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상 도급계약과 실질적 근로계약 관계 사고시 책임은?
"회사 사고예방 의무"
법원, 사고死 차량운전자 유족 손들어줘
"회사에 종속돼 일해"
[참고자료] 위 사진은 본 내용과 직접 관련없음 출처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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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상 도급계약을 했지만 실질적으로 근로계약 관계가 인정된다면 노무를 제공한 이가 사고 피해를 입지 않도록 사용자가 안전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5단독 이관형 판사는 공사현장을 오가며 레미콘 차량을 몰다 사고로 숨진 안모(당시 55세)씨 유족이 건설업체 A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7천6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법원 등에 따르면 안씨는 A사에서 일하다 퇴직할 시기가 되자 회사 측 권유로 레미콘 차량을 구입했다. 빚이 있었던 탓에 아내 명의로 차량 대여업체를 등록하고 차를 구입하고서 A사와 운반 계약도 맺었다.
퇴직 후 안씨는 아내 명의 회사에서 차를 임차하는 형식만 취하고 사실상 '지입차주'로서 2014년 3월부터 A사의 공사현장에서 차를 운전하며 콘크리트 운반과 타설을 맡았다. 법적 근로계약이 아니어서 산재보험은 들지 못했다.
안씨는 그해 6월 차를 몰고 전남에 있는 A사의 공사현장 진입로인 폭 3m의 콘크리트 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도로 가장자리 지반이 내려앉아 차와 함께 아래로 굴렀다. 그는 당일 숨졌다.
경찰은 A사가 사고 방지 의무를 다했는지 조사했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사측은 안씨의 과실로 난 사고여서 배상 책임이 없다며 유족에게 위로금도 주지 않았다.
이에 안씨 유족은 명목상 콘크리트 운반 도급계약을 했지만 사실상 근로계약이었고, 사측이 사전에 도로 상태를 점검하는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며 1억1천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이 판사는 "안씨가 A사 지시에 따라 차량운행 기록을 작성하고 콘크리트 타설 물량과 일정을 지시받은 점 등을 보면 안씨는 임금을 목적으로 A사에 종속돼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A사가 해당 도로의 관리 주체가 아니었다고 해도 공사현장 진입로는 이 도로가 사실상 유일했던 만큼 A사는 노무 제공자의 사고 발생을 막을 안전조치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판사는 좁은 도로를 운행하다 사고가 날 가능성에 대비해 A사가 안전운행 유도인원을 배치하거나 도로 침하 가능성을 사전 점검하지 않아 사용자로서 보호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고 발생 이전에 다른 레미콘 차량 3대는 해당 지점을 무사히 통과한 점 등에서 안씨의 운전 부주의도 일부 있었다고 보고 A사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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