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 조선 등 수주산업 회계 강화, 실효성 있을까?

박진영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전문가 투입 시에도 시간 인력 제약 한계"

   조선, 건설 등 수주산업을 중심으로 ‘회계절벽’ 현상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수주산업의 회계적 불투명성에 대한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재무제표 및 주석에 회사 전체 또는 영업부문별 누적공사수익, 누적공사원가, 미청구공사 등의 합계만 공시함에 따라 투자자는 개별 공사의 잠재 리스크를 나타내주는 진행률, 미청구공사 등을 알 수 없었다.
 
이러한 가운데 수주산업에서 대규모 적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은 수주산업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게 됐고 합리적인 판단을 위한 세부적인 회계정보 공시를 요구했다. 이러한 요구에 발맞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및 일반기업회계기준이 개정됐다.

개정된 규정에 따르면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법인의 경우 2016년 1월 1일 이후 최초로 시작되는 회계연도부터 적용된다. 

원가기준 투입법으로 진행률을 계산하는 건설계약의 개별 공사별 진행률, 미청구공사, 매출채권, 공사미수금 등 공사 관련 구체적인 회계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계약금액이 직전 회계연도 매출액의 5% 이상인 공사계약이 개별 공시의 대상이다. 

다만 영업기밀 유출 등의 업계 우려 사항을 반영하여 개별공사별로 공시할 경우 원가노출의 우려가 있는 공사예정원가 변동금액 등은 개별공사별 공시사항에서는 제외하며 영업부문별로 합계액을 공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건설 완료일이 속하는 회계연도까지 공시해야 하며 최초 적용 이후에 계약수익의 감액 등으로 공시대상 조건(직전 회계연도 매출액의 5%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공시는 계속되어야 한다. 개별공사별 공시에 있어 예외를 적용받을 수도 있다.

관련 법령에서 비밀,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하는 경우 계약에서 비밀·비공개 사항으로 규정하고 계약 당사자가 특정 항목의 공시를 동의하지 않아 해당 항목의 일부나 전부를 공시하면 기업에 현저한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공시 중 일부를 생략할 수도 있다. 다만 공시사항 중 1개 항목이라도 생략할 시에는 생략의 근거를 공시해야 한다.


영업부문별 공시사항도 늘어났다. 공사손실충당부채, 공사손익 변동금액 및 추정총계약원가의 
변동금액을 해당 계약이 속한 영업부문 별로 공시해야 한다. 회계추정 변경, 오류수정에 따른 공사손익 및 추정총계약원가 변동금액의 경우에는 원인 구분없이 변동금액만을 공시한다.

개별공사별 공시에서 미청구공사와 손상차손누계액 또는 매출채권(공사미수금)과 대손충당금을 생략한 경우에는 해당금액의 영업부분별 합계액을 영업부문별로 공시해야 한다. 이처럼 수주산업과 관련하여 공시 의무가 강화되면서 수주산업 불확실성 해소 가능성이 증가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판단된다. 다만 예외조항 마련으로 중요 정보의 공시 생략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판단된다. 

금융감독원은 수주산업과 관련해 공시규정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미청구공사 금액의 적정성에 대한 회계감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건설, 조선업종에서 공사진행률 과대산정 및 평가의 적정성 문제로 미청구공사와 관련된 회계의혹이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4대 중점 테마 감리 회계 이슈 중 하나로 미청구공사 금액의 적정성 문제를 포함시켰다. 앞으로 회계감사 시 미청구금액의 적정성에 대한 검증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되며 충당금 설정 요구액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수주산업과 관련된 미청구공사 우려는 다소 줄어들 수는 있겠으나 이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기는 한계점이 존재한다고 판단된다. 

미청구공사 관련 감리 강화에도 불구하고 건설 사이트별로 특성 및 계약조건 등에 차이점의 경우 전문가가 아니면 알기 힘든 부분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또 전문가를 투입한다고 해도 시간과 인력의 제약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 

kcontents


"from past to future"

daily construction news

conpaper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