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 스카이돔, 2713억짜리 총체적 부실 설계

가파른 스탠드, 비좁은 좌석, 地下에 투수 몸 푸는 불펜

주차장 부족하고 교통지옥…

원래 일반 야구장이었는데 설계 8차례 바꾸다 이 지경

"프로야구 하게 되면 이 자리에서 어떻게 빠져나가 화장실을 가지?"

"전광판 보려면 망원경을 가져와야겠는걸."

31개 좌석이 다닥다닥, 화장실 가려면…

설계사 뿐 아니라 서울시 설계심의 위원회도 문제


고척 스카이돔의 최대 문제점으로 꼽히는‘31개 일렬 좌석’. 앞뒤 좌석의 간격까지 좁아 관람객이 경기 중간에 

일어서서 밖으로 나가기가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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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부터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사용할 고척 스카이돔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고척돔은 한국 야구 사상 첫 돔구장으로 팬들의 환영을 받았지만, 지난 4일 한국과 쿠바의 대표팀 평가전 때 공식 오픈한 이후 '프로 구장으로는 자격 미달' '팬과 선수가 모두 불편한 구장' '다시 오고 싶지 않은 구장'이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폭우 속에서도 야구를 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경기장인 고척돔은 서울시가 예산 2713억원을 들여 6년간 지었다. 하지만 팬들은 막상 찾아가 보니 불편한 것이 너무 많다고 불만을 말하고 있다. 고척돔 좌석 중에는 최다 31개가 일렬로 붙어 중간에서 나가려면 15명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 곳이 부지기수다. 네티즌 사이에선 "기저귀 (차고 가야 할) 좌석"이라는 조롱이 나오고 있다. 비좁은 좌석 때문에 파울 타구가 날아들어도 피할 곳을 찾기 어려워 안전 문제도 제기된다.


애초에 돔이 아니라 아마추어용 일반 야구 경기장으로 시작했다가 하프돔을 거쳐 돔구장으로 계속 설계변경이 이뤄지는 바람에 프로 경기를 치르기에 어울리지 않는 시설과 구조를 갖게 됐다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전광판은 너무 작아 "망원경 가져와야 야구 볼 수 있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내·외야 좌석이 하나로 이어져있는 다른 프로 구장과 달리 고척돔은 내야석과 외야석이 완전히 분리된 기형적인 구조다. 경기장에 일반팬이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는 하나뿐이라 노약자와 장애인을 수용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건설 초기부터 우려됐던 경기장 주변의 교통 체증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쿠바와의 평가전에 다녀왔다는 장기준(34)씨는 "명동의 회사에서 퇴근하고 출발했는데 차가 막혀 도착까지 1시간 30분 넘게 걸렸다"며 "교통 체증은 야구를 본다는 생각으로 참을 수 있었는데, 관람하는 것도 불편해 정말 화가 났다"고 말했다.


허구연 KBO야구발전 위원장은 "고척돔은 원래 개방형 일반야구장이었는데 돔구장으로 바뀌면서 설계가 여덟 차례나 변경이 됐다"며 "옥외에 있는 시설을 실내로 지으려면 모든 설계가 다 바뀌어야 하는 게 당연한데, 땜질식으로 설계만 거듭 바꾸면서 기형적인 모습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김동성 전 대한야구협회 부회장은 "아마추어 야구장으로나 쓰면 적격인 돔구장"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손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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