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 들러 왔다가 '대출' 받은 이유


"자본금 늘리는 재테크에서 

부채비율을 줄이는 빚테크 사례 증가"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발생하는 현상"


   #1. A씨(33)는 임금이 오르자 1년만기 적금 상품을 가입하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 


출처 인터넷 


은행에서는 A씨에게 2.40%의 1년 만기 정기적금 상품을 소개해 줬다. A씨가 매달 30만원씩 돈을 넣으면 1년 뒤 붙는 이자는 세금을 제외하고 3만9600원이 전부였다. A씨는 상품가입을 포기하고 오히려 대출상품 상담을 시작했다. 


A씨는 "분할상환 신규대출을 받아 자동차 할부금을 내고 대출금을 30만원씩 갚아나가는 것이 적금하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며 "적금은 세금을 빼면 수익률이 너무 낮아 빚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 B씨는 저축은행에서 28.4%의 금리로 2200만원을 대출받아 상환하고 있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너무하다는 생각에 B씨는 금리를 낮출 방법을 찾다 P2P업체에 대출을 의뢰했다. 


P2P업체에서는 B씨의 신용정보를 조회해 본 뒤 9.74%의 대출상품을 권유했고, B씨는 이 상품으로 갈아탔다. B씨는 상품 변경으로 185만원의 이자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환능력이 있지만 고금리로 대출을 받는 고객이 빚이라도 줄여보자는 심정으로 P2P를 찾고 있다"며 "재산을 쌓는 것이 아닌 빚을 줄이는 방식의 재테크가 효과적인 시점"이라고 말했다.


'빚테크'가 재테크의 한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적금을 통해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닌, 대출을 통해 고금리 빚을 청산하고 이를 갚아나가는 고객의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낮은 적금 금리에 세금까지 내다보니 생겨난 현상이다.


지금보다 금리가 높던 시절 받았던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보다 낮은 금리로 새 대출을 내고 있다. 그러려면 중도상환수수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절약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에 발생한 은행권의 중도상환수수료 수익은 247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발생한 전체 중도상환수수료 수익인 3852억원의 64.1%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5년째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1.58%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금융위기 직후인 1.98보다 낮은 역대 최저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투리 자금으로 적금을 하러 은행을 찾았다가 만기 이자를 보고 적금을 포기하는 고객이 있다"며 "다른 금융권의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추가 대출 문의도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부업체나, 저축은행 등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은 P2P를 통해 빚테크를 하고 있다. 


P2P업체 렌딧이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대출고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대출 고객 가운데 47.3%가 이용 중인 대출상품을 상환하고 저금리로 전환했다. 


이들의 평균금리는 20.57%수준이었으며 P2P를 통해 평균 9.9%p 낮은 10.67%로 상품을 전환했다. 1인당 평균 금액은 1633만7000원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본금을 늘리는 재테크에서 부채비율을 줄이는 빚테크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정필재 기자 rus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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