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자금난 심화? ...신용등급 강등·회사채 시장 악화
두산건설, 지난해 영업적자 1669억원
실적 크게 악화
일부 건설업체들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해당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투협채권정보센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갚으려면 차환을 발행해야하는데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조달 금리 인상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여기에 건설 회사채 시장 분위기도 급격히 얼어붙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우수한 건설업체들 역시 빚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산·포스코건설 신용등급 하락…빚 상환 부담 가중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두산건설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이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조정한 것은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영업적자 1669억원(연결 기준)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신용등급 강등으로 두산건설은 당장 5월 만기가 돌아오는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방식을 고민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신용등급 BB+는 투자부적격으로 분류돼 차환 발행 자체가 어려워서다.
차환이란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신규 회사채 발행을 통해 갚는 방식이다. 차환은 현금유출이 없다는 장점이 있어 대부분 건설업체들은 회사채 상환에 이 방식을 사용해왔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신용등급도 낮아 두산건설이 차환발행에 성공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채권자에게 만기 연장을 요청하거나 자체 자금 등으로 빚을 상환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달 8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하는 포스코건설 사정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줄곧 더블A 등급을 유지해왔던 신용등급이 지난해 A+로 강등됐기 때문이다.
모기업인 포스코의 투자 위축으로 수익성이 높은 공사 물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차환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당초 발행했던 회사채보다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해 포스코건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대형사들 차환 대신 현금상환…회사채 시장 분위기 '꽁꽁'
신용등급이 우수한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회사채 상환에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강화와 저유가 쇼크, 미국의 금리인상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건설 회사채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대부분 업체가 차환이 아닌 보유 현금이나 은행 대출로 빚을 갚고 있어 자칫 재무건전성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GS건설은 이날 만기도래한 회사채 3200억원을 차환이 아닌 현금으로 갚았다. 3200억원은 GS건설이 삼성동 파르나스 호텔 지분매각으로 확보했던 7550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돈이다.
이달초 200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한 롯데건설은 자체 현금과 은행대출로 필요 자금을 융통했다. 차환발행에 성공하려면 그만큼 고금리를 부담해야해 대출을 끌어들여 빚 상환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회사채 2500억원을 갚아야하는 대우건설도 차환이 아닌 보유 현금으로 빚을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그나마 은행 대출 등 다른 통로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며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업체들은 은행대출도 어려워 건설업계의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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