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광교 연장 개통의 의미"- 한우진 교통평론가

신분당선의 안전한 연장 개통을 위한 당부사항


신분당선 연장선 노선도 ©㈜경기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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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에는 비슷한 이름을 가진 광역철도 2개 노선이 있다. 분당선과 신분당선이다. 이들은 어떻게 다를까?


분당선은 1994년 개통된 수도권 광역철도이다. 광역철도란 한 도시 내에서 운행하는 도시철도와 달리,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철도라는 뜻이다. 흔히 사업명에 복선전철이라는 말이 들어가다보니, 복선전철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철도의 모습을 표현한 말이다. 선로가 상하행 따로 있어서 복선이고, 전기로 운행하는 철도이다 보니 전철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도시 지하철이나 간선철도는 모두 복선전철이므로 큰 의미는 없다. 그 보다는 철도의 기능을 표현하는 광역철도가 보다 알기 쉬운 말이다.


분당선 첫 개통식 장면 ©한국정책방송원


어쨌든 분당선은 분당신도시 첫 입주(1991년 9월)후 3년 만에 개통(1994년 9월)하여 대중교통망으로 큰 역할을 해왔다. 그 이후에 북쪽으로는 서울시의 선릉역, 왕십리역까지 차츰 연장되고, 남쪽으로는 죽전, 기흥, 망포, 수원역까지 연장되어 현재는 서울-성남-용인-수원을 다단계로 잇는 광역철도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향후 수인선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분당선과 수인선이 직결되어 한 노선처럼 운행할 계획이기도 하다.


한편 분당신도시 서측 판교IC 양옆으로 판교신도시 건설이 시작되자, 이를 지원할 철도교통망이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판교신도시 첫 입주(2008년 12월) 후 3년 만인 2011년 10월에 신분당선 전철 강남-정자 구간이 개통되었다. 신분당선은 동판교 중심부에 판교역이 설치되어 대중교통 중심 고밀도 도시개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신분당선은 국가사업으로 추진된 분당선과 달리 민자사업으로 추진되었다. 이 방식에서는 건설사와 재무투자자로 이루어진 사업자가 철도를 건설하고 난 후, 전문성을 갖춘 위탁운영사가 철도를 맡아서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일종의 분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신분당선을 위탁 운영하는 회사는 두산그룹 계열사인 ㈜네오트랜스라는 회사다.


이렇듯 신분당선은 여러모로 기존 분당선과 다른데, 특히 기존 분당선의 최대 문제점이었던 낮은 표정속도를 극복하기 위해서 역간 거리를 넓히고 역 수를 최소한으로 줄여서 설치하였다. 이에 따라 서울까지의 소요시간이 단축되었다. 덕분에 분당선을 타고 수원과 용인에서 올라온 승객이 정자역에서 신분당선을 갈아탄 뒤 서울까지 빠르게 갈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이 같은 신분당선의 장점을 주변 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하여, 용인시의 대표적 난개발 지역인 수지를 경유하여 광교신도시로 연장하는 사업이 추진되었으며, 5년여의 공사 끝에 오는 1월 30일 연장 구간이 개통된다. 현재 분당신도시의 정자역까지 운행되던 열차가 연장되어 광교신도시의 광교역까지 운행되는 것이다.


연장 구간의 길이는 12.8km이며, 역은 용인시에 4개(동천, 수지구청, 성복, 상현), 수원시에 2개(광교중앙(아주대), 광교(경기대))가 설치된다. 전 구간이 지하이며, 종착역인 광교역만 지상역이다. 이 역은 차량기지내에 설치된 역으로서, 상대식 승강장을 통과해야 차량기지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부산 1호선 신평역과 비슷한 구조다.


