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중장비부문 세계 ‘톱3’ 진입할 것”
정석현 수산중공업 회장
사무직 30%가 연구개발 인력
국산화 성공…해외매출이 60%
2008년 키코 사태 시련 딛고 재기
“현재 세계 시장 5위인 주력 제품을 세계 3위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지난 25일 경기 화성의 수산중공업 본사에서 만난 정석현 회장은 “외환파생상품 키코 피해를 이겨내고 회사가 안정을 되찾은 만큼, 건설 중장비 분야에서 세계 선두권 업체로 도약하는 일만 남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1984년 설립된 수산중공업은 토목·건설 작업에 쓰이는 중장비 생산업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1020억원인 이 회사는 해마다 매출의 4~9%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외국 제품이 싹쓸이하던 건설 중장비 시장에서 잇달아 국산화를 이뤄냈다.
정 회장은 “고객이 우리 제품을 구입해 사업을 하는 기업이니, 고객사가 사업하는 데 차질이 생기게 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품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지난날을 떠올렸다. 높은 품질과 빠른 납품, 확실한 애프터서비스로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해외 시장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고 정 회장은 내세웠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수산중공업의 유압 브레이커(굴삭기를 작동시키는 주요 기계장치)와 유압 드릴은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건설 중장비의 특성상 정밀도와 내구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최고의 설계력·기술력으로 최근엔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요.” 전체 직원 230명 가운데 생산직 80명을 뺀 사무·지원인력의 30%인 45명이 연구·개발인력이라고 정 회장은 소개했다.
2008년 키코 사태 때 200억원의 피해를 입고 ‘키코 피해기업 공동 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정 회장은 “중소기업은 외부 충격에 약해 정부가 보호해주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며, 금융감독원에 서운함을 나타냈다. “키코 공대위가 파악한 피해액만 5조~6조원, 대기업을 포함한 전체 피해액은 10조원으로 추정돼요. 글로벌 금융사가 키코를 설계한 뒤 국내에 파급시켜 국내 금융사는 수수료만 챙기고 외국 금융사가 10조원을 훑어갔어요. 금융감독원이 상품을 잘 파악하고 금융사를 제재했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겁니다.”
윤영미 선임기자 youngmi@hani.co.kr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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