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냐, 도태냐..."기로에선 보험산업"

사전신고제·가격규제 폐지 등 

4월 '경쟁력 강화안' 본격시행

M&A 등 보험산업 재편 불가피


   주요 금융산업 중 지금까지 '고인 물'로 여겨질 만큼 큰 변화가 없던 보험산업이 이제 성장과 도태의 기로에 섰다. 


 edited by kcontents 


다음달 본격 시행되는 상품사전신고제 및 사전가격규제 폐지를 핵심 내용으로 한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은 보험사들의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비록 원안에 비해 훼손되기는 했지만 업계의 숙원이던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이달 국회를 통과해 급증하는 손해율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계속되는 저금리는 이미 경영계획 수립에 상수(常修)가 된 지 오래고 핀테크 열풍은 보험사들의 새로운 변화를 요구한다. 실손보험 상품은 계속되는 과잉진료로 손해율이 124%를 웃돌며 흉포화·조직화·지능화되는 보험사기로 보험사들의 한숨은 깊어진다. 


보험시장 자체도 예전보다 움츠러든 모습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가구당 보험가입률은 지난 2006년 85.7%에서 지난해 81.7%로 내려앉았다. 계속되는 불경기로 보험가입 여력이 있는 가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계약해지시 보험사가 고객에게 돌려주는 해지환급금은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으로 16조7,93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보험가입자를 유치해도 그만큼 보험을 깨는 이들이 덩달아 늘어나 장기적 자금운용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오는 2020년 도입 예정인 국제회계기준 IFRS4 2단계는 보험사들에 최대 42조원의 자본을 추가로 쌓도록 요구, 수년 내 보험사 5~6곳 정도가 시장에 추가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결국 보험사들은 향후 수년간 지속될 위기와 기회의 소용돌이에서 생존과 성장의 해법을 찾아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실장은 "시장 자체가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경쟁이 이전보다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으며 인수합병(M&A)이나 특정 고객군에게 집중한 보험사가 출현하는 식으로 보험산업 재편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금융개혁과 인공지능 활성화에 따른 시장 변화를 빨리 활용하는 보험사가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co.kr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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