연장 구간의 역들은 대체로 평범한 상대식 승강장역이다. 다만 향후 호매실까지 연장이 예정된 광교중앙역은 분기역임을 고려하여 쌍섬식(2폼 4선) 승강장을 갖추고 있다. 경인복복선을 따로 고려하지 않으면 1호선 구로역과 같은 구조다. 특히 광교중앙역은 국내 최초로 지하 1층에 연계버스의 정류장이 위치하고 있다. 승객이 지상까지 올라가는 것보다 버스가 지하로 내려오는 게 더 쉽다는 발상이다. 환기만 제대로 된다면 전철-버스 환승이 획기적으로 편리해지는 구조다.


광교중앙역 구조도 © ㈜경기철도


아울러 현재 정자역에서 강남역까지는 16분이 소요되는데, 광교역에서 강남역까지는 30분대로 달릴 수 있다고 한다. 분당신도시 남쪽 끝에 있는 분당선 오리역에서 선릉역까지 40분이 소요됨을 생각해보면 신분당선의 속도가 매우 빠름을 알 수 있다.


광교신도시는 판교와 같은 2기 신도시로서 2011년 7월에 최초 입주를 한 후, 4년 반 만에 첫 전철이 개통되었다. 2기 신도시들은 1기 신도시보다 서울에서 먼 데도 불구하고 철도가 제대로 완비되어 있지 않아 그동안 고충이 많았지만, 신분당선의 개통으로 인하여 광교신도시 주민의 출퇴근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수도권 남부의 주요 지식산업단지로 떠오르고 있는 판교테크노밸리와 광교신도시가 빠르게 연결되면서 판교의 전월세난을 광교가 분산시키는 것도 주목해 볼 만하다.


아울러 난개발로 유명했던 수지에도 신분당선 효과가 기대된다. 그동안 수지구에는 분당선 죽전역이 있긴 했지만, 수지구청 등 중심부까지 가려면 버스 환승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이번에 연장되는 신분당선은 수지 중심부인 풍덕천로를 본격적으로 관통한다.

 

특히 동천 지역은 위도상으로 죽전역보다 위에 있는 역으로서, 종전에는 전철을 타려면 분당선 미금역까지 가야 했고, 이 과정에서 도로 혼잡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신분당선 동천역이 개통되면서 전철 이용이 편리해지고, 23번 국가지원지방도의 혼잡 분산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이번에 연장되는 신분당선 정자역과 동천역 사이에는 미금역도 지어지며 현행 분당선 하부에 설치된다. 다만 미금역은 공사 시작이 늦었던 관계로 2017년 10월에 개통된다고 한다. 미금역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환승역과는 좀 다른 구조로 지어진다. 보통 환승역은 승강장끼리 환승통로로 연결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신분당선 미금역은 분당선 미금역과 대합실은 공유하지만 승강장끼리의 환승통로는 없는 구조로 설치된다.

 

정자역은 동쪽인 탄천 쪽으로 여유가 있었지만, 미금역은 사방이 건물로 둘러싸인 구조이다 보니 물리적으로 환승통로를 설치할 수 없었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미금역에서 환승을 하려는 승객은 승강장에서 지하 1층 대합실로 올라와서 다시 상대 노선 승강장으로 내려가면 된다.


이렇게 새해 들어 처음 개통되는 철도인 신분당선의 안전한 개통을 기원하며, 다음 것들을 당부하고자 한다.


