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도 '청룡 열차'에도 신기한 `에너지 법칙`이 있네" The world's most dangerous roller coaster: VIDEO


[놀이기구 속 과학원리]

안전벨트 없어도 안떨어져

'원심력'과 '구심력' 때문


    "아빠, 왜 열차가 거꾸로 됐는데 사람이 안 떨어져요? 안전벨트 때문이에요?" 


날씨 따듯한 5월, 아이들의 손을 잡고 놀이동산을 찾는 부모들은 빙글빙글 도는 청룡열차 앞에서 난감한 질문에 맞닥트린다. '안전벨트'가 사람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준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이야기한다면, 아이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짓밟는 부모가 될 수 있다. 


물론 안전을 위해 안전벨트가 어깨를 덮고 있지만 안전벨트가 없더라도 사람은 떨어지지 않는다. 청룡열차가 360도 회전을 할 때 만들어지는 '원심력'과 '구심력' 때문이다. 놀이동산에서 난감한 질문에 놓인 부모들을 위해 준비했다. 아이들이 과학에 호기심을 갖고 미래의 과학자를 꿈꾸게 되는 것은 '덤'으로 얻는 소득이다. 


놀이동산의 상징과도 같은 청룡열차는 처음 언덕을 오를 때까지만 전기 동력이 필요하다.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순간부터는 모든 것이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 사이의 변환으로만 움직인다. 


높은 곳에 있는 물은 위치에너지를 갖고 있다. 언제든 떨어지기만 하면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댐에 가둬둔 물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전기터빈을 돌리는 것은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바뀌는 것을 활용한 것이다. 물레방아가 도는 것도 같은 원리다. 박동혁 인하대 유기응용재료공학과 교수는 "위치에너지는 사라지지 않고 운동에너지로 전환된다"며 "청룡열차에서도 모든 에너지는 보존된다는 '에너지 보존법칙'이 성립된다"고 말했다. 


360도 회전하는 청룡열차에서 사람은 떨어지지 않는다. 원운동을 하는 물체에서 만들어지는 원심력과 구심력 때문이다. 물체가 원을 따라 움직이면 물체가 원래 움직이던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힘과 가운데서 물체를 잡아당기는 힘이 동시에 작용한다. 


원 중심으로 잡아당기는 힘이 구심력, 궤도를 이탈하려는 힘이 바로 원심력이다. 청룡열차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떨어트리는 힘이 구심력, 청룡열차에 붙도록 하는 힘이 원심력에 해당한다. 청룡열차의 속도가 빠를수록 구심력보다 원심력이 커지면서 열차에 탄 승객들은 의자에 더욱 강하게 달라붙게 된다. 


박 교수는 "원심력이 강하면 밖으로 튀어나가려는 힘을 더 많이 받게 되고 반대로 구심력이 강하면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에 두 힘이 평형을 이루는 속도로 만들어야 한다"며 "속도가 너무 느리면 구심력이 커지면서 사람들이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원심력과 구심력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것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이다. 인공위성에는 지구가 잡아당기는 '중력'과 지구를 탈출하려는 힘이 동시에 작용한다. 중력이 구심력으로, 궤도를 이탈하려는 힘이 원심력으로 작용하는데 두 힘이 평형을 이루면서 지구 둘레를 끊임없이 돈다. 지구와 가까이서 도는 저궤도 위성일수록 속도는 빠르다. 구심력인 중력이 커지기 때문에 그만큼 빨리 움직여야 큰 원심력을 가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구 저궤도인 상공 300~1500㎞를 도는 위성은 초속 7.2~7.9㎞의 속도를 가져야 한다. 이보다 위성 속도가 느리면 구심력이 커지면서 지구로 떨어지고, 더 빠르면 원심력이 강해지면서 지구 밖으로 탈출해버린다. 발사된 위성이 지구로 추락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기권 밖에서 충분한 속도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9년과 2010년 나로호에 실려 발사된 과학기술위성 2호가 모두 추락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기구 중 하나가 바로 '범퍼카'다. 고무로 된 커다란 범퍼를 장착한 이 작은 차는 부딪치는 순간 작은 충격과 함께 뒤로 밀려나간다. 당연해 보이는 이 현상이 바로 뉴턴이 이야기한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다. 두 물체가 서로에게 미치는 힘은 같고 방향은 반대다.


우주로 쏘아올리는 발사체(로켓)가 작용 반작용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술이다. 로켓 내부에 있는 연료가 연소되면서 밖으로 밀어내면(작용) 땅을 밀어내는 힘(반작용)이 만들어지면서 대기권을 뚫고 우주로 나아갈 수 있다. 김보현 대구경북과기원(DGIST) 융복합대학기초학부 교수는 "청룡열차, 범퍼카 등 놀이동산에 있는 놀이기구에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리학 지식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매일경제


kcontents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