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보석’ 흑진주 대량생산 가능해졌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흑진주조개를 인공 배양해 생산한 흑진주. 기존의 양식 흑진주보다 색깔이 다양하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제공
진주 가운데서도 가장 귀하고 값비싼 흑진주는 최고의 바다 보석으로 꼽힌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질 좋은 흑진주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영웅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생태기반연구센터 선임연구원팀은 인공수정을 이용한 흑진주조개 양식 기술을 개발하고 흑진주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처음으로 확립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전까지 흑진주 양식은 흑진주 핵을 삽입해 키울 수 있는 흑진주조개(모패·母貝)를 자연에서 일일이 캐야 했다. 또 모패가 건강해야 크고 질 좋은 흑진주를 얻을 수 있는데, 이런 조개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흑진주조개를 직접 키우는 방법을 선택했다. 흑진주조개의 생태 정보를 분석한 뒤 북태평양 미크로네시아에 위치한 KIOST 태평양해양과학기지에 수온, 염분 등 잘 자라는 환경을 조성하고 인공으로 수정한 알을 키워 건강한 모패를 얻는 데 성공했다.
실내 배양실에서 인공 수정란을 3개월 간 배양한 뒤, 수심 3~5m의 바다에서 6개월 간 자연채롱에 넣고 배양한 것이다. 그런 다음 흑진주 핵을 삽입해 관리조에서 2개월 배양시킨 뒤 다시 바다에서 15개월 동안 키웠다.
흑진주조개 양식장의 모습.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지난달 연구팀은 지름 8~13㎜인 흑진주 716개를 얻는 데 성공했다. 수확률(흑진주 핵을 흑진주조개에 삽입해 실제 흑진주를 얻는 비율)은 36%로, 자연생산 기술이 가장 앞서 있는 타히티 흑진주의 수확률(40~50%)에 근접했다. 무엇보다 색깔도 골드, 에코그린, 실버, 블랙, 블루 등 다양하게 얻을 수 있었다.
최 선임연구원은 “연간 100억 원 규모로 수입하던 흑진주를 국내 기술로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며 “흑진주의 색깔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수확률을 높이는 방안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열대에서 자라는 흑진주조개는 국내에서 발견되지 않는 종인 만큼 열대 생물자원을 확보해 연구 개발 및 산업 소재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한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동아사이언스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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