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업계의 생존 전략은? 해외?

국내 전력수요 정체기

개도국 신재생·스마트그리드 등 먹거리 사냥


푸자리 인도 전력부 차관과 한전 조환익 사장 면담 모습 출처 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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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회사가 ‘성장’은 고사하고 ‘생존’을 위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거나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력수요가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전기판매수익은 물론 비중이 줄어들자 생존 차원에서 해외시장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국내 최대 전력수요는 전년대비 약 10% 가까이 급증했다. 1980~1990년대까지만 해도 경제성장률이 7~8%로 높게 유지되다 보니 전력수요 역시 가파르게 증가했다. 

전력회사들로서는 전기만 팔아도 충분했다. 그러나 2011년과 2012년 국내 최대전력수요는 전년보다 각각 2.6%, 3.9% 증가하는 데 그쳤고, 지난해 역시 겨우 2%를 넘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욱이 한국전기산업진흥회는 오는 2040년까지 연 2%대의 증가를 전망하는 등 성장세는 이미 멈춘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전력 및 전기기자재업계에 있어 해외시장 개척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전력시장은 정체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어 전력생산만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난 것 같다"며 "국내 기업들이 각자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역량을 집결시키고 브랜드를 공유하는 등 방식을 통해 해외 진출을 고민해야 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원자력, 화력, 송배전, 자원개발,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 분야에서 활발한 해외사업을 벌이며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필리핀 말라야·일리한·세부발전소를 비롯해 베트남 응이손 발전소(1300MW) 건설·운영에 참여하고 있으며 중동에서도 요르단 알 카트라나 가스복합(373MW), 사우디 라빅 중유화력(1204MW), UAE 슈웨이핫 S3 가스복합(1600MW), 요르단 IPP3 디젤(573MW) 발전소 건설·운영사업 등을 수주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멕시코 노르테 가스복합 건설·운영사업(433MW)으로 중남미 진출에도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전은 오는 2025년까지 전체 매출의 15%를 해외에서 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이는 2025년 전사 매출목표인 101조원의 20%에 달하며, 2014년 지분비례 기준 해외사업 매출액인 4조원의 약 5배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한전은 해외에서 운영중인 발전소 등의 부품 국산화 등을 통해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도 확대시키고 있다.

정부 역시 전력신산업 해외진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해 산학연 컨퍼런스를 열어 전력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종합적 지원방안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이 방안에는 진출 대상국의 전력시장 보조금과 정책, 법제, 시장현황은 물론 자금조달 여건, 프로젝트 특성을 분석해 기업에 제공하는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전력업계 한 관계자는 "전력업계의 목표 시장은 선진국이 아닌 개발도상국과 산유국인 중동국가들"이라며 "스마트그리드는 IT와 통신기술 연계가 필수적이어서 차별화된 기술우위를 기대할 수 있고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의 융복합 결합이 필수적인 마이크로그리드 역시 배터리 강국으로서 시장우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걸림돌도 적지 않다. 주요 수출 대상국 가운데 하나인 이슬람국가 등은 IS의 위협 등으로 진입 자체가 여의치 않고 동남아 국가들 역시 현지 사정에 맞는 맞춤형 사업을 개발하는 것도 쉽지 않는 상황이다. 또한 프로젝트 파이넨싱을 활용할 경우 프랑스나 다른 경쟁국과 비교해 절대 열위에 있는 것도 해외진출을 저해하는 중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 다른 전력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부분의 산업이 정체기인 가운데 전력산업 역시 포함된다"며 "한전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해외진출이 활발히 전개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강화를 위한 정책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최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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