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R&D투자, 매출의 0.7% '찔끔'


[2015년 상위 20개사 사업보고서 분석]

글로벌 건설사 꿈꾼다더니

연구개발(R&D) 투자 인색


    그동안 단순시공 위주의 수주에서 벗어나 설계, 운영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주창하고 있는 국내 대형 건설업체들이 정작 연구개발(R&D) 투자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는 해외시장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이 기술·시공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4일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 20개 건설사의 2015년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지난해 R&D 투자규모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연결재무제표 기준) 대비 R%D 투자 비율은 고작 평균 0.72%로 나타났다. 1000원을 팔면 7원만 연구개발비용으로 사용한 셈이다.


이는 지난해 국내 기업의 R&D 잠정 비율(2.95%)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가장 많은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기업은 두산중공업으로 5682억9100만원(3.51%)을 투자했다. 2014년에 비해서도 345억8700만원이나 늘었다. 다만 주된 업종이 중공업이라 건설기업으로 분류하기엔 어폐가 있다. 


반면 순수 건설기업중 R&D비용으로 1000억원을 넘긴 곳은 현대건설이 유일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총 1048억1400억원을 R&D에 썼다. 2014년(1234억8200만원)에 비해선 15.1% 감소한 규모다. 매출액 대비 비율은 0.55%로 평균보다 낮았다. 


현대건설에 이어 대림산업이 794억8200만원을 R&D에 투자, 두번째로 투자규모가 많았다. 대림산업은 2014년 626억1100만원에서 투자를 26.9% 늘렸다. 다만 매출 대비 R&D 투자비중은 0.84%로 평균치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의 작년 R&D 투자금액은 416억5500만원,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0.31%로 나타났다. 그나마 제일모직 합병 등의 영향으로 2014년 33억9700만원에서 10배 이상 크게 늘어났지만 회사 규모에 비해선 적은 수치다. 


상위 20대 건설기업중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한라 △코오롱글로벌 등은 지난해 R&D 투자가 오히려 전년보다 줄었다. 특히 롯데건설은 2014년 405억1300만원에서 작년 215억1700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투자를 줄여, 미래 투자에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수 건설업체 중 가장 높은 R&D 투자 비율을 기록한 곳은 두산건설이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R&D로 343억3500만원을 지출해 매출액 대비 1.9%를 기록했다. 한화건설 역시 R&D 투자규모를 2014년 291억1400만원에서 지난해 412억4300만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렸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로 1.39%로 높게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자체 기술연구소를 가지고 있지만 고부부가치를 만드는 신기술은 해외 업체로부터 들여오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R&D 투자에 인색한 건설기업 문화와도 관계가 깊다"고 꼬집었다.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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