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비상]"물, 아껴쓰기는 한계"…중소형댐이 대안
보령댐 현재 저수율 22.4% 불과
4대강 용수 공급수 로 확보 시급
엘니뇨 규모 어느때 보다 커...가뭄 장기화 조짐
정부가 가뭄으로 수위가 낮아지고 있는 보령댐에 금강의 용수를 공급하기로 했다. 사진/국토교통부
출처 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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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제한급수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상황을 맞이한 충남 서부지역의 식수원인 보령댐은 현재 저수율이 22.4%에 불과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3년 보령댐 인근인 충남 청양에 지천댐 건설을 추진했으나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로 댐 건설은 답보 상태다. 결국 그 일대는 이번 가뭄에서 가장 큰 피해지역이 됐다. 오랜 가뭄으로 충청 등 일부 지역에서 제한급수가 실시되면서 추가 댐 건설을 둘러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이 부족한 현실인 데다 물을 아껴쓰는 데는 한계도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물을 담는 그릇을 더 만들자는 의견이 많다.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는 스쳐가는 문제가 아닌 장기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우리 사회의 과제여서다. 사실 가뭄에 대처하는 방식은 두 가지로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다. 물을 더 모을 것이냐, 있는 물을 절약해서 사용할 것이냐는 문제다. 문제는 2년째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상기후로 인해 가뭄은 더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현재의 절수기 설치나 샤워시간 줄이기 등 물절약 운동 만으론 대처할 수 없다. 가뭄 2년 만에 댐이 고갈 직전의 상태로 가는 우리 현실에서는 추가로 댐을 건설해 물을 장기간 저장하는 방법을 강구하자는 의견은 그래서 나온다. 일본의 경우도 장기적인 가뭄에 대비해 지난 2000년 이후 무려 300개 이상의 댐을 만들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2년 수립한 '댐건설 장기계획'에 따라 연간 3억7400만t을 저수할 수 있는 중소규모댐 14개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 추진은 원활하지 못하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2년부터 경북 영양 영양댐, 경북 영덕 달산댐, 충남 청양 지천댐, 전남 구례 내서댐 등 4개의 다목적댐과 강원 평창 장전댐과 경남 함양 문정댐 등 2개의 홍수조절댐 등의 건설을 추진해오고 있다. 또 강원 홍천 내촌댐, 강원 원주 원주천댐, 경북 봉화 봉화댐, 경북 김천 대덕댐, 충북 영동 상촌댐, 전북 전주 상관댐, 전북 완주 신촌댐, 전북 완주 신흥댐 등 소규모댐 후보지 8곳을 대상으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다목적댐 건설 과정에서 피해를 우려한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이 반발하면서 불과 3개댐만 사업이 진척을 보이고 있다. 원주천댐과 봉화댐이 내년 말 착공할 예정이고, 대덕댐은 이달부터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한탄강댐의 경우 홍수조절용으로만 국한돼 물그릇으로서의 역할은 포기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내년 봄가뭄이다. 이대로는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말이 현실화되는 상황이다. 전국의 댐은 말라붙어가고 있다. 수도권의 물탱크인 소양강댐은 예년대비 저수량이 10월 현재 69%, 저수율은 44.7%에 불과하다. 물의 양이 반에도 못미치지만 그나마 저수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다른 댐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충주댐이 41.2%, 횡성댐 29.5%, 안동댐 33.3%, 임하댐 31.9%, 용담댐 29.6%, 주암댐 36.4%, 대청댐 36.9%, 보령댐 22.4%로 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가 가뭄 극복을 위해 수자원을 확충하는 방안은 크게 세 가지다. 그 첫번째가 앞서 언급했던 댐 건설이다. 저수지와 양수장, 관정 등 농업용수 공급시설을 확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대체 수자원을 개발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비용문제와 향후 경제성 여부 등에 대한 부담이 크다. 정부가 소연평도와 소청도 등 도서지역에 소규모 해수담화시설 신설을 추진하고 있고 부산시 기장군 등에 대규모 시설 신설도 추진 중이지만 가까운 시일 내 실현되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 상당수가 댐 건설을 통한 물그릇 만들기가 최선의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추세는 중소형댐 건설이다. 정관수 충남대 교수는 "대형댐은 더 이상 지을 공간도 없고 지어서도 안되는 상황"이라면서 "중소형댐을 추가로 건설해 나가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개발사업의 이슈는 '저영향개발기법(LID : Low Impact Development)'이다. LID는 강우 유출 발생지에서부터 침투ㆍ저류 등 개발로 인한 수생태계 변화를 최소화해 개발 이전의 상태에 최대한 가깝게 만들기 위한 토지이용 계획과 도시개발 기법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중소형댐 건설이 LID에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최흥식 상지대 교수는 "지하수 함양효과가 커지면서 지하로 공급되는 물의 양이 늘어나고 이로 인한 생물의 서식환경도 좋아진다"면서 "유역에서의 건전한 생식공간이 조성되는 등 LID의 표본이 될 수 있다"고 소규모댐 건설의 장점을 설명했다. 정상만 공주대 교수는 "앞으로는 물그릇을 만들던지, 물을 절약해서 쓰던지 두 가지 선택이 남았는데 물절약은 곧 한계에 도달하게 된다"면서 "결국 대안은 물그릇을 만드는 것"이라고 댐 건설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또 "앞으로는 대형댐보다 중소형댐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물을 지역사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서도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경제]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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