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의 생애(Life Cycle)
'원전 전주기'구축...꿈은 이루어진다.
원전 운영 능력 세계 최고 수준
경북 울진 신한울원전 1·2호기 건설현장 출처 브릿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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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에게 ‘생애주기’란 출생에서 사망까지 사이에 겪는 유아기, 아동기, 사춘기, 청년기, 장년기, 노인기 등 각각의 과정을 의미한다. 원자력발전소에도 생애주기가 있다. ‘원전 전주기’로도 불리는 각각의 단계는 일반적으로 원전의 건설과 운영, 해체와 폐기물관리까지를 일컫는다. 우리나라 역시 고리1호기 폐로 결정을 계기로 ‘원전해체산업 육성대책’과 ‘사용후핵연료 관리 기본계획’을 조속히 제시, 원전의 ‘건설-운영-해체-폐기물 관리’에 걸친 ‘전주기’를 완비해 나간다는 각오다. 원전 수출국으로의 도약 ‘건설’ 우리나라가 원전 수출국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짧은 공기’를 앞세운 건설기술이 있다. 공기를 줄이는 데 필수인 ‘원전기술 국산화’를 위해 정부와 한수원은 2006년 원전기술발전방안(NU-Tech 2012)을 수립해 단계적으로 국산화를 추진했고, 그 결과 2010년에는 그동안 해외기술에 의존해 왔던 원전 핵심 기자재인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과 2012년 원자로냉각재펌프(RCP)를 우리 힘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MMIS는 원전의 운전과 제어, 감시, 계측 및 비상시 안전기능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기존 웨스팅하우스의 모델보다 설치·유지보수가 탁월하고, 제어와 정보체계를 이중화해 안전성과 신뢰성, 운전편의성이 월등히 나은 것으로 평가되며, 호기 당 1000억원의 수입대체효과가 기대된다. RCP는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사이에서 물을 순환시키고 원자로 내부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설비로, RCP 국산화를 통해 약 1350억원의 수입 대체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설계 단계에서부터 안전성을 강화, 각종 장치들을 보완해 해외 원전 수출 대상국들로부터 인정받았다. 냉각수 온도 상승으로 발생하는 수소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피동형 수소제어설비’와 원자로가 물에 잠기더라도 가동되는 ‘방수형 배수펌프’ 등을 건설 시 적용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 수준 발돋움 ‘운영’ 원전건설과 더불어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 주기가 바로 운영 단계다. UAE 원전 수출 당시 건설은 물론이고 원전운영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 위임할 정도로 ‘원전 운영’ 부문에서 탁월한 우수성을 자랑한다. 특히 ‘안전성’이 가장 뛰어나다. 원자력발전소는 일반적으로 원전연료와 연료피복관, 원자료용기와 원자로 건물 내벽에 있는 6mm의 내부 철판, 120cm의 철근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원자로 건물 외부 등 5겹의 다중 방호를 통해 방사선 누출을 효과적으로 막고 있다. 특히 원자로 건물 내벽에 있는 철판과 외부 콘크리트는 비행기가 날아와도 원자로를 보호할 수 있는 튼튼한 보호막 역할을 한다. 비상디젤발전기와 이동형 발전차량을 배치하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원전 주변의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의 우수한 원전 운영․정비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기도 한다. 운영․정비 기술 수출은 설비개선공사 경험기술을 제공하고 각종 노하우를 전수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얼마 전 중국에 수출한 ‘제어용전산기’는 발전소 주요기기를 자동제어하는 설비로, 지난 30년간 월성1호기 운전 과정에서 안정적인 운영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새로운 체계마련 도전 ‘해체’ ‘원전해체’는 우리나라가 새롭게 개척해야할 시장이며, 도전대상이다. 우리나라 원전 산업은 앞서 언급한 건설과 운영 등의 시공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해체와 사용후핵연료 관리 등 후행주기는 미미하기 그지없는 기형적 구조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고리1호기 폐로를 계기로 해체 경험을 축적하고 관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밑바탕은 마련된 셈이다. 예상되는 생산 유발 효과 역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고리1호기 해체 시 생산 유발 효과는 5682억원이며,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2069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3798명의 고용 창출 효과와 593억원의 세수 증가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시장이 넓은 만큼, 해야 할 일도 2배로 많다. 