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본 밀물..."투자한도 손발묶인 국내 보험사'


보험사 유일하게 자산기준 한도제한

생보빅3, ING생명 인수참여해도 자체 동원력 부족해


    중국 대형 금융사들이 국내 보험사 인수전에 의욕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정작 자본력을 갖춘 국내 보험사는 인수 의사가 있어도 규제 탓에 ‘발목’이 잡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보험사는 은행, 증권 등 모든 금융업권을 통틀어 유일하게 자산기준으로 투자한도 규제를 받고 있다.


이런 규제 탓에 최근 2조원대 매물로 나온 ING생명의 경우 자체 자금만으로 인수할 국내 보험사가 단 한 곳도 없다. 2~3년 안에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으로 생보사 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관측돼 보험사의 투자한도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는 신규 지분 취득시 보험업법상 투자한도 규제를 받는다. ‘일반계정 자기자본의 60%’와 ‘총자산의 3%’ 중에서 작은 금액 만큼만 투자한도로 인정받는데 대부분의 보험사는 ‘총자산의 3%’가 작다. 자기자본이 아니라 사실상 자산규모가 투자한도를 결정하는 셈이다.


총자산이 투자한도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보험권이 유일하다. 금융업권별로 금융지주사는 지분 취득과 관련해 투자한도 제한을 아예 받지 않는다. 은행은 원칙적으로 자기자본의 15%만큼 투자할 수 있으나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면 30%까지 가능하다.저축은행은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해 투자할 수 없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카드사는 아예 투자한도 규제가 없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시행령상 자산 기준의 투자한도 규제만 있었는데 2003년에 보험업법이 전면 개정될 때 시행령이 법으로 올라오면서 다른 업권과 동일하게 자기자본 규제가 생겼다”며 “과거 규제와 일관성 유지 차원에서 자본 규제가 생긴 이후에도 자산 규제를 병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中 자본 몰려오는데..투자한도 손발묶인 국내 보험사


자산을 기준으로 투자 한도가 결정되면 자기자본 기준 한도와 비교해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많게는 절반 가량으로 급감한다. 이 때문에 자본력과 전문성을 갖춘 보험사들이 우량 보험사가 매물로 나와도 독자적으로는 인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MBK파트너스가 매물로 내놓은 ING생명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MBK파트너스는 2013년 12월에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400억원에 매수했고 이번에 매각가를 2조원 이상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ING생명은 우량한 계약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도 인수자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투자한도 규제로 2조원 이상의 자금을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2015년 9월말 기준으로 삼성생명은 투자가능 규모가 9093억원, 한화생명은 5315억원에 불과하다, 교보생명은 1조5580억원으로 2조원에 미달한다. 손보사 1위인 삼성화재도 투자가능 규모가 7063억원 밖에 안된다. 다른 업권처럼 자기자본 규제를 적용한다면 보험사의 투자한도는 크게 올라간다. 삼성생명은 2조4245억원, 한화생명은 3조8661억원, 교보생명은 3조1553억원으로 상향되고 삼성화재도 2조6553억원으로 여유가 생긴다. ING생명 예상 매각가를 모두 웃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ING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이 매물로 나와 있고 KDB생명도 잠재 매물”이라며 “IFRS4 2단계 도입으로 국내 보험사 매물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국내 보험사들이 인수에 나설 수 없어 우량 보험사들이 중국 자본에 다 넘어갈 판”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자본력도 있고 보험업에 대한 전문성도 가진 국내 보험사들이 매물로 나온 보험사를 인수하는게 국내 보험산업 발전에 바람직한데 규제로 자본이 있어도 투자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동양생명이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인수됐고 최근 알리안츠생명 인수자로는 역시 안방보험과 IBK투자증권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IBK투자증권은 직접 생보업에 진출할 의사는 없이 중국 자본을 끌어들여 사모투자펀드(PEF) 방식으로 알리안츠생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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