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으로 확산하는 'IT 전당포'
2030 젊은이들의 마지막 보루
서울 경기도에서 전국으로 확산 추세
스마트폰·노트북 가져가면 시세의 50~60% 금액 빌려줘
내리막 전당포, 불황에 부활… 2013년부터 크게 느는 추세
태블릿PC 맡긴 30代 취준생 "부모에 더 손벌릴 수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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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역에도 ‘IT 전당포’ 뜬다
http://www.g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2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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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인터넷 동영상 강의 들으라고 사주신 건데…."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김모(30)씨는 지난달 3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한 전당포를 찾았다. 노량진 고시원에 살며 시험을 준비한 지 3년째인 김씨는 지난달 고시원비를 못내 끙끙 앓다가 아끼던 신형 태블릿PC를 전당포에 들고 왔다. 정가(定價) 70만원짜리 태블릿PC를 맡기고 30만원을 빌린 그는 "나이 서른에 부모님한테 손 벌릴 엄두가 안 났다"며 풀이 죽어 전당포를 나섰다.
은행창구 같은 전당포 -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IT 전당포에서 손님이 담보로 맡긴 스마트폰·태블 릿PC·디지털카메라 등을 직원이 옮기고 있다. IT 전당포는 명품 시계나 가방, 귀금속 같은 물건을 잡고 돈을 빌려주는 일반 전당포와 달리 스마트폰·노트북·카메라 같은 IT 기기를 주로 취급한다. 은행보다 대출 절차가 간편해 젊은이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이태경 기자 김씨가 찾은 전당포는 일명 'IT전당포'. 명품 시계나 가방, 귀금속 같은 물건을 잡고 돈을 빌려주는 일반 전당포와 달리 스마트폰·노트북·카메라 같은 IT기기를 주로 취급하는 전당포다. 은행에서 요구하는 까다로운 대출 절차가 없고, 명품 시계나 가방처럼 진품을 가려내기 위한 정밀 감정이 필요 없어 소액을 빌리려는 젊은이들 사이에선 '급전(急錢) 창구'로 통한다.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IT전당포에는 20·30대 남성 5명이 찾았다. 디지털 카메라를 맡기고 40만원을 빌린 대학생 정모(24)씨는 "졸업을 앞두고 영어 학원비가 필요한데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서…"라고 했다. 이모(27)씨는 "친구들끼리 돈 빌려달라는 이야기를 하기는 불편하고 자영업을 하는 부모님 사정도 여의치 않았다"며 전당포에 태블릿PC를 맡기고 35만원을 빌렸다. 서울 강남·종로·광진구 일대 IT전당포 5곳을 직접 찾아봤더니 전자제품 시세의 50~60% 정도를 현금으로 빌려주고 있었다. 100만원짜리 신형 스마트폰을 맡기면 최대 60만원 정도를 빌릴 수 있는 셈이다. 전당포에선 고객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제품 상태를 점검한 뒤 10여분 만에 돈을 내줬다. IT전당포들은 대개 월 3% 정도의 이자를 받는다고 한다. 유행에 민감한 전자제품 특성상 대출 기간은 보통 3개월 정도로 제한한다. 이 기간 안에 돈을 갚지 못하면 물건 처분권은 전당포에 있다. 강남구 논현동의 IT전당포 박성용(32) 실장은 "월말에 카드값 등이 밀려 전자제품을 맡기고 돈을 빌리는 고객이 몰린다"며 "손님 중 10~20%는 돈을 제때 갚지 못해, 맡긴 물품을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처분한다"고 했다. 전당포는 불경기일수록 '호황(好況)'이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9월 현재 '전당포'라는 상호를 달고 영업 중인 업체는 1087개다. 지난해 새로 생긴 전당포만 498개고 올 들어서도 187곳이 개업했다. 전국 전당포의 60%가 지난 1년 사이 생겨난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2010년까지 급감하던 전당포 수가 2013년 이후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요즘은 IT전당포가 업계의 주류"라고 했다. 전당포 주인들은 "5년 전보다 손님 연령대가 눈에 띄게 젊어지면서 담보로 가지고 오는 제품 종류도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IMF 외환위기를 겪은 1990년대 말에는 수백~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밍크코트, 명품 시계, 귀금속을 들고 오는 손님이 많았다고 한다. 이런 물건을 잡고 빌려주는 돈은 100만~50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대학생이나 고시생, 취업준비생들이 100만원 안팎의 전자제품을 들고 와 30만~50만원의 소액을 주로 빌려 간다고 한다. 일반 전당포를 운영하다 2년 전 'IT전당포'로 상호를 바꾼 박모(54)씨는 "서민들이 학비나 생필품 마련을 위해 라디오나 선풍기 등을 맡기던 1980년대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당포에서 돌려막기 하는 젊은이도 많다고 한다.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IT전당포 주인은 "취업 준비 한다는 한 남자 손님이 지난달에 생활비가 필요하다며 구형 스마트폰을 맡기더니 지난주엔 노트북을 맡기고 돈을 빌려 갔다"고 했다. IT전당포를 찾는 젊은이가 느는 배경엔 취업난과 함께 '돈 문제는 개인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청년들의 자의식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영진 대구대 심리학과 교수는 "20·30대 젊은이들은 주위 친구나 친척들에게 돈을 빌리는 것보다 전자기기를 포기하는 걸 더 편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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