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재단, 국가장학금 비판 여론

카테고리 없음|2016. 2. 18. 19:27

'반값등록금'에 네이밍 딜레마

"보편적 아닌 선별적 지원" 


   "(원래)반값등록금이라는 말은 없었습니다. 


한국장학재단 출처 http://www.kosaf.go.kr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소득연계형 맞춤형 국가장학금이라고 적혀 있다니까요. 보편적 반값등록금이 아니라, 선별적 복지개념의 반값등록금입니다."


18일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장학금 지급 대상을 확대한 '맞춤형 국가장학금 

제도'가 2012년 도입된 이후 대학 학부생의 등록금 대출이 절반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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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이 18일 교육부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반값'이라는 단어에 유독 민감했다. 최근 국가장학금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서다.


'반값등록금'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다. 곽 이사장은 박근혜 대통령당선인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교육과학분과 간사를 지냈다. 당시 정책을 직접 입안하고 추진한 당사자라는 얘기다. 이렇게 답답함을 토로할 정도라면 당시 왜 '반값'이라는 용어를 바꾸지 못했을까.


반값등록금은 사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아니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면서 '반값등록금'이 등장했다. 이후 새누리당이 복지공약을 대거 내놓으면서 이슈를 선점했다. 그러면서 '반값등록금'은 대학생을 포함한 젊은유권자 사이에서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당시 '반값'을 버리는 건 표를 버리는거나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그 이후 '반값'이라는 단어를 놓고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 해석을 달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생들에게 국가장학금을 주는 장학재단은 등록금 총액의 '절반'을 정부와 대학이 내고 있으니, 학생과 학부모 부담이 반으로 줄었다는 입장이다. 등록금 총액 14조원 가운데 국가장학금과 대학 노력분을 합치면 7.1조원이니 산술적으로 '반값'을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학생들의 반응은 전혀 다르다. 학생 입장에서 보면 등록금 자체가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게 아니니 '반값'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존에 있던 장학금을 주는 것일 뿐인데 이를 국가장학금으로 명명하고, 소득기준에 부합되지 않아 '선별되지' 못한 학생들이 상당수라는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특히 최근 정부의 과도한 '홍보성 광고'는 학생들을 더욱 자극했다. 학생들이 방학때나 입학전 자주 이용하는 고속버스 좌석 커버에 조차 '반값등록금을 실현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장학재단은 나름대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찬을 함께 한 장학재단의 한 관계자는 "예산 4조를 들이붓고도 이렇게 욕먹는 사업은 우리나라에 반값등록금 밖에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아예 처음부터 '반값'이라는 이름을 안 썼다면 이렇게 욕먹지도 않을꺼라고도 했다.


또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침묵'하고 못 받은 학생들만 SNS를 통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으니 여론이 좋지 못한데 대한 아쉬운 속내도 드러냈다. 불과 10년까지만 해도 국가장학금이란 제도가 없었는데, 장학금을 주고도 비판을 받으니 힘이 빠진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이제와서 학생당 진짜 '반값'을 못주겠으니 '반값등록금' 대신 '맞춤형등록금'으로 부를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고도 했다.


실제로 그렇게 이름을 바꾸면 여론은 불 보듯 뻔하다. 반값을 지키지 못했으니 슬그머니 이름만 바꿨다고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거다. 따라서 학생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공약을 지키려면, 장학재단이 어떻게든 더 많은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장학금을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논란이 있는 소득산정 기준을 전문가들과 함께 다시 한번 점검하고, 대학들도 장학금을 마련하기 위한 자체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여론과 동떨어진 플래카드와 현수막을 남발하는 건 당연히 자제해야 한다.

이미호 기자 best@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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