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중동 건설시장 기지개…해외수주 ‘봄바람’


이달 쿠웨이트 대형공사 수주 등

중동發 훈풍에 전년동기 70%회복

삼성물산·현대엔지니어링등 상위권

현대건설·두산중공업도 가세


    올들어 2월까지 급감했던 해외건설 수주가 이달 들어 다시 살아나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 70%까지 회복하고 있다. 



유가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동 산유국들이 버티기 끝에 미뤄 둔 프로젝트들을 서서히 풀기 시작했고, 쿠웨이트의 29억달러 규모 알주르 LNG 터미널 등 대형 수주가 터진 결과다.


29일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해외 건설 수주액은 90억3591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8% 수준이다. 이는 올 1~2월 수주액이 50억1388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8%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선 크게 회복한 것이다. 3월에만 40억2203만달러를 수주, 전년 동월 대비 39% 증가했다.


가장 큰 시장인 중동 수주가 살아났다. 유가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중동 발주가 메말라 건설사의 수주 가뭄은 극심했다.



삼성물산이 지난 2월 수주한 2450억원 규모의 말레이시아 사푸라오피스빌딩 투시도.


올들어 현재까지 중동 지역 수주액은 30억655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5%까지 회복했다. 특히 쿠웨이트 알주르 LNG프로젝트 수주가 반영된 3월에는 29억7786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75% 증가했다.


아시아 지역 수주액은 32억7033만달러로 중동 지역 수주액보다 많았다. 국내 건설사들이 몇해 전부터 중동 일변도에서 탈피해 아시아, 태평양ㆍ북미 등 수주 전선을 넓힌 결과다. 다만 수주액은 1년 전보다 33% 감소했다.


김운중 해외건설협회 진출지원실장은 “중동 지역이 되살아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사업을 축소하고 연기하던 중동 각국이 긴급한 프로젝트들을 위주로 계약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 등 해외 발주 시장 회복의 볕은 아직 일부 기업에만 깃든 모양새다. 1분기 대형 수주를 거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에 온도차가 심해졌다.


업체별 수주액을 보면 삼성물산이 22억782만달러로 가장 많은 수주고를 챙겼다. 삼성물산은 이미 지난해 실적의 40%를 달성했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17억달러), 현대건설(16억7023만달러), 두산중공업(8억4399만달러), 포스코건설(7억763만달러) 순으로 많았다.


현대로템(4억3859만달러), 대우건설(3억2284만달러), 롯데건설(2억6064만달러), 쌍용건설(2억975만달러), 동일토건(1억1511만달러) 등이 수주액 10위권에 들었다.


대기업 건설사 중 해외 수주 순위 수위를 달리던 GS건설, SK건설, 대림산업이 20위권에서 빠져 있다. 현재 양해각서(MOU) 단계이거나 수주 가시권에 들어 온 사업들이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과 한화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주택 10만가구 규모 신도시를 짓는 사업도 이달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만큼 정식계약 체결 시한인 6개월 이내에 계약 체결 이후 실적에 반영된다.


앞으로 이란제재 해제, 수주 다변화 전략 덕에 건설사의 해외 수주 낭보가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대림산업은 이란ㆍ러시아 위주로 플랜트 수주 시장을 공략 중이다. GS건설은 최근 1조7000억원 규모의 싱가포르 창이공항 인근 터미널 공사 관련 낙찰통지서(LOA)를 받고 계약을 준비 중이다. 


김 실장은 “앞으로도 대형 수주가 계속되면 지난해 부진했던 해외 수주 분위기는 반전을 넘어 활기로 바뀔 것”이라며 “저유가와 세계경제 불안감에 (경쟁사)유럽과 일본 기업도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는데, 우리 기업들이 대단히 선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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