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의 갑질, 비정규직 청소노동자에게 “식사 배달도 하라”


식기세척도

월성원전, 용역업체에 책임에 떠넘겨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발전소가 비정규직 청소노동자에게 식사배달·식기세척 업무까지 떠맡겨 논란이 일고 있다. 


월성원자력발전소 출처 대우건설


노동자들은 업무량 증가와 위생 문제로 이를 거부하고 있지만, 한수원 측은 “올해 새로 용역을 발주할 때 추가한 업무고, 이를 용역업체가 받아들였다”며 용역업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비정규직 청소노동자에게 식사배달·식기세척 업무 등이 추가된 건 올해(2016년)부터다.


지난해까지 한수원이 정한 청소용역 업무는 △대지 및 건물에 대한 청소, 위생관리 및 환경 미화작업과 쓰레기 분리작업 등 부대업무 △각종 행사 및 건물 내 이사의 준비, 지원 및 기타 부대업무 △발주자가 청소와 관련하여 필요에 의해 요구하는 사항이었다.


그런데 2016년 용역발주 계획서에는 이전 업무에다 △교대근무자 식사배달 △발전소 내 주방 청소 및 식기류 세척업무가 추가됐다. 새로운 업무를 담당할 사람을 뽑으면 그만이지만, 용역인원은 늘어나지 않았다. 기존 인원으로 추가된 업무까지 담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노조(공공운수노조 공공서비스대경지역지부 경주월성원자력지회)는 업무량 증가와 위생문제를 이유로 식사배달 업무를 거부하고 있다.


노조 김영민 사무장은 “식사배달 업무까지 맡으면 업무량이 크게 늘어난다. 원전은 365일 교대근무가 돌아가는데, 교대 업무자 식사 배달을 하면 우리도 365일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지적하며 “업무 시간에 따라 처우를 하겠다는데, 식사 배달할 때만 출근하고 시간당 임금을 주겠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김영민 사무장은 “식사 배달 업무만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므로 청소 업무를 하다가 배달하면 위생문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이때 문제는 본인이 다 떠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청소용역 발주 시방서(위), 2016년 시방서(아래). 업무 내용도 늘었고, 업무 면적도 

늘어났지만, 용역근로인원은 똑같다.


용역업체가 바뀌면서 근무환경도 바뀌었지만, 늘어난 업무와 관련해서는 노-사간 협약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노조는 교섭을 요청했지만,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늘어난 업무와 관련해 A청소용역업체 사장은 “우리는 한수원이 발주한 용역업무를 낙찰받았다. 무조건 할 수밖에 없다”며 “일을 못하겠다면 나가야 한다. 노조가 용역업체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고, B청소용역업체 사장은 “우리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 용역업체 측 말대로 원청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이상 이들은 따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시선은 업무량 증가와 위생 문제가 야기될 수밖에 없는데도 인원 증가 없이 추가 업무를 발주한 한수원으로 향한다.


한수원 월성원전본부 관계자는 “용역명이 청소업무였지, 다른 부분도 추가할 수 있다. 이미 용역발주를 할 때 추가한 내용”이라며 “용역업체 노사 간 벌어지고 있는 문제에 우리는 관여할 이유가 없다. 하겠다고 수주한 용역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행위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용역업체 몫”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용역업체에 책임을 떠넘긴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용역근로자 보호지침’을 보면 입찰 공고시 “근무인원을 명시하여 용역근로자 고용규모가 감소되지 않도록 유의”토록 하고 있다. 업무량이 늘었지만, 용역근로자 인원은 이전과 같다면 사실상 고용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이에 노조 김영민 사무장은 “늘어난 업무에 추가 인원을 배정하려면 용역설계변경을 한수원이 해야 한다”며 “발주해놓고 문제가 되니 한수원이 용역업체와 노동자에게 문제를 떠넘기고 있다. 명백한 한수원의 갑질”이라고 말했다.

참세상 천용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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