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떨고있니?" 가속화 예상되는 지방·중견 건설사 구조 조정
대기업그룹 계열 건설업체 재무구조 개선
자본잠식 등 부실 기업 구조조정 불가피
시공능력평가 불이익 등 정부도 가세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 전망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이 지방·중견 업체들을 중심으로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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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구조조정 촉진을 위해 정지작업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자본잠식에 빠지거나 법정관리·워크아웃에 들어간 건설업체는 시공능력평가에서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좀비 기업들은 일감이 줄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보다 쉽게 진행될 수 있다.
일부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9년 건설업 1차 구조조정 이후 부실 건설사들이 대거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주택 경기 호조로 재무 구조가 개선된 업체들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과거 중동에서 저가 플랜트 수주로 어려움을 겪었던 대형 건설사들은 최근 그룹사차원의 지원과 재무구조 개선 활동을 통해 부채를 많이 줄였다"고 전했다.
그는 "금융당국에서는 일부 건설업체들을 한계 기업으로 분류한 후 퇴출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외 시장 상황이 여전히 좋지 않고, 국내 시장도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들에 제시한 한계기업 선정지침 기준에 따르면 ▲3년 연속 적자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 ▲2년 연속 마이너스 영업현금흐름을 보인 업체 등이 우선적인 구조조정 대상이다.
이에따라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자본잠식에 빠진 업체들과 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도는 업체들이 우선적인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수시 신용위험평가에 이름을 올린 건설사들도 구조조정 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올 초부터 증자와 감자를 번갈아 진행했던 건설사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기업 그룹사 소속 건설사의 경우는 최근 지주사와 계열사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구조조정 대상에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건설의 경우 2014년 411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 말에도 44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한화건설의 부채비율은 301%에 달한다. 전년에 비해 100%p 이상 증가했다. 총 차입금 2조194억원 중 1년 이내 갚아야 할 단기 차입금은 1조3174억원에 달한다.
한화그룹은 최근 한화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주)한화는 최근 보유중인 한화생명보험 주식 3058만5795주(2000억3100만원)를 한화건설에 처분했다. 동시에 매각대금 전액을 한화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상환상환우선주(RCPS) 70만1800주(2000억3100만원)를 사들였다. 이에따라 한화건설은 자기자본이 2000억원 늘어나는 증자 효과를 보게 됐다.
두산건설의 경우 지난해 렉스콘 공장 매각 등 유동성 확보 노력에도 불구하고 순차입금이 1조3000억원에 이른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매출액이 줄어든 데다 대손 상각, 사업부문 조정 등 일회성 비용 증가로 166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지만 두산그룹도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조5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하면서 자기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올해 초 유상증자에 성공하고 삼성그룹의 오너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을 사들이면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앞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거나 중동 건설 현장의 미청구공사에 따른 손실이 확대되면 대기업 그룹 계열 건설사들도 구조조정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도 만기가 된 회사채를 보유 현금으로 상환해 빚을 갚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해외에서도 저가 수주를 최대한 줄이고 국내에서도 미분양을 막기 위해 무리한 분양은 삼가는 분위기다.
반면 재무 상태가 좋지 않은 중견건설사나 무리하게 주택 사업을 진행 해 미분양이 늘어난 일부 지방 건설사들은 워크아웃에 들어가거나 퇴출 대상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이행성 보증채권을 보유한 건설공제조합도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금융권의 입맛대로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는 불만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제1금융권이 주도하는 워크아웃 회의를 열 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면서 "조합이 적은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강력하게 의견을 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민기 기자 km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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