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분당 사옥 이전 진전되나?

내달초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용도변경 심의, 

시의회, 등 반발 변수

두산그룹 소유 '정자동 병원 부지'에 신사옥 건립

그룹 계열사 5개도 입주 계획


두산건설 논현동 사옥


두산그룹이 두산건설과 두산DST, 두산엔진, 두산매거진, 오리컴의 본사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부지. 성남시는 10일 현재 병원용지인 이부지의 용도를 빌딩을 지을 

수 있는 업무용지로 바꾸는 용도변경이 다음달초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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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건설의 성남시 병원부지 용도변경 심사 결과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계열사들이 함께 사용할 사옥 건축을 위해 업무용지 전환을 신청했다가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제동이 걸렸던 사안이다. 


21일 성남시에 따르면 두산건설과 지난 7월 30일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진행 중인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9936㎡)의 업무용지 용도 변경 심의 절차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최근 주민설명회 등 사전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이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심의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7월 20일 두산건설-성남시 MOU 체결 당시 모습. 이재명 성남시장(왼), 이병화 두산건설 대표이사.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는 내달 초 열릴 예정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이달 들어 주민설명회 절차는 모두 마무리했고, 11월 초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심의 종료 후에는 결과 보고 등을 거쳐 대략 열흘 정도 후에 최종 결정 고시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늦어도 내달 말까지는 결과가 나올 것이란 얘기다. 


이번 용도변경 절차는 두산그룹이 20여 년간 소유하고 있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일대 부지(현 소유주 두산건설)의 개발 계획을 올해 수립하면서 시작됐다. 두산그룹은 1990년대 초 의료시설 용지였던 정자동 일대 부지를 매입한 후 20여 년간 개발을 미뤄왔다. 인근 지역에 분당서울대병원 등이 들어서면서 병원객 유치가 어렵다고 판단한 탓으로 풀이된다. 


두산건설은 해당 부지에 신사옥을 건립하고 그룹 계열사 5개를 입주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성남시에서는 이 같은 계획안을 받아들여 지난 7월 두산건설과 MOU를 맺고 용적률을 기존 250%에서 670%까지 올려주겠다고 약속했다. 두산건설은 2017년 착공 후 2020년까지 건물을 준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용도변경안 심의에 들어간 성남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지난 9월 이에 대해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시의회 의원들을 비롯해 각종 시민단체에서 재벌기업에 특혜를 주는 상식 밖의 행동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탓이 컸다. 20년 전 헐값에 사들였던 부지에 상업용 건축물 개발을 허가해주게 되면 두산그룹에 수천억 원대 이익을 안겨주는 특혜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두산그룹이 약속한 계열사들을 과연 입주시킬 것이냐에 대한 의구심도 걸림돌이 됐다. 무엇보다 이번 계획안의 주체였던 두산건설이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는 논현동 사옥의 만기가 2028년까지 장기간 잡혀 있었다. 예정된 2020년까지 성남으로 이전해도 수백억 원대 임대료를 계속해서 내야 하기 때문에 두산건설의 입주가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 같은 이유들을 내세워 재심의 결정을 내린 성남시는 용도변경이 받아들여지면 이후 짓게될 건물을 실제 사옥으로 활용할 것인지, 여타 계열사들이 확실히 입주할 것인지를 묻는 서면을 지난달 두산건설에 발송했다. 두산건설은 만약 자신들이 입주를 하지 못할 경우라면 다른 계열사들이라도 사옥에 들어갈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성남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 의사를 재확인해준 만큼, 재심의에서는 용도변경안 통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이 입주하지 못하더라도 약속했던 규모의 직원들이 근무하도록 여타 계열사라도 이전시키겠다고 분명하게 못을 박았다"며 "45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근무하는 공간을 만든다는 것으로, 개발 완료시 성남시 재정 확보 및 상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허가가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여전히 시민단체와 성남시의회 일부 의원들의 강한 반대가 이어지고 있어 결과를 속단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이달 초 주민들과 시의원 관계자 등을 모아놓고 진행한 주민설명회에서 성남시는 두산건설이 보내온 계열사 입주 확답 공문 등을 공개했다. 


만약 용도 변경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두산건설은 해당 용지를 사실상 '유령 부지'처럼 장기간 활용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적으로 초근접한 지역에 국내 최고 의료기관인 분당서울대병원이 자리잡고 있어 여타 병원시설 설립 대안책을 꺼내드는 것조차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병원 용지로 묶여 있는 탓에 부지 매각을 시도하기도 쉽지 않다. 


한편 두산건설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용도변경안의 마지막 카드를 쥐고 있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도시계획, 교통, 환경,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외부전문가와 시의원 및 시공무원 등 3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위원회는 용도변경 등 안건이 접수되면 심의 절차를 거쳐 승인, 보류, 재심의 등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 보류시 재신청이 가능하지만 단기간에 결과를 뒤집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벨 김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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