무인운전 신분당선 전동차 내부 ©한우진


첫째로 신분당선은 무인운전의 안전한 운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번 신분당선 연장구간 개통은 철도산업 측면에서도 의미가 큰데 무인운전 철도가 안정화를 넘어 본격적인 확장을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5개의 무인운전 철도가 있는데, 4개는 소규모 도시철도인 경전철이고 나머지 1개가 서울지하철 규격의 대형 중전철인 신분당선이다. 이 같은 신분당선은 그동안 무인운전 철도의 성공사례로 지목되어 왔다. 실제로 신분당선은 개통 이후 4년 넘게 무사고, 무재해를 달성하고 있다. 또한 기관사 면허를 가진 안전요원이 어둡고 좁은 운전실에서 혼자 근무하는 게 아니라 밝고 넓은 객실에서 승객과 함께 근무하는 것은, 고객 서비스 개선과 직원 근무환경 개선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근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기존의 신분당선은 길이가 짧고 역이 6개 밖에 없는 등의 소규모로 인해 평가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광교 연장에 따라서 이 같은 새로운 운영이 확장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연장구간이 개통되면, 전 구간이 30km가 넘고 역이 12개나 되는 본격적인 노선이 된다. 따라서 이제 기관사 근무환경 개선과 인적 오류 감소 측면에서 무인운전의 장점을 타 유인운전 노선과 비교하는 본격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신분당선은 시스템에 오류가 없도록 운영하고 승객의 안전을 최대화시켜야 한다. 기존에 비해서 승객수도 늘고 출퇴근 시 혼잡도도 매우 높아질 수 있다. 또한 1차 구간 개통후 4년여가 지나 어느 정도 무인운행에 익숙해진 기존 승객들과 달리, 노선 연장으로 새로 신분당선을 이용하게 된 승객들은 무인운전에 처음부터 적응해야 할 수가 있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에서 안전과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게 신분당선 운영사에게 떨어진 과제다.


둘째 과제는 합리적인 운임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현재 신분당선 사업자 측이 밝힌 운임체계에 따르면, 1차 사업자(강남~정자)와 2차 사업자(동천~광교)가 추가운임 900원을 각각 받되, 두 구간을 모두 이용하는 경우에는 600원을 할인해준다고 한다. 이 경우, 광교부터 강남까지인 31.1km의 신분당선 운임은 기본운임 1250원 + 거리에 따른 추가운임 500원 + 1차 구간 추가운임 900원 + 2차 구간 추가운임 900원 – 1-2차 연계이용에 따른 할인 600원을 더하여 2950원이 된다.


신분당선 연장구간 운임안내 ©㈜경기철도


현재 광교신도시에서 강남역까지 운행 중인 광역버스 운임이 2500~2700원 수준이므로 신분당선의 높은 표정속도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감당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출퇴근 시간이 아닌 경우에는 광역급행버스의 속도도 상당히 빠르고, 착석이 보장되는데다가, 좌석도 리클라이닝이 되는 등 더 편하기 때문에 광역버스의 경쟁력이 완전히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버스 입장에서는 낮 시간대의 경쟁력을 강조하고, 심야버스를 운행하는 등 신분당선과의 역할 분담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한편 신분당선의 고운임은 임률을 높이는 방식이 아니라 거리와 무관하여 추가운임을 받는 방식이다 보니 단거리 이용 시 운임이 너무 급격하게 올라가는 문제점이 있다. 특히 앞서도 언급한대로 판교테크노밸리 업무지역과 광교신도시 주거지역간에 통근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구간은 강남역까지 가는 것에 비해 단거리임에도 추가운임이 똑같이 1200원이라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분당선 연장 구간 사업자는 동천이나 수지구청 등 판교에서 가까운 지역에 대해서는 1200원에서 100~200원을 캐쉬백 형태로 할인해준다고는 하는데 광교신도시는 해당 사항이 없는 실정이다.


신분당선 연장구간 운임안내 ©㈜경기철도


수지 지역의 난개발과 도로 부족 상황, 그리고 광교신도시가 아직도 개발 중이라 도로가 완벽하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해보면 신분당선이 단거리 수요를 흡수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현재 발표된 운임체계는 이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할인율이 큰 정기권을 도입하거나,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정기권을 구입해주면 지자체에서 세금이나 부담금에 대한 혜택을 주는 등의 다양한 수요 증대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민간사업자 특유의 창의성을 발휘하여, 사업자와 승객이 윈윈할 수 있는 다양한 운임제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용인경전철과의 시너지 효과 증대를 주문하고 싶다. 신분당선 위탁운영사인 네오트랜스는 올해부터 신분당선 연장구간의 운영을 맡는 것과 동시에, 7월말부터는 봄바르디어의 후속으로 용인경전철의 위탁운영까지 맡는 겹경사를 맞았다. 용인시 관내의 2개 철도 운영을 동시에 맡은 것이다. 특히 용인경전철 운영권 계약은 기존 업체인 봄바르디어는 물론이고, 서울도시철도공사, 인천교통공사, 부산교통공사, ㈜서울9호선운영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따낸 성과라 그 가치가 크다.


