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자(Perfetionist)'일수록 일을 뒤로 미룬다?!

카테고리 없음|2016. 4. 6. 01:02


[완벽주의와 미루기의 관계]

미리미리 해 두면 좋으련만, 

항상 공부는 시험 직전에, 원고도 마감 직전에 쓰게 된다

자기비하에 쉽게 빠져


   ‘내일 일은 내일의 내가 하겠지’라며 태평하게 떠넘기고는 내일이 오면 어제의 나를 원망하곤 한다. 우리가 이렇게 미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출처 therav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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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계속 미루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연구들에 의하면 가끔이 아니라 ‘습관적’으로 일을 미뤄버릇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고 있거나(일의 특성) 

②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낮거나 

③ 성격적으로 충동적이고 책임감/의무감이 떨어지거나 

④ 뭔가를 성취하고 싶다는 동기가 낮은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teel, 2007).


이렇게 보통은 일의 특성이나 개인적 특성에 의해 동기수준이 낮기 때문에 미루는 경우가 흔하지만 때로는 의외의 요소인 ‘완벽주의’가 사람들로 하여금 일을 미루게 만들기도 한다.


완벽주의 지금보다 더 잘 하면 된다는 ‘발전’의 개념을 넘어 한 치의 흠도 없이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고자 하는 강박을 말한다


이런 완벽주의를 강하게 보이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같은 수준의 수행을 보이고 있어도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쉽게 좌절한다. 또한 자기비하에 쉽게 빠지곤 한다. 충분히 잘 하고 있더라도 이상이 너무 높아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자살충동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완벽주의는 자살충동과도 상관을 보인다고 한다.


한편, 완벽주의적인 만큼 수행 수준이 높으면 좋지 않을까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심리학자 Flett의 연구에 의하면 완벽주의적인 사람들은 실수나 실패에 대한 불안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리고 불안은 보통 사람들의 수행을 깎아먹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단 1점이라도 깎이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완벽주의적인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시험불안이 높고 그 결과 실제 공부하는 것에 비해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완벽을 추구하다가 아예 아무것도 안 해버리기도 한다. 이 지점에서 완벽주의가 미루기와 관련을 보인다. 어떤 일을 완벽하게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전까지 일을 시작도 안 하기도 하고, 때로는 조금 더 좋은 결과물을 내겠다며 일에 지나치게 집착해서 기한을 넘어서도 일을 붙들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 결과 교수들의 경우도 완벽주의적인 교수들이 그렇지 않은 교수들에 비해 출간한 논문의 수가 적고 논문의 질 또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완벽주의가 정신건강에도 또 수행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Flett 등의 연구자들은 완벽주의는 ‘불행의 레시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로 완벽주의는 대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지에 대한 지나친 걱정과도 관련을 보인다(Hewitt & Flett, 1991). 완벽주의적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늘 멋져 보일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틈을 보이는 것에 대한 불안도 심한 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라서 그 누구도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겨우 다른 사람들이 나를 좀 좋게 봐줬으면 좋겠다는 소망에 나의 정신건강과 각종 수행, 행복을 걸기에는 우리 삶이 좀 아깝다는 점도 생각해보자.

 

※ 필자소개

지뇽뇽. 연세대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jinpark.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동아에 인기리 연재했던 심리학 이야기를 동아사이언스에 새롭게 연재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 주를 건강하게 보내는 심리학을 다룬 <심리학 일주일>을 썼다.

지뇽뇽 심리학 칼럼니스트 imaum0217@naver.com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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