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모래폭풍’ 제작 장비, 국내서도 개발

기계硏 연구진, 

기계장치 내구성 실험 인공모래폭풍 발생장치 국산화 성공

공사현장 같은 거친 환경 모사 가능

기계연 연구진이 국산화 한 ‘날림 먼지 및 모래 시험장비’의 모습 -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인공으로 ‘모래폭풍’을 만들 수 있는 장비를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험난한 사막이나 공사현장 같은 거친 환경을 모사 할 수 있어 각종 기계장치의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병오 한국기계연구원 신뢰성평가센터장 팀은 각종 기계 부품의 내구성 실험에 쓸 수 있는 ‘날림 먼지 및 모래 시험장비(Blowing Sand Test Equipment)’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정밀 기계장비는 미세먼지에 취약해 극한 환경에서 ‘방진’ 실험이 필수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에 대형 실험 시설이 없어 기업들은 신제품을 개발한 후 한 달 이상 시간과 비용을 들여 해외에서 실험해야 했다. 유사한 장비가 있긴 했지만 가로세로 10cm 이하의 소형 부품만 실험할 수 있어 효용성이 떨어졌다.

 

기계연 연구진은 총 4억 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관련 장비를 개발했다. 이번에 구축한 장비와 유사한 성능의 장비를 수입할 경우 약 20억 원이 들고 설치비까지 감안하면 4배 이상의 비용을 절약한 셈이다.

 

이 장치에서는 미국 국방부가 정한 군용 규격과 민간항공 규격 조건에 따라 먼지 농도 0∼10.6±0.5g/㎥, 모래 농도 0∼2.7±0.5g/㎥이 섞인 바람을 초당 최대 풍속 30m의 속도로 실험할 수 있다. 챔버 크기는 가로세로 1.5m로 1m 정도의 장치도 무리 없이 실험할 수 있다.

 

특히 소량의 모래로도 실험이 가능해 유지비용을 크게 줄인 것도 장점이다. 분진 시험용 특수 모래는 미국, 일본에서 전량수입하며 5kg당 가격이 80만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실험용 챔버 내부 설계를 변경해 시험시간을 단축시켰고 내부에 히팅 및 제습시스템을 설치해 온도 및 습도 조절 기능도 넣었다.

 

최 센터장은 “해외 시험을 줄일 수 있어 비용 절감은 물론 국내에서 개발한 각종 기술에 대한 해외 유출을 막을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 대전=전승민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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