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초고층의 화려한 외벽창, 강풍에 '도심 흉기'로 변해

연이은 외벽창 추락사고 

16일 해운대 아파트 25층 외벽창  

밤샘 강풍에 이음쇠 파손 인도 덮쳐  

지난해에도 마린시티서 창문 추락 

사고 원인은 '빌딩풍'?  

건물마다 풍하중 설계 적용됐지만  

초고층 밀집하면서 골바람 강해져  

미관 위한 외부 자재 경량화도 '한몫'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초고층 아파트에서 외벽창이 떨어져 안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참조사진]


위에 본 마린시티 전경 출처 namu.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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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고층 건물의 외관을 화려하게 치장한 외벽창이 '도심 흉기'로 돌변하고 있다. 지진보다 바람에 취약한 초고층 건물 특성을 고려한 풍하중 설계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빌딩풍'이라 불리는 순간적인 강풍을 견디지 못해 외벽창이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오전 2시 45분께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초입의 한 초고층 아파트에서 가로 1.2m, 세로 70㎝ 크기의 외벽창이 인도 위로 떨어졌다. 행인들이 많지 않은 새벽 시간대여서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하마터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날 사고는 이 아파트 25층 거주자가 주방과 인접한 대피 공간에 설치돼 있는 미닫이 방식의 외벽 프로젝트 창을 바깥으로 열어놓고 외출한 게 발단이 됐다. 북상하는 태풍 '낭카'의 영향으로 해운대 일원에 밤새 강풍이 몰아치자 외벽창이 지속해서 흔들거리는 바람에 하중을 견디지 못한 창의 이음장치가 떨어져 나가고 만 것. 


해운대구 관계자는 "부실시공 정황은 없지만,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사무소와 시공사 측에 안전 점검과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에는 마린시티 내 또 다른 고층 아파트의 창문이 프레임과 함께 떨어져 현관 지붕을 덮친 사고도 있었다. 당시 창문뿐만 아니라 현관 출입문 유리도 2곳이나 파손됐다.


이 건물은 초속 40m 이내의 강풍에 견디도록 풍하중(물체에 바람이 부딪힐 때 바람에 의하여 물체에 발생하는 하중) 설계를 적용하고 강화 유리를 사용했으나 순간적으로 기준치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불어오는 빌딩풍에는 취약점이 드러난 것. 이 때문에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바람만 불면 창문을 닫으라는 경고 방송을 수시로 내보내고 있다. 


이 아파트 시행사 관계자는 "외부마감재가 중량재(콘크리트나 돌처럼 무겁고 두꺼운 재질)에서 경량재(유리, 커튼월)로 바뀌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풍하중 기준을 엄격히 지키고 태풍과 돌풍에 대비해 한 차례 창문틀을 대거 교체하기도 했지만 완벽히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자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건축물이 고층화될수록 바람에 의한 진동으로 구조적인 안전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커진다. 특히 국내의 대표적인 초고층 건물 밀집지인 해운대 마린시티의 경우 이 같은 순간 강풍에 고스란히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조망권을 강조하면서 대부분의 초고층 건물이 바다와 인접해 들어서 태풍 강습 때 방풍 역할을 해줄 구조물이 없을 뿐 아니라, 건물들이 다닥다닥 밀집해 있다 보니 '빌딩풍'의 영향까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빌딩풍은 도심의 고층 빌딩 사이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돌풍이다. 고층 빌딩에 부딪힌 도심 상공의 강한 바람이 지표면으로 급강하한 뒤 소용돌이처럼 위로 솟구치거나 좌우로 빠르게 변하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도심 한복판에 부는 바람이 산간지역보다 더 센 '풍속 역전'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2010년 태풍 '곤파스'가 상륙했을 때 고층 건물 바람이 빠져나가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단지에서도 수십 가구의 유리창이 깨지고, 수목이 뿌리째 뽑혔다. 이는 태풍이 일렬로 늘어선 고층 건물 사이를 통과하면서 골바람 증폭효과로 더 세진 탓이다. 


특히 태풍과 같은 강풍이 불 때는 빌딩풍의 위력이 배가돼 외벽창 파손이나 탈락으로 이어질 우려가 큰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해당 초고층아파트 외관으로 외벽창이 떨어져 나가 구멍이 뚫려있는 모습(왼쪽)과 외벽창이 인도 위로 떨어져 산산조각난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강한 태풍의 영향으로 고층건물이나 아파트의 외벽창이 파손돼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창틀을 고정하고 창문에 젖은 신문지를 붙여놓는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일보 박진국·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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