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동향을 바라보는 '두개의 시각'


신평사 "금융위기때보다 더 심각" 

증권사 "주택시장 불안감 끝났다"

국내 신평가 '비관론'..가계빚, 소득보다 큰폭 증가

미분양→미입주 악순환 우려, 건설사 주택사업 위험 노출

증권사들은 '긍정론'..작년 유례 없는 분양 호황

내년 실적까지 이미 확보, 건설업 투자비중확대 권고


"주요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위험 노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높은 수준이다" (나이스 신용평가)

"2016년은 주택부문 호황의 성과가 가속화되는 해로, 실적 개선의 원년이다" (대신증권)


     건설업종을 두고 신용평가사와 증권사간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출처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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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경기 침체 가능성과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관련 손실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3대 신평사는 "금융위기의 악몽 재현이 임박했다"는 비관론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증권가에선 "주택시장 조정에 대한 우려는 사실상 끝났다"며 "2014~2015년 부동산 시장의 호황기에 대한 매출 인식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낙관했다.



신평사 "금융위기 악몽 재현되나" 우려

4일 나이스(NICE)신용평가가 건설사 사업포트폴리오 및 주택사업 손실발생비율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가계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 증가율과 가계부채 증가율간의 격차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근접하는 수준으로 벌어진 상태다.


주택경기가 과열 양상이었던 지난 2005~2007년 당시 두 지표간 격차는 7.1%포인트로, 2015년 현재 6.2%포인트와 큰 차이가 없다.


나이스신평 김창현 신용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주택경기가 장기 침체기에 진입한 가운데 주택가격의 조정이 이뤄짐에 따라 두 지표의 차이가 줄어들고, 방향성도 동조화됐다"면서도 "그러나 2014년 이후 현재 두 지표 격차가 다시금 벌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3년 이후 대출규제 완화 등의 건설경기 부양책과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주택시장 내에 비정상적인 가격거품이 형성되고 있어 우려된다는 게 김 연구원의 판단이다.


신평사들은 최근 아파트 분양실적에 있어 우수한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경제 저성장 기조 고착화 가능성 △가계소득 대비 가파른 가계부채 증가세 △분양물량 급증에 따른 공급과잉 논란 등에 따라 향후 주택사업을 영위하는 건설사들이 직면할 수 있는 리스크요인 및 손실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 역시 해외건설의 손실이 축소되지 못하는 가운데 주택 경기 영향으로 주택부문의 리스크가 가중된다면 해외건설의 손실을 보완해줄 수 있는 여력이 축소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여기엔 미분양 증가→주택가격 하락 →미입주 확대 등 침체 사이클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확산된 데 따른 영향이기도 하다는 것.


한국기업평가 선영귀 평가전문위원도 "주택경기 둔화로 수주가 감소하고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예산도 전년도보다 4.5% 줄어들어 부정적"이라며 "물론 지난해 수주물량 공사가 시작되면서 매출은 상승하겠지만 제한적이고, 오히려 준공률을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회계기준이 바뀜에따라 단기적으로는 원가조정으로 손익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김창현 선임연구원도 "해외공사 손실과 공공공사 채산성 저하 및 과징금 이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시점에서 주택사업 관련 손실이 현실화될 경우 손익 및 재무구조에 미치는 충격은 금융위기 당시의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증권가 "실적 가시화" 비중확대 권고

반면 증권사들은 건설업종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최근 대신증권은 한국거래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건설업종이 올해 국내외 호재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이선일 연구원은 "국내와 해외 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대림산업이나 GS건설,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4대 건설사 합산 연결기준 올해 영업이익이 2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8.4%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건설사의 해외 프로젝트 역시 저가 수주 공사가 올해 상반기에 대부분 끝남에 따라 주요 현안 공사의 평균 진행율도 97.7%에 달해 추가 부실 가능성이 작다는 게 이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지난해 유례없는 분양시장 호황으로 내년까지의 실적이 이미 확보된 상태"라며 "공급 과잉의 우려가 있긴 하지만 상당 기간 그 과실(실적)을 누린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최근 2주간 건설업종에 대한 '비중확대'를 제시한 증권사는 신영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이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자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분양률이 대체로 양호해 2017년까지 확정 이익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키움증권 라진성 연구원도 "주요 건설사들의 주택부문 1.4분기 마진을 보면, GS건설 19.1%, 현대산업 자체 19.9%, 외주 13.6%, 대우건설 16.7%, 현대건설 16.5%, 대림산업 건축 12.7% 등을 기록해 상당히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면서 "주택부문 업사이클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유안타증권은 △수도권 지역의 주택부족 △전세공급 감소에 따른 매매수요 증가 △재개발 및 재건축 증가 등 주택상승의 구조적 요인이 살아있다는 점이 주택시장을 지지하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투자판단에 대해선 '중립'을 유지시켰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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