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 中 국영가스사와 서해안 파이프라인 건설 추진


이승훈 사장 중국에 공식 제안

"콧대 높은 중동 산유국에 본때

건설비 1조5000억원 추정

이란 가스전 개발에 참여 검토

"세계적 메이저 회사로"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지난 1일 본지 인터뷰에서 “가스공사가 해외 가스전 개발 등에서 세계적 기업이 될 때까지는 국내 독점권이 유지돼야 한다”며 “이후에는 가스공사를 국내와 해외 부문으로 나눠 해외 부문은 민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지난 1일 본지 인터

뷰에서 “가스공사가 해외 가스전 개발 등에서 

세계적 기업이 될 때까지는 국내 독점권이 유지돼

야 한다”며 “이후에는 가스공사를 국내와 해외 부

문으로 나눠 해외 부문은 민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완중 기자


"한국과 중국 간 서해 해저(海底)에 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국 국영 가스회사 CNPC 사장에게 제안했습니다."


이승훈(71)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지난 1일 본지 인터뷰에서 "(한·중 양국이)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해 가스를 주고받게 되면 가스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도입 단가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출처 subseaworldnews.com


한, 중 서해 가스 파이프라인 연결 방안 그래픽


"서해 파이프라인 깔면 가스 도입 단가 낮아져"

서해 가스 파이프라인이 부설되면 한국은 '에너지 고도(孤島)'에서 탈피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LNG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더구나 북한에 가로막혀 러시아나 중국 등 대륙을 통한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이 막혀있다. 이 때문에 카타르 등 중동 산유국에서 천연가스를 액화시켜 가스 운반선으로 들여온 뒤 인천·평택 등에 있는 LNG 인수 기지에서 기화시켜 배관망을 통해 전국 가정까지 공급한다. 러시아로부터 육상 파이프라인으로 가스를 공급받는 유럽 국가들과 달리 해상 운송에만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중동 산유국의 봉' 신세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실제 한국이 수입하는 LNG 가격은 미국 등에서 판매되는 천연가스 가격의 2~3배 수준에 이른다. 가스공사는 작년 한 해 3150만t(약 19조원어치)을 구매한 '세계 최대 LNG 바이어'다.


이 사장은 "한·중 양국은 중동 산유국들로부터 국제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LNG를 사올 수밖에 없다"며 "한·중 간 파이프라인이 연결되면 한국이 가스가 넘쳐날 때 중국에 수출할 수 있고, 반대의 경우엔 중국으로부터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가스 가격을 낮춰달라'고 하면 중동 산유국들이 '공급을 끊겠다'고 위협할 수 있었지만, 파이프라인이 부설되면 이런 협박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중동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2018년부터 30년간 연 380억㎥의 대규모 천연가스 도입 계약을 맺어 안정적 공급 기반을 마련했다.


한·중 해저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비는1조5000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추정된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파이프라인 건설에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다"며 "다만 막대한 건설비 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좀 더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연가스 공동 구매 등 에너지 분야 협력은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도 논의된 내용이다. 3국 정상은 작년 11월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판매자에게 유리하고 경직된 LNG 계약 관행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 LNG 수급 위기 공동 대응, 동북아 LNG 허브 구축 등에 나서기로 했다"고 합의했었다.


"이란 가스전 개발 사업도 참여 추진"

가스공사는 이란산(産) 가스 도입, 가스전 개발 등도 추진 중이다. 이 사장은 "상반기 내 이뤄질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 맞춰 이란 가스전 개발 사업 참여, 이란산 가스 국내 도입 등에 대해 성과를 내려 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2위다. 지난 1월 경제제재 해제 이후 해외 투자를 유치해 가스전 개발과 원유 증산에 나서면서 세계 에너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장은 "메이저 석유·가스회사와 공동으로 이란 가스전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란 사업이 성사되면 국내 기업들도 동반 진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장기적으로 가스공사를 세계적인 '가스 메이저' 회사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가스공사는 작년 12월 엑손모빌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데 이어 이달 중 셸·토털과도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그는 "메이저 회사와 협력을 통해 가스전 개발, 가스 액화 플랜트 건설 등 우리가 뒤져 있는 분야의 기술을 흡수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론 가스공사를 엑손모빌과 같은 글로벌 가스회사로 키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작년 7월 가스공사 사장에 올랐다. 국내 대표적인 '시장경제론자'로 1990년대 후반 전력 분야 민영화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가스공사 사장이 되기 전엔 '가스공사 독점권을 깨야 한다'는 입장을 언론에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인터뷰에서 "가스공사가 해외 가스전 개발 등에서 일정 수준에 오를 때까진 독점권을 유지하되, 이후에는 해외 부문만 따로 분리해 민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묵 기자 조선닷컴

kcontents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