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투자, 3가지를 기억하라"


박스권 갇힌 코스피와 저금리에 

해외로 눈 돌리는 개인 투자자들

거래 시간 등 시스템 다 다르고 

널뛰는 환율에 손해 입을 수도

양도소득세 22% 세금도 신경을


   지난 2일 오전 9시 서울 마포구 NH투자증권 홍대역지점에서 해외 주식 투자 특강 프로그램인 '해외주식 사관학교'가 열렸다. 


 


전국에서 올라온 NH투자증권 영업점 직원 30여 명이 특강 내용을 꼼꼼하게 메모하며 강의를 들었다. 최근 재테크 시장에서 해외 주식 직접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이 같은 증권사들의 특강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2년 1분기 9조6132억원에 불과하던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직접 투자 예탁 잔액은 4년 만에 작년 4분기 25조6178억원으로 166% 급증했다. 연 1%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하자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 주식과 국내 주식의 투자 방법을 같은 것으로 알고 접근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일쑤다. 이날 특강에 나선 전문가들은 "해외 주식에 투자할 때는 환율, 거래 방식, 세금 등 3대 유의점을 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율 변동으로 손실 볼 수 있어

해외 주식 투자는 국내 증권사에서 해외 주식 거래가 가능한 계좌를 개설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으로 거래할 수 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바로 환율이다. 일단 계좌를 개설하고 나면 원화를 입금한 뒤 투자 대상국의 현지 통화로 환전을 해야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 널뛰는 환율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매매에 나섰다가 큰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예컨대 달러당 1500원(원화 약세)일 때 달러로 환전해 매수한 미국 주식을 달러당 1000원(원화 강세)일 때 팔면 주식에선 돈을 벌어도 환차손으로 수익이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바뀔 수 있다.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 직접투자액 외

환전이 24시간 가능한 것도 아니다. 보통 국내 증권사의 환전 가능 시간은 오전 9시~오후 4시다. 증권사 측은 "오후 4시가 넘어 뒤늦게 환전을 요청하는 고객도 많은데, 이때는 환전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대신 증권사들은 2014년부터 투자자가 원화로 매수 증거금을 내고 실제 거래가 체결되면 매수 금액만큼 자동으로 외화로 환전되는 '원화 증거금' 서비스를 도입했다.


'거래 방식 차이'와 '세금'도 관건

해외 증시는 거래 시간 등 시스템도 다르다. 서머타임을 적용할 때 미국 증시는 한국 시간으로 오후 10시 30분~다음 날 오전 5시 열린다. 또 일본·중국·홍콩 증시는 국내와 달리 오전장과 오후장 사이에 점심시간이 끼어 있어 매매가 불가능하다.


최근엔 중국과 홍콩 증시를 혼동해 실수를 하는 투자자도 많다. 전래훈 NH투자증권 대리는 "중국 1위 생명보험사인 중국인수생명보험의 경우 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돼 있는데, 상하이 종목을 사려는 고객들이 실수로 홍콩 종목을 사는 경우도 있다"며 "이때 위안화가 아닌 홍콩달러로 환전하면서 손해를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해외 주식 투자자들은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해외 펀드는 펀드 수익금의 15.4%를 배당소득세로 원천 징수한다. 반면 해외 주식은 양도차익에서 250만원을 공제하고 22%를 양도소득세로 낸다. 세율이 높아 보이지만,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되지 않아 자산가는 해외 주식 직접 투자가 유리할 수 있다.

안준용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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