월 26일 영종역이 개통했지만, 영종도 주민들은 수도권통합요금제를 적용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청라역으로 가서 공항철도를 이용하고 있다.
김정헌(새누리, 중구2) 인천시의회 의원은 232회 임시회 1차 본회의(4월 19일)에서 "대한민국의 교통수단과 시설 중 동일 노선에 요금기준을 달리하는 곳은 없다. 모든 국민은 국가와 지자체가 관리하고 운영하는 모든 시설을 공평하게 이용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인천시와 국토부는 환승 적용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공항철도 환승할인요금을 지자체가 지원하기 어렵다는 게 인천시의 입장이고, 국토부는 인천시민이 이용하는 만큼 인천시가 지원해야 한다고 맞섰다.
아울러 공항철도 요금을 인하할 경우 정부 부담이 크다는 게 국토부의 입장이다. 이는 요금을 낮출 경우 그만큼 공항철도 운영사의 수익이 줄어들어 그만큼의 MRG 지급액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잘못 예측한 수요에 기반한 MRG가 시민들의 교통비 부담만 가중하고 있다.
'노예계약'에 발목 잡힌 제3연륙교
영종도 주민들이 호소하는 억울함은 이뿐이 아니다. 인천 서구(경인고속도로 직선화 구간 종점)와 영종도를 잇는 제3연륙교 건설자금(=5000억원)은 청라지구와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분양가격에 이미 반영됐다. 즉, 영종하늘도시 입주민들은 제3연륙교 건설자금을 확보해놓고도 제3연륙교 공사가 지연되면서 매달 10여만원을 외국인투자 민자 고속도로 운영회사(신공항하이웨이주식회사, 인천대교주식회사)에 통행료로 지불하고 있다.
제3연륙교 공사가 지연되는 이유는 국토부가 인천공항고속도로(영종대교)와 인천대교고속도로(인천대교) 건설 당시 외국인투자 민간자본과 체결한 협약 때문이다. 이 협약에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고속도로를 제외한 도로를 건설할 수 없는 '경쟁 방지' 조항이 있는데, 제3연륙교 건설로 두 민간 사업자의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를 정부가 보전해줘야 한다.
문제는 두 민자 도로 또한 엉터리 교통수요 예측을 바탕으로 한 MRG로 매년 수백억 원에 달하는 세금이 낭비되고 있고, 게다가 '노예계약'이나 다름없는 '협약'에 발목 잡혀 영종도 주민들은 제3연륙교 공사비를 지불해 놓고도 매달 웃돈을 더 내고 있다는 점이다.
총사업비 1조 7440억원(민간자본 1조 4602억원)이 들어간 인천공항고속도로에 정부가 2001년부터 2015년까지 지급한 MRG는 1조 2854억원이고, 외국인투자 민자 사업자가 징수한 통행료는 1조 7827억원이다. MRG와 통행료를 합하면 3조 681억원으로 총사업비의 두 배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실제통행량은 예측통행량을 형편없이 밑돌았다. 2015년 예측통행량은 10만 8600여대였지만 실제통행량은 6만 6700여대에 불과(61.4%)했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예측 대비 실제 통행량 비율은 평균 50.5%에 불과했다.
총사업비 1조 5201억원(민간자본 7866억원)이 들어간 인천대교고속도로는 그나마 낫지만 엉터리 예측은 마찬가지다. 정부는 인천대교를 운영하는 외국인투자 민자 사업자에게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488억원을 지급했고, 민자 사업자는 통행료 3574억원을 징수했다.
지난해 인천대교고속도로의 예측(4만 8817대) 대비 실제(3만 8900대) 하루 통행량 비율은 79.7%를 기록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예측 대비 실제 통행량 평균 비율은 72.0%다.
영종도 제3연륙교 현재 영종도는 영종대교(인천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제2경인고속도로-인천대교고속도로)
로 연결 돼 있으며, 제3연륙교는 공사비를 확보하고도 정부가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민자사업자와 체결한 협약에
발목이 잡혀있다 ⓒ 시사인천 자료사진
서울시, 우면산터널 MRG 폐지로 일거양득
서울시가 올해 1월 우면산터널의 소유구조를 바꾸고 MRG 지급을 폐지하는 데 성공해, 제3연륙교 개통과 세금 낭비를 막기 위해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고속도로의 현 소유구조와 MRG 지급구조(자산 가치와 통행량 재산정)를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1월 맥쿼리투자펀드가 1대 주주였던 우면산인프라웨이(주)의 1대 주주를 교체해 우면산터널 MRG를 폐지하는 데 성공했다. MRG 방식이 아니라, 사업시행자와 서울시가 수입을 나누는 수입 분할 관리방식으로 바꿨다. 서울시는 1대 주주인 맥쿼리투자펀드가 MRG 재구조화를 위한 협상에 비협조적으로 나오자 서울시 공기업인 SH공사(25%)와 재향군인공제회(24%)가 보유했던 지분을 교직원공제회(15%)와 흥국생명(0%)에 각각 34%와 15%씩 몰아줬다.
맥쿼리투자펀드가 2대 주주로 밀려나자, 서울시는 새로운 대주주들과 협상해 MRG를 폐지했다. 대신 민자 사업자의 투자수익률을 11.36%에서 5.37%로 낮추고, 대출 금리도 7.65%였던 선순위 고정대출금은 4.2%로, 20%이던 주주차입금 이자는 12%로 낮췄다. 교직원공제회는 MRG 포기로 수익률이 낮아졌지만, 지분이 세 배 이상 늘어 실리를 챙길 수 있었다.
민자 사업자는 통행료 수입에서 운영비와 주주차입금 원리금, 배당금을 자체 집행하기로 했다. 이 비용이 협약에서 정한 금액을 넘더라도 서울시는 보전 의무가 없다. 다만 시 정책에 따라 통행료를 인하하거나 면제 할인차량을 확대할 경우에는 부족분을 지원하기로 했다.
MRG 폐지로 서울시는 재정 부담을 줄였다. 2004년 1월 개통한 우면산터널의 통행량은 예측 대비 70%에 불과해, 서울시는 매해 수십억 원을 보전해야했다. 아울러 서울시가 2033년까지 18년간 통행료를 동결하기로 해, 시민들의 체감 요금은 지금보다 약 59% 떨어질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운영하는 신공항하이웨이(주)의 지분 구조는 한국교직원공제회 45.07%, 맥쿼리투자펀드 24.1%, 교보생명 15%, 삼성생명 8.85%, 한화생명 등 6.98%이다. 인천대교고속도로를 운영하는 인천대교(주)의 지분 구조는 맥쿼리투자펀드 41.02%, AMEC파이낸스아시아 23.03%, 중소기업은행 14.99%, 국민은행 14.99%, 인천시 5.97%이다.
정부는 이 두 외국인투자 민자 사업자에게 총1조 3342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지원했다. 문제는 엉터리 교통수요 예측 탓에 앞으로도 세금을 더 낭비해야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서울시 우면산터널 MRG 폐지를 반면교사 삼아, 두 민자 고속도로의 MRG를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두 고속도로가 인천국제공항과 연결된 국가기간시설인 만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소유권과 운영권을 환수해 공공성을 확보하고, 나아가 세금 낭비를 줄일 수 있다"며 "우면산터널을 반면교사 삼아 우선 교원공제회가 1대 주주인 영종대교부터 MRG를 재구조화해야한다"고 말했다.
김갑봉(pecopress)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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