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사내유보금 세금까지 부과에 "너무 힘들어"

유보금으로 토지 매입 후 주택사업 진행

투자 재원 축소 우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중고

  "정부 규제로 부동산 경기는 침체를 보이고 불확실성은 커지는데, 사내 유보금에 세금까지 부과하니 너무 힘듭니다."(A 중견 건설사 관계자)

출처 이뉴스투데이. 2015년 7월 29일 보도자료

 * 사내유보금

기업이 영업을 해서 남은 돈 가운데 직원이나 주주에게 주지 않은 나머지 금액을 말한다. 

이 유보금은 기업이 은행에 쌓아 둘 수도 있고, 설비 투자에 묻을 수도 있으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회사의 지분을 사는 데 쓸 수도 있다.

유보금은 현금이 아니다. 투자를 해도 유보금이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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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회사의 경우 아파트를 분양하기 위해서는 토지를 매입해야 하는데 이를 과세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업종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B 중견 건설사 관계자)

지난해 정부가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로 한 '기업소득 환류 세제' 과세(사내유보금 과세)에 대해 중견 건설업체들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중견 건설사들은 보수적인 경영을 통해 사내 유보금을 늘려나가고 있다. 중견 건설사들의 경우 대형 건설업체들에 비해 투자 및 배당 확대가 쉽지 않아 사내유보금 과세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지방의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15일 "중견 건설업체의 경우 대부분 주택 사업으로 먹고사는데 아파트를 분양하기 위해 토지를 매입해도 투자로 인정받지 못한다"면서 "투자를 촉진하라고 만든 법인데 오히려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소득 환류 세제는 지난 2014년 기획재정부가 국민 경제의 선순환을 위해 도입했다. 근로소득증대 세제, 배당소득증대 세제와 더불어 '가계소득증대세제' 3대 패키지 중 하나다.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 중 일정 수준 이상을 투자, 임금, 배당 등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세금을 매겨 기업소득이 가계소득으로 흘러들어 가도록 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보이자 기업소득 환류 세제가 중견 건설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형 건설사의 경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아파트 분양 시장이 아직 살아 있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지방에 기반을 둔 중견 건설업체들의 경우 시장 침체에 따른 유동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는 주로 재건축 사업이나 시공만 맡다 보니 직접 택지를 구매하는 자체사업 비중이 작다. 반면 중견 건설사는 사업 실패 시 위험이 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보다는 직접 부지를 사들여서 사업을 진행하는 자체 사업 의존도가 높다. 

B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분양했던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입주자들이 잔금을 치르다 보니 갑자기 사내 유보금이 많이 늘어났다"면서 "하반기 분양 시장이 불투명해 함부로 투자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자칫 잘못하다간 좀비 기업이 될 수 있어 사내유보금을 어디에 써야 할지 고민이 크다"고 전했다. 

일부 중견 건설사는 지난해 사주 일가에게 순이익의 90%를 넘는 금액을 배당하면서 고배당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만든 법이 결국 기업 사주 일가로 또 다시 흘러들어가면서 실효성 논란까지 일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중견 건설사의 경우 간신히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낸 수익을 다시금 세금으로 내놓아야 하는 처지가 되면서 차라리 오너 일가에게 배당을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면서 "부지 매입에 추가 세금을 매기는 상황에서 누가 투자를 하겠냐"고 말했다. 

박영균 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투자와 고용을 늘리라고 기업소득 환류 세제를 만들었는데 중견 건설업체들은 그 법 때문에 투자를 못하고 있다"면서 "건설사들은 주택사업을 위해 땅을 사야하는데 이를 투자로 간주하지 않아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민기 기자 =km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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