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 원전 시장 패러다임이 바뀐다..."선진국에서 신흥 개발도상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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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전 세계 원전시장에 전파됐다.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곧 원전 축소의 목소리로 독일과 스위스, 벨기에, 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국가에 원전축소 또는 폐지를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독일은 지난 2004년까지만 해도 18기의 원자로를 가동하며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원전 발전량을 기록했으나 2011년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생산 방향을 바꿨다. 그리고 2022년까지 원전을 전면 폐쇄하고 2050년까지 전체 생산 전력의 80%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할 계획이다.

 

원전발전량 2035년 70% 증가
이런 상황에서도 원전은 전 세계에서 가동과 건설에서 호황을 맞고 있다. 2014년 말 기준, 가동 중인 원전은 세계 33개국에서 435기이며, 건설 중인 원전은 70기로 총 설비용량은 70GW다. 이는 최근 25년 중에서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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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015년 세계 원전시장 및 국내 원전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2020년까지 세계 원전은 매년 1000만 kW 이상의 신규 원전이 건설돼 총 641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세계에너지전망 자료를 통해 2035년 원자력발전량은 4조 kWh로 현재보다 7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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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바람에도 불구하고 원전은 축소 가능성보다 확대 가능성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원전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온실가스 감축, 신재생에너지의 기술적 한계, 에너지안보, 경제적 효율성, 환경에 대한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원전을 대신할만한 대안에너지원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각 나라는 기존의 원전 정책을 유지하거나 확대에 나서고 있다.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에너지와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원전 건설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게다가 원자력발전이 석탄과 석유 사용을 줄이며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해 상대적으로 환경적인 에너지원으로 조명받기 시작했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사용이 늘면서 석유에 대한 수입이 급증하고 더불어 고유가가 지속될 가능성도 높아져 그동안 원전건설을 억제하던 원전선진국들도 적극적인 신규원전 건설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은 기존 원전의 폐쇄와 맞물려 비중이나 수량이 점차 감소하는 분위기다.

 

담수화와 대규모 전력공급의 원전, 개발도상국에 매력적
 해외경제연구소는 “원전의 안전성 문제로 선진국에서의 원전 수요는 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경제성장을 위해 대규모 전력공급이 필요한 개발도상국은 담수화 설비와 결합된 원전이 가장 매력적인 전력공급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세계 원전시장이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원자력 설비용량에서 OECD 회원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의 80%에서 2040년에는 52%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은 “각 나라에서 원전에 대한 안전 강화 조치가 이뤄지고 있고,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할 기술개발도 지속되고 있다”며 “원자력은 당분간 화석에너지의 대안으로 우리 곁에 자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원전을 건설하고 있는 곳은 신흥 개발도상국이다. 중국과 인도,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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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경제성장에 따라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화석연료 사용으로 심각한 상황에 처한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려고 원전 건설 확대에 적극적이다. 24기의 원전을 운영 중이며, 25기의 원전을 건설하고 있고, 앞으로 23기를 더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13년 기준 15GW인 원전 설비용량을 2020년에 58GW, 2030년에 150GW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인도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원전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1기의 원전을 운영 중이며, 6기의 원전을 건설하고 있고, 앞으로 4기를 더 건설할 계획이다. 현재 5GW인 원전 설비용량을 2020년까지 15GW, 2050년에 62GW로 확대해 전체 전력공급량의 25%를 원자력발전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인도는 미국과 일본, 한국 등과도 원전 협력 확대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신흥 개발도상국의 원전 확대
러시아도 부족한 전력을 보완하려고 원전 건설 확대와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34기의 원전에 9기 원전을 건설하고 있고, 앞으로 31기의 원전을 더 건설할 계획이다. 특히 러시아는 인도, 이란, 헝가리, 요르단 등과 원전 건설 협약을 체결하며 원전 수출로도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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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도 에너지 사용 증가에 대비하고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원자력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기의 원전을 운영하며 전체 전력공급량의 5%를 원자력발전으로 생산하고 있다. 전체 발전량에서 90%에 달할 정도로 과도한 석탄발전량을 2030년까지 51%로 낮추고 원자력발전은 14%로 높일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또한, 2032년까지 17GW 규모의 원전을 건설해 전체 전력공급량의 15%를 생산할 계획이다.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개발도상국은 경제성장과 인구 증가, 전력수요 증대, 부존자원 부족 등을 이유로 신규 원전 건설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베트남은 원자력발전으로 2020년 전체 전력공급량의 2%를 생산하고, 2030년에는 10%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베트남은 세 번째 원전 건설에 한국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우선입찰자로 선정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원전 수출, 정부 차원의 준비와 지원 필요
이와 같이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세계 원전 건설이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연간 수백조 원에 달하는 거대한 원전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우리나라는 기술자립으로 일군 원자력발전기술을 활용해 UAE 원전을 수주해 원전수출국 대열에 진입했다. 현재는 사우디아라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베트남 등과 원전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제 원자력발전은 전력생산 뿐 아니라 수출산업으로서의 역할도 크다.

 

하지만 무엇보다 원전 수출을 위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세계 주요 원자력 국가와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도시바-웨스팅하우스, GE-히다치, 아레바-미츠비시 등 세계 주요 원자력 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제휴해 세계 원전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국가원자력기관 로사톰을 설립해 원전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로사톰은 2014년도 해외매출액이 1000억 달러가 넘었다. 파키스탄과 아르헨티나 등에 원전을 수출하고 있는 중국도 경쟁대상이다. 최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중국이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 외의 나라에 건설되는 원전의 절반 이상을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원전의 건설과 운영, 정비 같은 기술력에서 우리나라는 결코 경쟁국에 뒤지지 않는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 원전을 수출하려면 대규모 재원 조달 같은 원활한 투자유치 방법을 함께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준비와 지원이 필요하다. 즉 정부 주도로 정치, 경제, 문화에 이르는 포괄적 협력관계 구축 같은 전략마련에 나서야 한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원전 건설에 우리나라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경우 해외 원전 사업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 본 기사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아톰스토리(http://atomstory.or.kr)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출처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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