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000억원 규모 강남 '개포8단지 공무원아파트' 부지 놓고 경쟁 치열

'강남 노른자땅' 공무원아파트 매각 

일괄매각 방식...바로 재건축 가능

오늘 4시 입찰마감


서울 강남구 개포 공무원아파트 8단지 전경


개포 공무원아파트 8단지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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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조2000억원 규모의 초고가 재건축 부지인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8단지 공무원아파트를 놓고 삼성물산을 비롯한 메이저 건설사들이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입찰 예정가격이 워낙 막대한데다 분양이 가능한 2~3년 후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워서 단독으로 응찰하기보다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위험부담을 줄이려는 짝짓기 전략에 분주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향후 서울시에서 임대주택 비율 등 공공기여 조건을 어떻게 요구할 지 불투명하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22일 오후 4시에 입찰 마감되는 개포8단지는 공무원연금공단 소유이며 대지 면적이 7만1946㎡로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10조5500억원에 사들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와 비슷한 규모다. 현재 임차 거주자들은 2017년 말까지 모두 퇴거하며 일괄매각 방식이므로 곧바로 재건축에 나설 수 있다. 


그동안 신규 수주를 자제해왔던 삼성물산도 이번에는 비교적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삼성물산의 매출채권과 현금 및 현금성자산 등 유동자산은 7조85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한 직후라 좀 더 공격적인 수주로 기업가치를 높여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양질의 프로젝트를 선별적으로 수주한다는 기존 전략의 연장선에 있으며 강남 재건축이 유망하기 때문에 개포 8단지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GS건설 등 메이저 건설사와 중견 기업 중에는 호반건설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대림산업과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은 불참 입장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비 규모가 크기 때문에 그에 걸맞는 고분양가가 담보되지 않으면 위험부담이 크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다만 치열한 물밑 수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막판 반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단독으로 1조2000억원의 금액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메이저 건설사들끼리도 컨소시엄 논의를 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금은 재건축 시장 상황이 좋지만 2~3년 후에는 얼마를 받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리스크는 지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 역시 "그룹 계열 건설사의 경우 투자심의가 철저하기 때문에 단독으로 들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공무원연금공단과 서울시 간 임대주택 공급 비율 등 인허가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단 측은 개포9단지를 재건축해 2000가구가량의 소형 임대주택을 공급할 것이므로 현재 1680가구인 개포8단지 이상의 임대주택 공급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사업계획이 확정되기 전까지 변수가 많으므로 개포8단지의 임대주택 공급 비율 등 역시 유동적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입찰 불참 결정을 한 건설사들은 이같은 인허가 관련 규제 가능성을 주된 제약조건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포 9단지에서 2000가구 임대주택을 짓는다고는 하지만 앞으로 심의 과정에서 대모산 경관 등 여러 조건을 따지다보면 용적률이 급변할 수도 있다. 확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면서 "과거 토지공사가 택지개발할 때 공단이 공무원아파트 짓는다고 해서 수의계약으로 받은 땅인만큼 공공성 기여는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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