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등 투찰가에도 수주 이뤄낸 쌍용건설의 힘은?


저가 경쟁입찰 아닌 기술력 인정받아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 감소 상황
바람직한 해외수주 모델 제시 

싱가포르 지하철 마린테라스역사(Marine Terrace Station) [출처: 쌍용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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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국내 건설업계가 7년 만에 가장 저조한 해외수주 실적을 기록하면서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극심한 저유가로 산유국들의 공사 발주가 감소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해외수주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쌍용건설이 지난 1월 수주한 싱가포르 도심지하철 공구 조감도 / 이미지제공 = 쌍용건설 

이런 상황에서 오랜만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쌍용건설이 지난달 싱가포르 도심지하철 'TEL 308공구'를 수주한 것. 수주액수는 3000억원으로 그리 큰 규모가 아니지만 국내업체간 '출혈경쟁'을 피하면서 얻은 결실이다. 

'TEL 308공구'는 쌍용건설이 주간사로 75%의 지분(1억 9000만 달러)를 갖고 현대건설(25%)과 JV(Joint Venture)를 구성해 참여했다. 최저가로 입찰하지 않아 가격부문에서는 3등이었음에도 비가격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타국 업체들을 따돌렸다.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이 협력해 저가 경쟁입찰이 아닌 기술력을 인정받아 수주에 성공한 흔치 않은 사례"라며 "해외수주의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했다"고 입을 모은다. 

양사는 단독으로 입찰할 경우 국내 업체들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지난해 4월 프로젝트 입찰 공고가 난 직후부터 협의를 시작, 같은해 9월 공동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TEL 308공구' 프로젝트에는 중국 업체 2곳을 비롯해 스페인, 호주, 싱가포르 등에서 총 7개의 건설사와 컨소시엄이 참가했다. 

쌍용건설의 최근 해외실적은 굴지의 국내 건설사들과 비교해도 눈에 띈다. 지난해 초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두바이투자청(ICD)을 최대주주로 맞으면서 해외시장에서 유독 강했던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있는 것. 

지난해 말에는 두바이에서 1조9000억원 규모의 고급건축 프로젝트 3건을 동시에 수주하면서 최대주주인 두바이투자청의 영향력이 효과를 봤다.

 

쌍용건설의 강점은 가격경쟁 입찰을 배제하고 사전 기술지원(Pre Construction) 서비스를 통해 수주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사전 기술지원 서비스는 시공사가 경쟁입찰에 참여해 수주하는 것이 아니라 (발주처)프로젝트의 기획 및 설계 단계부터 참여한다. 최적의 설계와 공법 개발, 공기 단축 등이 가능하도록 기술지원을 제공하고 시공까지 담당하게 된다. 

이를 통해 시공사는 적정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고, 발주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상호 'Win-Win'이 가능하다는 게 쌍용건설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발주처와의 긴밀한 신뢰는 물론 시공능력에 대한 인지도와 명성이 필요하다.

쌍용건설은 사전 기술지원 서비스를 통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적도기니 등지의 고급건축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지금도 10억 달러 내외의 프로젝트에 이 서비스를 접목하고 있다. 

토목공사의 경우는 공사구간이 까다로워 상대적으로 경쟁이 낮고 부가가치가 높은 고난이도 초대형 공사에 집중한다. 2014년 준공한 ‘마리나 해안고속도로’는 공사구간이 1㎞에 불과하지만 1m당 공사비는 무려 8억 2000만원에 달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해외입찰에서 공사난이도가 적어 가격경쟁으로 수주가 결정되는 최저가 입찰은 최대한 피한다"면서 "남들이 꺼리는 고부가가치 공사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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