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글로벌 건설기계업체들

[中 경기 침체로 매출 급감 글로벌 구조조정 몸살]

중국내 매출 4년째 하락세

기술·가격 경쟁력 갖춘 中·日업체 공세로 설상가상

두산인프라 올해 30% 감원

美캐터필러 수천명 정리해고

日히타치 14년만에 조기퇴직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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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기계 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가 이달 18일까지 전체 사무직 직원 30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20대 사원급까지 포함해 702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번을 포함해 올해에만 네 차례 진행된 희망퇴직으로 지난해 말 5400여명이던 두산인프라코어의 국내 총 직원 수는 3900여명으로 줄었다. 직원 3명 중 1명이 '자의 반(半) 타의 반'으로 회사를 떠난 것이다. 두산 고위 관계자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나면 업황이 또다시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나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며 "지금으로선 언제 확실히 좋아진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모습은 두산인프라코어만의 일이 아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건설기계 업체가 구조조정 몸살을 앓고 있다. 건설기계·장비의 최대 수요처인 건설·원자재 업종이 세계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경기(景氣) 침체 장기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탓이다.


캐터필러·히타치 등 줄줄이 구조조정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미국 캐터필러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5000명을 내보내는 등 2018년까지 1만명이 넘는 직원을 정리해고하기로 최근 방침을 정했다. 세계적인 업황 부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체 직원(총 11만명)의 약 10%를 내보내 연간 15억달러(약 1조7500억원)의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캐터필러는 이미 201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만1000여명의 직원을 내보내고 20개 공장을 통폐합했다.


세계 2위 업체인 일본 고마쓰도 올해 중국 현지 공장의 10%에 해당하는 500여명을 감원한 것을 비롯해 2013년부터 지금까지 3500명을 내보냈다. 세계 3위 건설 장비 회사인 히타치건설기계 역시 14년 만에 조기(早期) 퇴직자를 모집하고 있다. 스웨덴 볼보건설기계도 올 들어 지금까지 4500여명을 퇴출시켰다. 정만태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그나마 구미(歐美) 업체들은 꾸준히 비용절감 노력을 해왔고 일본 기업은 엔화(円貨) 약세를 앞세운 가격 경쟁력이라는 무기가 있어 상대적으로 잘 버티지만 이도저도 아닌 한국 기업이 느끼는 위험도는 상상 이상"이라고 말했다.


중국 景氣 침체로 휘청

실제로 두산인프라코어·현대중공업 등 국내 관련 기업의 최근 상황은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주력 시장인 중국의 부동산·건설 경기 침체로 수요가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17만2000대로 정점을 찍은 중국 내 굴착기 총 판매량은 최근 4년간 줄곧 하락세를 보여 지난해 판매량은 2011년의 절반(8만4500대)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도 부동산 시장 침체 지속으로 지난달까지 중국 내 전체 판매량(4만4000대)은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이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술·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과 일본 기업의 협공에 밀려 한국 기업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10여년 전만 해도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중공업의 중국 굴착기 시장점유율은 합쳐서 50%에 육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10% 밑으로 추락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굴착기 판매량(3734대)이 2010년 대비 80% 정도 급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같은 기간 70% 정도 줄었다.


두 회사는 손실 최소화를 위해 공장 폐쇄와 조업 중단 카드로 맞서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3년 중국 쑤저우(蘇州)에 있는 소형 굴착기 공장을 부품 물류 창고로 전환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옌타이(烟台)에 있는 굴착기 생산 라인 3개 중 1개를 폐쇄했다. 현대중공업은 올 10월 닷새 동안 중·대형 굴착기 생산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나흘 동안 공장을 멈춰 세웠다. 공장 가동 중단은 1985년 건설장비 사업 시작 이후 처음이다.


폐업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건설기계용 엔진을 만드는 회사인 현대커민스는 공장 가동 1년 만인 올 8월 청산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현대중공업과 미국 커민스가 중국 엔진 시장 공략을 위해 2012년 5대5 비율로 합작 설립했는데 올 상반기에만 1000억원에 육박하는 순손실을 냈다. 

조선일보 김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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