신분당선과 용인경전철을 함께 운영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는데, 일단 근본적으로 두 노선이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공간을 초월하는 IT시대라지만, 영향력은 거리에 반비례하는 측면이 있다. 사업장이 가까이 있다면 아무래도 보다 밀도 있는 연계운영이 가능하다. 가까워서 비용절감이 되는 부분도 있다.


폭설 속을 달리는 용인경전철, 철차륜은 강설에 강하다 ©에버라인


또한 중요한 것은 신분당선 승객과 용인경전철 승객의 중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분당선과 용인경전철을 분당선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는 한 승객이 양 노선을 이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거기에다가 두 노선의 운영사가 같다면 광고나 마케팅의 상승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주목해볼 점은 현재 경기도의 장기 도시철도 구상에 따르면, 용인경전철을 현재 기흥역 종점에서  신분당선 광교중앙역까지 연장시킬 계획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간에 분당선을 끼우지 않고도 한 회사가 운영하는 신분당선과 용인경전철이 바로 이어진다. 더욱 강한 시너지효과가 기대되는 것이다.


다만 아쉽게도 현재 신분당선 광교중앙역과 용인경전철 기흥역을 환승 없이 연결하는 시내버스가 없다. (시외버스는 있음) 광교중앙역과 기흥역의 무환승 버스연결은 대중교통 네트워크 확보 측면에서도 우수하고, 구상중인 용인경전철 연장을 버스로 사전에 실현하여 수요를 조기 확보하는 효과도 있다. 따라서 양 노선을 모두 운영하는 ㈜네오트랜스 입장에서는 자사 노선의 시너지 효과 강화를 위해, 지자체와 협의하여 이 버스 노선 신설을 꼭 실현시킬 필요가 있다.


신분당선은 무인운전과 높은 표정속도 덕분에 미래적인 철도로 인식되고 있으며, 특히 경기도의 역점 사업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예행연습’으로도 불리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신분당선은 절대안전이라는 철도의 기본 가치를 준수하면서, 최저의 운영비용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창출하는데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신분당선이 지속적인 성공을 거둔다면 앞으로 민자철도 투자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며, 기관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기존 노선 무인운전화(승무원이 운전실이 아닌 객실에서 근무하는 방식)도 본격 논의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계속적으로 내구연한이 다가오고 있는 국내 여타 기존 노선들의 고정폐색방식 신호체계를, 신분당선이 사용하는 무선통신 기반인 CBTC체계로 바꿔나가는 데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모두 우리나라 철도산업의 많은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일들이다.


신분당선의 주요 역세권인 광교신도시가 계속 성장세이고, 수지 지역은 오랫동안 난개발로 고통받아온 곳이며, 판교신도시도 제2 판교테크노밸리가 건설되고 판교트램이 설치되는 등 신분당선을 둘러싼 환경을 무척 좋은 편이다. 하지만 노선이 자유롭고 차종이 다양한 광역버스는 분당선과 용인경전철의 사례를 보듯 광역교통에서 언제든 전철을 압도할 능력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신분당선 광교연장 구간의 개통을 위해 노력해 온 많은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도 신분당선은 절대 방심하지 말고, 스스로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수송분담률을 높이고 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꾸준한 노력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한우진(인터넷레일뉴스 칼럼니스트, 미래철도DB 운영자, 교통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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