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大 건설사, 갚아야할 돈 3兆...'자금난' 우려
회사채 시장악화,
건설 회사채 투자심리 위축,
GS건설 3200억 현금상환
대우, 롯데 현금상환·은행대출 검토
건설업계 '돈맥경화' 심화될라
건설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돼 일부 기업의 자금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건설 회사채만 7조원이 넘는 상황에서 차환 발행에 어려움을 겪으면 현금상환에 따른 자금압박이 가중될 수 있어서다.
대형 건설사들은 차환발행 대신 현금상환이나 은행대출을 계획하는 등 건설 회사채 시장 분위기도 급격히 얼어붙은 모습이다.
25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건설 회사채 규모는 7조5000억원 이상이다.
이중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업체가 갚아야할 회사채만 2조9100억원에 달한다. 건설 외에 리조트와 패션, 상사 부문까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을 제외하더라도 9개 건설업체는 2조원이 넘는 회사채를 상환해야한다.
회사채란 기업이 장기자금을 조달하고자 발행하는 채권이다. 기업은 투자자에게 정해진 금리에 따라 이자를 정기적으로 지급하고 약속된 기일에 원금을 상환한다. 상환 만기일은 보통 3년이다.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면 건설업체들은 보통 차환 발행으로 빚을 상환해왔다. 차환 금리는 발행 직전일 민간채권평가사가 평가한 금리 평균에 가산금리를 더해 계산된다. 새로운 채권을 발행해 회사채를 상환하는 차환은 현금유출이 없어 건설업체가 자금조달에 주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회사채 발행 환경이 위축되며 건설업체들 자금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여신심사 강화와 저유가 쇼크, 미국의 금리인상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면서 건설 회사채 발행환경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차환 발행이 어려워지면 현금으로 회사채를 상환해야하는데 이는 해당 업체의 유동성 악화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내달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3200억원을 갚아야하는 GS건설은 최근 차환이 아닌 현금상환을 결정했다.
GS건설은 삼성동 파르나스 호텔 지분매각으로 확보했던 7550억원 중 40% 이상을 회사채 상환에 투입해야할 처지가 됐다. 현금성 자산이 풍부해 당장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겠지만 수천억 원 이상의 현금이 한꺼번에 유출되면 장기적으로 재무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2000억원을 갚아야하는 대림산업도 차환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차환으로 1000억원을 조달하려 했지만 금리에 대한 부담으로 발행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대림산업은 당시 자체자금을 동원해 만기도래한 회사채 1000억원을 상환했다.
당장 각각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하는 롯데건설과 대우건설 사정도 비슷하다. 오는 3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2500억원을 갚아야하는 대우건설은 아직 자금조달에 대한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자금부담을 줄이고자 차환 발행도 검토하는 모습이지만 발행금리에 대한 부담으로 현금상환 및 대출 등 다른 자금조달 통로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시장 분위기에 비춰봤을 때 건설업체들이 차환 발행에서 성공하려면 투자자들에게 더 높은 이율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발행 금리가 과도하게 인상되면 대출을 통해 빚 상환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업체가 나올 수 있다.
대우건설 역시 은행대출이 더 유리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내달 2000억원을 상환해야하는 롯데건설도 차환, 현금상환, 은행대출 3가지 방안 중 어떤 방식을 택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우수한 대형 건설사들은 그나마 은행 대출 등 다른 자금조달 통로를 강구할 수 있다"면서 "신용등급이 낮거나 현금이 넉넉하지 못한 중소업체들은 이자비용도 감당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건설업계의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haezung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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