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주춤 시장, 돈줄 쥔 신탁사 '수주 잰걸음


이달부터 신탁사,

재개발·재건축 정비시장 열려

주요 신탁사들 

"수도권서 적극 수주작업"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건설·시행사들이 움츠러든 가운데 자금력을 가진 신탁사들이 앞다퉈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달부터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시장 진출이 가능해지면서 신탁사의 수주를 위한 잰걸음이 한창이다.



2일 신탁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 코람코자산신탁 등 주요 신탁사들은 정비사업 진출을 위한 별도 팀을 꾸려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한국토지신탁은 지난해 12월 3~4명으로 구성된 도시재생팀을 신설했고 코람코자산신탁, 한국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등도 팀 혹은 TF(태스크포스)를 꾸려 수주 작업에 돌입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이달부터 부동산신탁사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단독 시행사로 참여할 수 있게 된 때문이다. 조합이 땅을 신탁하면 신탁사가 시행자가 돼 사업비를 대고 시공사 선정부터 분양까지 모든 단계를 일괄 책임지는 방식으로 사업이 가능하게 된 것.


신탁사가 내세우는 강점은 자금력이다. 조합의 비전문성과 각종 비리, 자금조달 우려, 미분양 부담 등 기존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편이 될 수 있다. 한편으론 사업비 절감을 위해 중소 건설사 위주로 시공을 맡겼다 도산 등으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와 경험 부족에 대한 지적도 있다.


시장 분위기는 일단 우호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로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 건설사들이 한발 물러섰고, 대형 건설사들도 미분양 부담에 도급 형태를 선호하는 때문이다.


업계에선 신탁사들이 대형 건설사와 직접 경쟁해야 하는 사업장보다는 중소형 사업장을 겨냥한 수주 전략을 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신탁사의 차별점이 자금력에 있는 만큼 뉴스테이 등 신탁사가 들어갈 수 있는 시장과 사업을 분석하며 수주 작업 중"이라며 "인천 뉴스테이 외에도 수도권에서 논의 중인 사업장이 있어 성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인천 부평구 청천2재개발조합은 미분양 부담을 덜기 위해 전체 공급물량 5190가구 중 일반분양분 3500가구를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로 전환해 한국토지신탁이 설립한 리츠에 통매각했다. 코람코자산신탁도 올 초 경기 안양시 호계동 일대 재건축정비사업 대행자로 지정, 성광·호계·신라아파트 등 104가구를 203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을 맡아 하게 됐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소사업장 위주로 경험을 쌓고 점차 규모를 키워가는 식으로 단계적으로 사업을 넓혀갈 것"이라며 "일단은 사업 초기이기 때문에 투명하게 사업을 관리하는 등 인지도를 쌓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서울·경기의 거의 모든 단독주택단지가 재개발 대상지로 총 사업물량이 440만호에 육박한다"며 "신탁사가 갖는 구조적 강점을 토대로 수익성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시는 현재 건설사와 신탁사 등 정비사업 참여주체들을 대상으로 '정비사업의 관리시행 전문화 방안'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향후 연구결과를 토대로 각 주체들에게 필요한 역량이나 제도 개선 사항 등을 짚어본다는 방침이다.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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