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변화, "보험업계 판도 바꾼다"


노년층 관심, 자식 → 건강과 노후대비로 이동

보험 사각지대, 고령자·유병자 상품 돌풍에 가까운 인기


"애들 다 키워놨으니 취직이든 결혼이든 알아서 하겠죠. 나이가 드니 내 몸 아픈 게 제일 걱정입니다."(A 보험사 60대 고객)


     오매불망 자식 걱정뿐이던 노년층이 달라지면서 보험업계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자료제공=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경제력을 갖춘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의 등장으로 노년층의 관심이 자식에서 건강과 노후대비로 이동함에 따라 그간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고령자·유병자 상품이 돌풍에 가까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3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이 되면 액티브 시니어층이 전체 인구의 58% 정도를 차지하고 이들의 소비규모도 148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액티브 시니어는 은퇴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소비하며 여가생활을 즐기는 50~60대로 높은 소비성향을 보여 '슈퍼 소비자'로 분류된다. 


이들의 특징 중 하나는 건강과 노후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발표한 '2015 소비자행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액티브 시니어의 최대 관심사는 건강(66%)과 노후(46.1%)로 자녀의 결혼(22.9%)이나 자녀의 취업(14.9%)을 크게 앞섰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보험사들이 최근 내놓은 고령자·유병자 대상 보험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삼성화재가 지난 1월에 고령자를 대상으로 출시한 유병자보험 '간편하게 건강하게'는 두달만에 3만4000건, 39억2000만원 어치가 팔려나갔다. 현대해상이 지난해 8월에 내놓은 유병자·고령자 대상의 간편 심사 보험 '모두에게 간편한 건강보험'는 지난 1월 말 기준 누적 판매가 총 9만8328건, 75억5000만원에 달한다. KB손해보험이 지난해 9월에 출시한 '신간편가입 건강보험'도 지난 2월말까지 4만8622건, 29억2000만원 어치가 팔렸다.


50~60대들이 '돈 없는 노인'이 아니라 경제력을 갖춘 액티브 시니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보험사들은 한때 기피 대상으로 꼽던 고령층을 겨냥한 상품과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에 가입하기 힘들었던 고령층과 유병자 계층의 반응이 뜨거워 액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다른 보험상품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동양생명과 한화손해보험도 나란히 고령자와 유병자를 위한 신상품을 내놨고 푸르덴셜생명은 가입 즉시 평생 변하지 않는 노후소득을 보증하는 '무배당 평생소득 변액연금보험'을 선보였다. 푸르덴셜생명의 변액연금은 은퇴 후 노후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이른바 '은퇴 레드존'(은퇴 전 10년부터 은퇴 후 5년)을 겨냥했다. 


정상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고령층·유병자는 보험 가입이 거절되는 시장 내 기피 대상이었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며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로 신규 수익 창출원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시니어 계층은 주목할만한 신성장동력"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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