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정책' 정비사업의 비합리적 규정...주민만 피해


탁상행정이 부른 실패
소수가 좌지우지한 정비사업 악법
현장 상황 공공의 이해도 제고 필요해

    출구정책의 일환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6조의2 제1항 제1호 및 제2호의 효력이 종료된 가운데 정책 도입 시 현장 상황에 대한 공공의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현장을 모르는 상태에서 도입한 ‘출구정책’ 시행은 문제 해결은커녕 사업을 지연시키고 주민갈등이 더욱 심화되는 등의 부작용만 쏟아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는 ‘도정법’ 제16조의2 조항이 꼽히고 있다.

‘도정법’ 제16조의2 조항은 특별한 해산사유 없이도 조합원 또는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 해산동의에 의한 해산 신청만으로 조합설립인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하지만 ‘도정법’ 제16조 조합설립인가 규정에 의하면 토지등소유자의 3/4 이상 및 토지면적의 1/2 이상의 토지등소유자의 동의를 얻어야만 조합설립인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정법’ 제16조의2에서는 엄격한 절차와 요건을 충족해 어렵게 설립한 조합을 별다른 절차 없이 해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합설립인가 요건에 비해 훨씬 완화된 요건인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 해산동의만으로 조합설립인가를 취소하도록 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이에 따라 ‘도정법’ 16조의2 제1항 제1호 및 제2호 조항은 지난 2012년 ‘도정법’ 개정 당시 부작용이 우려되면서 많은 전문가들의 반대에 부딪치면서 한시법으로 도입됐다.

이와 함께 이러한 법 조항을 지자체가 구역해제에 포커스를 맞춰 악용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도정법’ 16조의2 제2항에 따르면 전체 토지등소유자의 10%가 요청할 경우 시장·군수는 개략적인 정비사업비 및 추정분담금을 조사해 토지등소유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근거로 서울시의 경우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를 개정하고 같은 해 7월 출구정책을 위해 구역해제에 방점을 둔 실태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이 같은 정책은 출구정책의 비합리적인 규정으로 꼽혀왔다.

 


정비구역 내 전체 주민의 75% 동의를 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곳에서 전체주민 10%의 요청에 의해 지자체가 개략적인 사업성 분석 결과를 제공하고 사업 진행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이후 주민 과반수가 사업에 반대하면 조합을 해산시킬 수 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주민들의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

그만큼 사업은 지지부진해져만 가는 와중에 분담금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출구정책의 주요 문제점으로 꼽혀 오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장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졸속 정책이 다시 등장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다.

박종필 주거환경연구원 부장은 “출구정책으로 인해 전체 토지등소유자의 과반수이상만 동의하면 조합설립인가 자체를 취소시키는 조항은 문제가 있었다”며 “이 같은 졸속 정책이 다시 등장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하우징헤럴드 이혁기 기자  lhg@hou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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