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해외 공사현장 절반 '공기 지연'
추가 원가 발생
중동 등 20여곳 준공 미뤄져,
미청구공사대금 등은 상대적 양호
GS건설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루와이스 석유화학단지 건설현장에서 리제너레이터(촉매 재생
기기)를 설치하고 있다. /GS건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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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해외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 절반 가까이가 공기 지연 현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에미레이트, 알제리 등 중동을 비롯해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공기 지연이 발생했다. 일부 공사는 도급액이 1조 원을 훌쩍 넘는 규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대우건설이 해외에서 진행 중인 공사는 총 44건에 달한다. 이 중 20개 현장이 올해 상반기로 잡혀있던 준공 시점을 연말에서 내년 상반기까지로 미뤘다. 공기 지연 프로젝트 중 일부는 완공 예정일이 '미정'으로 변동된 곳도 있다.
공기가 지연된 현장 중 도급 규모가 가장 큰 곳은 2009년 12월 타크리어(TAKREER)로부터 수주한 아랍에미레이트(UAE) 루와이스 정제소 확장 프로젝트(Ruwais Refinery Expansion Project)다. 총 도급액은 1조 4030억 원으로, 올해 2월 준공을 목표로 했지만 내년 3월까지로 시점이 밀렸다.
루와이스 정제소 확장 프로젝트(RRE)는 지난해 공사를 모두 마무리했지만 시운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발주처에 인도가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예정원가가 치솟으면서 약 300억 원대 추가 원가를 지난 3분기에 반영했다. 해당 공사에는 GS건설 등 국내 또 다른 건설사들도 참여하고 있다.
최종 인도 시점에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발주처의 클레임을 안정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지체보상금 등 비용이 충당금 반영 금액보다 늘어날 수 있다. 내년 3월로 준공 시점이 잡혀있지만 올해 내에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여지도 있다.
준공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오만 수르 프로젝트(SUR IPP)는 완공 예정일이 아예 미정으로 변동됐다. 2011년 7월 피닉스 파워 컴퍼니(PHEONIX POWER COMPANY)로부터 수주한 공사로 2000㎿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다. 올해 상반기 예정원가율 100%를 이미 넘어선 상태다.
오만 슈웨이핫 S3 민자발전 프로젝트도 비슷한 경우다. 2011년 3월 수주해 올해 3월 준공을 계획했지만 예정일이 미정으로 변동됐다. 도급액은 7176억 원으로 SUR IPP 공사(1조 3759억 원) 보다는 적어 부담은 덜해 보이지만, 해당 공사 역시 올해 상반기 원가율이 100%를 넘겼다. 손실이 확정적인 공사인 셈이다.
이들 2개 프로젝트는 발생 가능한 손실을 이미 앞서 대손충당금으로 상당 수준 반영해둔 덕분에 큰 부담은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향후 인도 시점에 협상을 잘 마무리한다면 오히려 이익이 유입되는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중동 지역에서는 이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아, 알제리 등에서도 공기가 지연되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에서 공사는 저유가 장기화로 발주처의 자금 사정이 열악해진데다가 내전 등 불안한 정세까지 겹쳐 있다. 관련 공기 지연 현장은 사다라 탱크 프로젝트, 즈위티나 복합화력발전소(ZWITINA STEAM CYCLE), 부그즐 신도시 건설 공사(BOUGHZOUL NEW TOWN PJ)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들 공사는 준공 시점이 미뤄졌다 하더라도 대우건설에 귀책사유를 묻기 어려운 프로젝트도 섞여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체보상금 등을 지불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불안한 정세가 장기화될 경우 인도 시점 역시 차일피일 미뤄질 수밖에 없어 과연 안정적으로 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말레이시아에서는 3건의 공사가 준공 시점이 미뤄진 것이 눈길을 끈다. 다만사라 시티(Damansara City), 세인트레지스 호텔(St. Regis Hotel) PJ, 퍼블릭뱅크 오피스빌딩 신축공사(Public Bank Project) 등으로 올해 말로 잡혀있던 준공 시점이 내년 상반기로 모두 밀렸다. 이들 공사의 경우 도급액이 크지 않은데다 주택, 빌딩 등 건축 공사인 만큼 대규모 지체보상금이 발생할 여지는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대우건설은 미청구공사 대금 등 프로젝트 부실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들은 상대적으로 과도한 편은 아니다. 9월 말 연결기준 총 미청구공사 대금은 1조 5580억 원 규모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등이 같은 기간 3조 원이 넘는 미청구공사 대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미청구공사 대금 감소 이유는 금감원의 회계기준 위반 혐의 적발로 지난 몇 년 동안 금융당국에서 제재 수위를 논의해왔다는 점이 주효했을 것으로 보인다. 오랜 기간 증선위 심의가 이뤄지면서 공격적으로 손실충당금을 쌓는 등 보다 보수적인 회계처리 기준을 적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2월 분식회계 혐의를 적발한 금감원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재 수위 논의에 들어갔던 증선위는 지난 9월 대우건설에 20억 원대 과징금 결정을 내렸다.
thebell 김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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