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의 새로운 실험 '리허설 콘서트'
서울시립교향악단, 첫 ‘리허설 콘서트’ 열어
일반 관객에게 연습실 공개 처음
유료(1만원) 매진
최 부지휘자,“리허설 콘서트
해외에서 흔하게 여는 행사”
지난 4월 서울시향 정기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 중인 최수열 부지휘자와 단원들. 서울시향은 17일 처음으로
리허설을 유료로 공개하는 리허설 콘서트를 연다. 서울시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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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교향악단이 17일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서 사상 처음으로 ‘리허설 콘서트’를 연다. 음악 전공생이 아닌 일반 관객에게 연습실을 공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유료(1만원)다. 그런데도 60석 전석이 예매 시작 일주일 만에 매진됐고, 서울시향은 추가로 가을 유료 리허설 콘서트 개최를 검토 중이다. 리허설 콘서트를 제안한 최수열 서울시향 부지휘자는 15일 전화 통화에서 “지휘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 국내외 지휘자들의 리허설을 몰래 구경했다”며 “리허설을 지켜보면 연주자들이 각각의 파트를 어떻게 조율하는지, 지휘자 스타일에 따라 음악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부지휘자는 이번에 엘가의 세레나데, 슈베르트 교향곡 5번, 호프마이스터 비올라 협주곡 1악장을 1시간 30분에 걸쳐 선보이고, 각 곡에 짧은 해설도 덧붙인다. ‘공연 직전 최종 연습’을 의미하는 리허설은 비공개의 상징이었지만, 최근 역발상으로 리허설 자체를 공연으로 선보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공연 홍보에 효과적인데다, 창작자와 관객 사이를 좁혀 관객 충성도를 높이고, 티켓 판매 수입까지 얻어 1석 3조라는 평가다. 최 부지휘자는 “리허설 콘서트는 해외에서 흔하게 여는 행사”라며 “공연을 앞두고 최종 리허설 장면을 공개하지만, 이번 리허설 공연에서는 첫 리허설(엘가), 최종 리허설(슈베르트), 협연 리허설(호프마이스터)을 전부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욕 필하모닉은 ‘오픈 리허설’,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BSO 오픈 리허설’이란 이름으로 공연 당일 오전 유료 리허설 공연을 연다. 가격은 18~30달러 선으로 알려져 있다. 세종문화회관도 지난 달 ‘4대 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연내 ‘반값 리허설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선언했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세종문화회관 기획공연과 산하 예술단체 공연 중 연극 뮤지컬 등 비교적 공연 기간이 긴 작품을 대상으로 어느 단계에서 리허설 공개가 가능한지 협의 중이며 7월 중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창작품 ‘그램 머피의 지젤’을 공연 중인 유니버설발레단은 지난 6일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리허설 공연을 열었다. 라선아 유니버설발레단 홍보 차장은 “세계 초연 작품이라 무대 조명, 세트, 동선 등 직접 맞춰보고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 리허설을 진행하며 아예 연습공개 행사도 함께 했다”며 “2008년부터 ‘오픈 리허설’이란 이름으로 연습실을 공개했는데 반응이 좋고 홍보 효과도 높아 올해부터는 아예 무대 리허설로 바꾸고 이름도 ‘익스피리언스 데이’로 지었다”고 말했다. 1시간 20분에 걸쳐 1,2막 주요 장면 시연과 안무가 그램 머피의 작품설명, 사인회를 곁들인 리허설 공연에 270여명이 몰렸고, 무료 공연에도 인터넷 중고거래사이트에 암표가 나도는 등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실험적으로 시도되는 리허설 공연은 연극 뮤지컬의 유료 쇼케이스 인기에 힘입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선경 인터파크 홍보과장은 “올 3월부터 인터파크가 운영 중인 공연장을 기획사에 무상 대여하고, 기획사는 공연 일부를 선공개하는 ‘월요 쇼케이스’를 시작했다. 클래식 무용 등 순수 예술장르에도 공연장을 무상 대여할 예정”이라며 “기획사는 티켓 한 장에 5,000원대인 유료 행사로 진행하는데, 이제까지 진행하거나 예정한 쇼케이스 6편이 전부 매진(1,000석)됐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1시간 반 동안 쉬는 시간 없이 밀도 있는 공연을 볼 수 있는데다, 더블 트리플 캐스팅된 배우가 전부 출연해 저렴한 가격에 좋은 공연을 봤다는 반응이 많다. 새로운 공연 형태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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