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 된 두산인프라코어가 던지는 교훈

1일 

우선협상대상자 SC PE → MBK파트너스로 변경 공시

섣부른 판단 성급한 투자, 

예상치 못한 변수로 오히려 낭패


두산인프라코어의 대형 공작기계 전문 생산 공장/두산인프라코어 제공 

 

   “현재 SC PE와 매각 협상이 진행 중이고, 현재 실사 과정을 거쳐 본 계약 체결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대규모 M&A 딜의 특성상 일정 지연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 우려하듯이 이번 딜이 장기 지연되거나 혹은 무산되어 두산인프라코어의 자금 사정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추측은 심각한 오해입니다. 이번 딜이 무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을 투자자 분들께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지난달 18일 두산인프라코어 (3,845원▲ 140 3.78%)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최형희 부사장이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 내용의 일부다. 당시 두산인프라코어가 공작기계사업부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SC은행 계열의 SC PE와의 매각 협상이 길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자, 최 부사장이 이례적으로 장문의 투자레터를 보낸 것이다. 


최 부사장이 SC PE와의 매각 협상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단언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점차 줄어들었고, 그 동안 약세를 보였던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도 반등했다. 


그리고 지난 1일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사업부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를 SC PE에서 국내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SC PE와의 매각 협상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던 최 부사장의 설명과 달리, 양 측은 그 동안 매각 가격 등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고 결국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인수자 변경에 두산인프라코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다시 증폭됐고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사흘간 12% 넘게 떨어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몇 년간 주요 수출지역인 중국의 경기 둔화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돼 왔다. 이 때문에 알짜 사업 부문 중 하나로 꼽히는 공작기계사업부 등을 매각해 회사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주식을 저가에 매입해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실적 악화와 자금난에 주가가 반토막이 났지만, 주요 사업 부문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회생에 성공할 경우 주가는 다시 크게 오를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매각우선협상대상자 변경 사례와 같이, 경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종목에 대한 섣부른 판단과 성급한 투자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


최근 해운경기 악화로 경영난을 겪었던 현대상선 (3,040원▼ 80 -2.56%)의 회사채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사재(私財) 출연 등의 내용이 담긴 자구안이 채권단에 제출되면서 회생 기대감이 커지자, 다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채권단 구성이 다양해 이해관계가 복잡한 데다, 선박 대여계약 등 다양한 암초들도 많아 쉽사리 회생 가능성을 점치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모두가 공포에 질려 투매할 때 싼 값에 자산을 취득해야 나중에 큰 수익을 얻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성장 잠재력이 크고 단기간의 악재에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기초체력을 가진 기업들에게나 해당되는 얘기다. 섣불리 저가 매수를 통한 차익 실현 유혹에 휩싸여 위험한 자산 투자에 뛰어들 경우 큰 손실을 볼 각오도 해야 한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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