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 신임 국립현대미술관장
“한국을 위한, 한국 고유의 미술관 만들겠다”
책임 수반되는 표현의 자유 지지
‘미술계의 히딩크’ 별명서 교훈 얻을 것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 신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12월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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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에서 왔습니다. 제 인생의 특별한 경험이 될 이 시점에서 한국을 위한 아주 독특하고 특별한 것을 선사하겠습니다. 혼자만이 아니라 한국에 있는 현대미술관팀과 함께 말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첫 외국인 관장이 된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는 한국 고유의 미술관 체제를 확립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소통을 강조했다. “1년 안에 대화 수준의 한국어를 습득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12월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다.
마리 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을 위한 비전(Vision for MMCA)’라는 제목으로 프레젠테이션을 갖고, 30년에 걸친 미술제도 안에서의 경험과 견고한 국제적 글로벌 네트워크를 자신만의 강점으로 소개했다. 재임기간(~2018년) 중 목표로는 컨테이너(저장소)가 아닌 생산자로서 미술관 만들기, 국립현대미술관의 국제적 역량 강화, 참여자에게 중심 두기 등을 제시했다.
책임 수반되는 표현의 자유 지지
‘미술계의 히딩크’ 별명서 교훈 얻을 것
그는 특히 “의견 차이를 인정하는 것은 근현대 미술의 자연스러운 속성”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어떠한 검열에도 반대한다” 는 뜻을 분명히 했다. 마리 관장은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장으로 재직할 당시 스페인 군주제를 풍자한 작품을 전시하지 않기 위해 전시를 취소하고 큐레이터를 해고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전시자가 작품에 대한 특정 정보를 숨겼기 때문에 전시 개관이 지연됐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면서 “큐레이터는 자신이 사임한 뒤 계약이 만료돼 나간 것이며 이를 문서로 입증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예술가의 작업, 큐레이터 그리고 미술관은 공공의 영역에서 존재하기 위해 자유와 신뢰, 공동 책임감을 필요로 한다”며 예술가들의 동반자로서 상생을 통해 공공미술을 이끌어나갈 것을 다짐했다.
한편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2월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마리 관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관장의 현대미술에 대한 전문성과 전 세계적인 관계망을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이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마리 관장 기자회견의 일문일답이다.
마리 관장의 취임에 대해 국내의 반대 세력과 유럽의 지지 세력이 맞서고 있다.
“나의 임명을 일부 아티스트들이 반대하는 일은 애석하고 아쉽다.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검열을 반대하고 책임이 수반되는 표현의 자유를 지지한다. 과거의 일이 아닌 앞으로 한국에서의 활동을 보고 판단해주시기 바란다. 미술관 팀원들에게는 무조건 자유롭고 과감하게 일을 하라고 얘기하고 싶다.”
왜 한국을 선택했나.
“한국 미술계는 상당히 역동적이다. 문화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 한국이 갖고 있는 독특한 위치 때문에 매력을 느꼈다. 2005년 처음 한국을 방문한 뒤 여러 차례 다녀갔는데, 보면 볼수록 한국은 매력적인 나라다. 그래서 관장직 공모를 알게 됐을 때 한국에 가고 싶다는생각이 들었다.”
노동시간이 긴 한국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한국의 근로조건을 잘 숙지하고 부임했다. 나는 일하는 것을 열렬하게 좋아하고 일하는 즐거움과 기쁨을 보상으로 여긴다.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은 행운이고 이렇게 국립현대미술관의 새로운 관장으로 부임한 것은 큰 특혜이자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미술계의 히딩크 감독’이 될 거라는 이야기가 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은 대단한 성과를 이뤘다. 이런일이 어떻게 가능했을까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예술은 어떤팀과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관장으로서 나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국립현대미술관의 훌륭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기억해준다면 충분히 만족할 것 같다.”
임기 중 꼭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가장 집중하고 싶은 부분은 탁월성이다. 추상적인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미술관은 무엇을 하든 항상 최고를 지향해야 한다. 여러 가지 대안과 옵션이 있다면 관객과 사회에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는 것을 선사해야 한다.”
한국 현대미술의 발전 방향은.
“한국에는 유능한 작가와 작품을 연결해주는 집합적인 연결고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찾아 외국에 한국 미술을 알리는 게 목표다. 한국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아트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를 탄생시켰다. 어떤 면에서 보면 한국은 아티스트와 사회 사이의 제도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한다. 절대 외국의 것을 그대로 들여오지 않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새로운 미술관의 모델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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