상업용 원자로를 해체한 경험이 있는 나라는 미국과 독일, 일본 등 단 3개국 밖에 없을 정도로 ‘어려운 단계’이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앞서 원전 해체를 시작한 일본과 프랑스 등 원전 선진국들도 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천문학적 수준의 폐로비용 역시 최대 난제로 꼽힌다. 2006년 일본원자력발전은 도카이 원전의 폐로 비용을 885억엔(약 8000억원)으로 산정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 방사성폐기물관리비용산정위원회를 통해 재산정된 방식을 적용, 1기당 해체비용을 6033억원으로 결정했다. 때문에 하루 빨리 해체기술을 연구해 우리 기술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재 우리 정부가 분석한 국내 폐로 기술 수준은 선진국의 절반 정도로, 해체 준비·폐기물 처리·제염·절단 해체 등 관련 기술은 물론 관련 인력 역시 현저히 부족하다. 정부는 일단 고리1호기 본격해체 전에 최소 5~6년의 사용후핵연료 냉각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이 기간 동안 부족한 기술을 확보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고리1호기 해체공정과 기술개발을 접목해 고리1호기 해체완료시점에는 기술 고도화까지 기대하고 있다. 안전한 원자력활용 위한 ‘관리’ 지난 8월 국내 최초의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인 경주 방폐장이 준공되면서 우리나라는 비로소 ‘원전 전 주기 체계’를 갖춘 국가가 됐다. 210여만㎡ 부지에 중·저준위 방폐물 80만 드럼(200ℓ 기준)을 처분할 수 있으며, 10cm 두께의 콘크리트 처분용기․두께 1~1.6cm의 사일로․자연암반 등 철저한 보호막을 마련해 방사성 폐기물의 안전한 처분이 가능하다. 각 원전에서 처분시설까지의 방사성폐기물 운반은 전용선박을 이용, 안전한 해상운송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한빛원전을 제외한 원전의 방폐물 일부가 이미 이송을 완료했다. 육상 운반에는 내구성을 갖춘 탄소강 전용 운반용기에 8개 드럼을 넣어 운반하며, 방폐물 전용 운송선박인 ‘한진청정누리호’ 역시 전용운반용기를 사용해 방폐장으로 옮긴다. 이후 환경관리센터에 도착한 방사성폐기물은 지상의 인수 저장시설에서 방사성핵종분석기, X-ray 검사설비 등을 통해 방사능 농도, 표면 오염여부 등 정밀한 인수검사를 받는다. 검사가 끝나고 안전성이 확보된 방사성폐기물 드럼은 크레인을 이용해 지하 처분고(사일로)에 쌓아 보관한다. 사일로가 다 차면 빈 공간을 채움재로 채우고 운영동굴 및 건설 동굴 입구를 콘크리트로 완전히 밀봉·폐쇄하는데, 이는 시간이 지나 방사능이 감소돼 자연 상태로 돌아가게 될 때까지 철저히 관리된다. 방폐장 주변은 총 10대의 환경방사선감시기가 설치돼 주변 토양·곡류·어류 등 시료를 정기적으로 채취, 분석해 주변 환경에 방사선 영향이 있는지 감시하게 되며 방사선량은 연간 0.01mSv보다 낮게 관리된다. 이 수치는 일반인의 연간 허용 방사선량의 100분의 1, 가슴 X선 1회 검진 시의 방사선량인 0.1mSv의 10분의 1 수준이다. 사용후핵연료 처리문제 여전히 ‘과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원전 전주기 체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우리나라지만,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사용후핵연료’. 경주 방폐장은 중․저준위 방폐물을 저장하는 곳이기 때문에 처리․관리 단계는 여전히 ‘반쪽짜리’로 남아있는 셈이다. 원자력은 저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원전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과 에너지가 든다. 처리할 때 방사능 피폭의 위험성에 노출되는 것 또한 심각한 문제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를 꾸려 20개월 간 수백차례의 설명회를 열고 수 만 명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사용후핵연료 처리 권고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문가 및 기관별 생각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별다른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가장 민감했던 중간저장과 재처리 및 처분을 포함하는 최종 관리 부분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논의했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원자력계 전문가들은 “처음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쳐 도출한 권고안인 만큼,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이를 토대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처분방안을 마련해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지 않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원전 운영국의 최종 목표인 ‘원전 전주기’,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구축하는 날이 언제쯤일지 기대된다. 전기신문 이진주 기자 jjlee@electime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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