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서울시 정비사업 융자 신청액 485억원… 고작 절반만 집행

까다로운 융자 신청 자격에 겉도는 지원

올해 36곳 신청에 자격요건 갖춘 26곳만 지급

한도 올리고 금리 내려도 요건 강화로 엄두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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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공공자금 융자지원’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서울시는 융자금 지원 확대를 위해 융자예산을 지난해보다 32억원 증액했고, 융자금리도 1%p 인하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대출한도를 기존 3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융자신청 제한 기준도 일부 항목을 소폭 완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융자금 대출 실적은 융자예산 한도의 2/3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출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여전히 높은 융자신청 자격 기준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때문에 실제로 융자금 지원 혜택을 볼 수 있는 사업장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따라서 공공관리제도를 선택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업계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융자예산 신청금액 485억원 중 263억만 지출 서울시의 공공관리 정비사업 융자지원 성적이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올해 공공관리 대상인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융자예산으로 총 385억원을 책정했다. 지난해보다 32억원이 증액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월과 7월 두차례에 걸쳐 ‘정비사업 융자지원 계획’을 공고하고, 융자금 신청을 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치를 밑돌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융자금을 신청한 곳은 총 36곳으로, 신청금액은 총 48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예산을 훌쩍 넘긴 금액인 것이다. 이 중 26곳이 융자금 신청 자격기준을 충족했고, 이들 구역에 총 263억원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예산의 2/3 수준이고 신청금액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시기별로 살펴보면 지난 2월에는 총 12개 구역에서 163억원의 융자금을 신청했는데 이 중 실제 지급된 곳은 9개 구역(추진위 4곳·조합 5곳)이었으며, 지급 금액은 88억원에 불과했다. 신청금액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이다. 이와 같이 전반기 융자금 지원 실적이 부족하자 서울시는 지난 7월 추가모집을 진행했다. 그 결과 총 24곳에서 322억원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와 비교하면 융자금 신청 구역이 두배로 늘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17곳(추진위 4곳·조합 13곳)만이 융자금 신청자격을 충족했다. 이 구역들의 융자금은 175억원으로 결정됐고, 현재 대한주택보증(현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대출이 실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진한 융자지원 성적은 과도한 융자신청 기준 때문 이번 서울시의 부실한 융자지원 실적에 대해 업계에서는 과도하게 정해 놓은 융자신청 기준이 원인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대출한도나 금리 등은 낮췄지만 오히려 융자신청 기준을 강화하면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당초 서울시는 융자신청 기준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조의3(정비구역등 해제) 제1항 대상구역으로 사업추진 잔여기간이 1년 미만인 지역 △추진위·조합(장)의 지위·존립에 관한 소송이 진행 중인 구역 △정비구역이 미지정된 구역 △추진위 해산동의율 25% 이상, 조합 해산동의율 30% 이상 징구 지역 등으로 제한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일부 항목을 소폭 개선시킨 반면 강화된 조항을 추가하면서 일선 추진위·조합들의 융자신청을 가로막고 있다. 지난 7월 서울시는 융자지원 계획을 추가 공고하면서 ‘도정법’ 제4조의3 제1항에 따른 대상을 추진위와 조합을 나눴다. 추진위의 경우 사업추진 잔여기간이 6개월 미만, 조합은 1년 미만으로 세분화한 것이다. 결국 사업기간이 6개월이 채 남지 않은 추진위의 경우에는 구역이 해제될 때까지 시한부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강북구의 한 재개발 추진위 관계자는 “그동안 정비사업 융자금을 여러번 신청했지만 높은 문턱 때문에 번번이 낙방할 수밖에 없었다”며 “남은 사업기간으로 융자금 신청을 제한한다는 것은 손 놓고 해제될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융자금 상환방법을 담은 추진위운영규정과 조합정관을 개정하고 예산회계규정, 표준선거관리규정, 조합등표준행정업무규정 등을 제정해야 융자신청이 가능하도록 추가했다. 이러한 사안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내용으로 추진위나 조합들은 융자금을 받기 위해 수억원을 들여 총회를 열어야 하는 모순이 발생하게 된다. 성동구의 한 재개발 추진위 관계자는 “예산회계규정 등의 사안은 법으로 반드시 총회의 의결을 받도록 정하고 있다”며 “융자한도가 상향됐지만 얼마를 더 받기 위해 총회를 열기에는 비용적인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하우징헤럴드 최영록 기자  rok@hou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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