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차이나 포럼, 'AIIB의 성공은 한국의 투자 기회 부여"

진찬롱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대학원 부원장

(중국 칭화대 석좌교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도 성공해야

신흥시장 투자 기회 증가"


진찬롱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이 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5 차이나 포럼'에서 ‘AIIB와 일대일로(一帶一路):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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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열린 한국일보 주최 ‘2015 차이나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성공하면 한국을 포함한 각국에 신흥시장 투자 기회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 동북아 긴장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한도 AIIB에 참여하도록 한국과 중국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세션의 ‘AIIBㆍ일대일로: 한국의 역할’의 강연자로 나선 진찬롱(金??)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대학원 부원장(중국 칭화대 석좌교수)은 AIIB와 일대일로가 실현된다면 “다른 국가,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 경제 기회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신흥시장 인프라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의 일대일로는 과거 중국 중심의 세계 질서 재현을 연상하게 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중국-중앙아시아-유럽’으로 이어지는 육상 실크로드(일대)와 ‘중국-동남아시아-아프리카-유럽’을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일로)를 뜻하는 말로, 중국의 새로운 성장 전략이다. 중국이 기존 강대국 주도의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에 대항하기 위한 AIIB 역시 일대일로 정책의 일환이다. 


진 부원장은 일대일로 정책이 등장한 배경을 중국의 지정학적 영향력을 증대시키려는 표면적 이유 외에도 ▦미국과의 충돌 방지 ▦중국 내 제조업의 생산과잉 문제 해결 ▦중국 내 지역 소득불평등 완화 등의 ‘현실’이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AIIB에 북한이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북한이 AIIB에 참여하려면 북한의 현황을 보고해야 하기 때문에 꺼릴 수도 있지만 북한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좋은 아이디어를 통해 결국에는 북한도 가담할 수 있도록 한국과 중국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57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한 AIIB는 올해 말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으며, 한국의 AIIB 지분율은 3.81%로 전체 회원국 가운데 5위에 해당한다. 중국은 AIIB가 세계은행과 ADB가 채우지 못하는 매년 8,000억달러에 달하는 아시아 역내 인프라 투자 수요를 보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연 후 대담자로 참석한 베스트셀러 ‘세계경제의 몰락: 달러의 위기’의 저자 리처드 던컨이 ‘10년 후 AIIB의 성과’를 묻자, 진 부원장은 “10년은 성과를 평가하기엔 너무 짧지만, AIIB의 역할에 자신감이 있다”며 “아시아권에서는 ADB와 AIIB로 선택 폭이 늘어날 것이고 전세계적으로는 세계은행, IMF 등과 ‘윈-윈’하는 효과를 내 양쪽 다 성과가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AIIB가 세계은행이나 IMF를 대체하거나 이들과 경쟁하지 않고 현재의 세계 금융 시스템을 보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담에선 중국의 AIIB 정책 활용에 대한 따끔한 충고와 구체적 제언도 나왔다. 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일대일로의 경우 중국이 어느 날 갑작스럽게 제안했다”며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변 50여개 국가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아이디어를 모으는 게 선행되지 못한 점은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어 “AIIB가 이웃국가들과 상의해 주요 프로젝트를 발굴해야 할 것”이라며 “초고속철도를 한반도, 일본까지 연결하는 프로젝트 등을 통해 동북아시아의 긴장 완화에 기여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만하다”고 조언했다. 


진 부원장은 “일대일로의 성공 여부는 중국의 경제 성장에 달려있다”며 “중국이 중간소득국가 함정에서 벗어나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고, 해당 프로젝트가 일부가 아닌 다수의 평범한 현지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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