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가 만든 슈퍼 히어로? ‘데드풀’의 과학 Film 'Deadpool,2016'(VIDEO)


영화 ‘데드풀’에 담긴 과학적 허와 실


   특수부대 출신 웨이드 윌슨(라이언 레이놀즈)은 사랑하는 여인에게 청혼하는 순간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알고 보니 전신에 암이 퍼져 있는 상태. 암을 치료해 주겠다는 말에 생체실험에 참여하지만 깨어나 보니 ‘슈퍼 히어로’가 돼 있었다. 


16일 개봉한 영화 ‘데드풀’은 주인공의 몸에 암세포가 퍼졌다는 설정에서 시작된다. 암세포가 만들어낸 새로운 히어로가 등장한 셈이다. 영화에 묘사된 생체실험은 무자비한 생명공학 실험에 가깝다. 


말기 암 판정을 받은 주인공이 치료를 위해 생체실험에 참여했다가 정체불명의 유전자를 주입받은 뒤 불사의 슈퍼 히어로로 거듭난다는 

설정의 영화 ‘데드풀’의 한 장면.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데드풀 Deadpool,2016

개봉일: 2016년 2월 12일 

감독: 팀 밀러

주연 로런 슐러 도너

       사이먼 킨버그

       라이언 레이놀즈

국가 미국 20세기 폭스사


* 동영상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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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가 잠든 유전자 깨워

주인공은 생체실험 이후 불사(不死)에 가까운 신체 복구 능력을 얻는다. 영화에서는 이 능력을 ‘힐링 팩터’로 부른다. 힐링 팩터 덕분에 주인공은 적의 총에 맞아 몸에 구멍이 뚫려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회복된다. 이런 능력은 생체실험 도중 악당들이 주인공에게 주입한 정체불명의 유전자에 의한 것으로 묘사된다. 


악당들은 이 유전자를 체내에서 발현시키기 위해 웨이드를 견디기 힘든 수준의 고온과 저온 수조에 가둬놓고, 대기 중 산소 농도를 확 낮춰 숨도 못 쉬게 만드는 등 온갖 생물학적 스트레스를 가한다. 그 결과 유전자가 작동하기 시작하면서 주인공은 데드풀로 깨어난다. 


실제로 클라우스 한센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팀은 생물학적 스트레스가 잠자고 있는 유전자를 깨운다는 사실을 확인해 2010년 9월 생명과학 권위지 ‘셀’의 자매지인 ‘몰레큘러 셀(Molecular Cell)’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체내에서 생성되는 물질에 사람 세포를 노출시키자 유전자가 함부로 활성화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복합제가 파괴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 결과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발현이 안 되는 유전자가 발현되는 일이 벌어졌다. 연구팀은 “스트레스를 이용해 체내 유전자를 켜고 끄는 일이 가능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말기 암 판정을 받은 주인공이 치료를 위해 생체실험에 참여했다가 정체불명의 유전자를 주입받은 뒤 불사의 슈퍼 히어로로 거듭난다는 설정의 영화 ‘데드풀’의 한 장면.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암세포, 정상세포와 달리 무한 증식

주인공은 생체실험에서 체내에 주입된 유전자 덕분에 가공할 속도의 치유 능력을 얻지만 동시에 암세포 증식도 멈추지 않는다. 결국 주인공의 몸속은 끊임없이 증식하는 암세포와 이를 파괴하는 면역세포 사이의 ‘격전장’이 된다. 암세포는 얼마나 빨리 분열할 수 있을까. 


백성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정상세포는 몇 번 분열한 뒤 더 이상 분열하지 않지만 암세포는 비정상적으로 끊임없이 분열해 그 수가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에 더 빨리 분열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가령 암세포 1개가 30회 분열할 경우 지름 1cm인 암 덩어리가 된다. 여기서 10회 더 분열해 총 40회 분열을 일으키면 산술적으로 종양의 지름이 약 10cm까지 커진다. 암세포의 이런 브레이크 없는 증식 능력을 멈추는 약물이 항암제다. 하지만 아직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완벽히 구분해 암세포만 공격하는 항암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백 교수는 “영화 주인공처럼 전신을 덮은 암세포가 쉴 새 없이 분열한다면 총알구멍도 재빨리 메워질 것”이라면서도 “일반인의 경우 총알구멍이 채워지기 오래전에 암세포 때문에 사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드풀의 능력은 뛰어난 회복 능력이다. 이 때문에 총에 맞아 몸에 구멍이 나거나 뼈가 부러져도 시간이 지나면 깨끗하게 회복된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동아사이언스 이우상 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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